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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은노조 "하나은행도 외환은행 인수자격 없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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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은노조 "하나은행도 외환은행 인수자격 없다" 주장

외자와 다를 게 없다" 비난에 하나은행측은 "흠집내기" 일축

대주주의 지분매각에 대한 제한조처가 11월부터 풀리면서 외환은행의 매각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 직원들이 노조를 통해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국내 은행이 더 이상 외국계 자본에 매각되어서는 안 된다는 정서가 은행권에 팽배한 상황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이 흔히 국내 은행으로 분류되는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인수 주체로 부적격"이라는 주장을 하고 나서 주목된다.

***외은 노조 "하나은행은 무늬만 토종은행"**

2년 전 외환은행을 인수한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가 최근 투자차익을 회수하기 위해 외환은행 인수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2일 성명을 내고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반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반대 이유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은 외국계 자본은 안 된다는 국민정서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며 "하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76.46%에 달하는 하나은행이 스스로를 토종은행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웃기는 일도 달리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외은 노조는 또 "단지 지분율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고액배당을 통한 국부유출, 기업대출 외면, 내부통합 저해 등 외국계 은행의 폐해라고 말하는 3가지 문제가 하나은행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난 곳도 드물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설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인수 TF(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는 등 인수할 의사를 갖고 있으며, 하나은행이 결국 인수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은행권에 퍼져 있다"고 주장했다.

외은 노조는 논평에서 "하나은행은 지난 2002년 100% 주식교환을 통해 서울은행을 현금 한푼 없이 인수한 다음 2년 뒤 주식대금의 대부분을 외국계 자본을 통해 청산했다"면서 "2년 전 26.54%에 불과했던 하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지금은 76%를 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바로 당시의 무리한 인수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논평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하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76.46%로 외환은행(73.94%)보다 높다. 테마섹, 템플턴, 알리안츠, JF애셋 등 지분율 4%가 넘는 대주주들이 모두 외국계다. 여기에 지주회사 전환 때 골드만삭스까지 들어오면 하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80%를 넘기게 된다는 게 외은 노조의 주장이다.

게다가 하나은행은 고액 배당을 통해 '국부유출'을 하고 있다고 외환은행 노조는 주장했다.

***외은 노조 "외환은행 분산매각돼야"**

외은 노조는 또 "하나은행은 올 초 주주들에게 1300억 원을 나눠준 데 이어 상반기 결산 직후 657억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까지 했다"면서 "반면 은행의 공공성을 가늠하는 잣대인 기업대출은 외면해 2000년말 69.4%에 달했던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작년말 42.1%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이 지난 3월말 행장에서 물러난 김승유 이사회 의장의 1인 지배 체제라는 점까지 비난했다. 김승유 회장과 그의 측근들이 치밀한 주가관리와 고액배당을 통해 외국계 자본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대가로 "1인 독재의 천년왕국"을 구축해 왔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성명에서 "흔히 하나은행은 H.S.B.C.라고 일컬어진다"고 꼬집기도 했다. 하나은행(H)은 충청은행(C) 인수를 통해 충청지역 영업을 장악하고, 보람은행(B) 인수를 통해 PB사업 기반을 독점하게 됐으며, 무려 9조1133억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은행(S)을 단돈 1조4160억 원에, 그것도 주식교환을 통해 인수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또 공적자금 3조2003억 원이 투입된 대투증권을 4750억 원에 인수하는 등 성장과정의 갈피마다 특혜 시비를 일으키며 몸집을 불려 왔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러한 과정에서 형성된 1인 독재 체제와 그에 따른 도덕성 상실, 특정인 친위세력과 나머지 대다수 직원 간의 갈등과 반목은 이제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면서 "이러한 부패와 내분은 장기적인 이익 모멘텀의 상실과 함께 하나은행의 근본적 위기를 예고하는 것인 동시에 그들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절박한 사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은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매각방식에 대해 "국민과 함께해 온 국민의 자산인 외환은행을 외국계 자본이나 그에 결탁한 세력이 독점적으로 장악해 사익 추구의 발판으로 삼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25대 은행들 대부분이 1대 주주의 지분이 10% 정도에 불과한 것처럼 외환은행 지분도 분산매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외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만히 있는 하나은행에 대한 흠집내기"라면서 "공식적으로 대응할 이유가 없는 내용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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