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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광복절에 매향리 농섬 폭파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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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광복절에 매향리 농섬 폭파 시도

주민 등 온몸 저지…"사격장 반환한다더니 파괴 웬말"

'광복 60주년'의 한계를 절감케 하는 사건이 15일 매향리에서 일어났다.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의 농섬을 54년간 사격장으로 사용해 온 미 공군이 오는 8월 31일 이 섬의 한국 정부 반환을 앞두고 섬의 일부를 아예 폭파시키려 하자 주민들과 환경운동가들이 이날 현재 점거농성을 진행중인 것이다.

현장에서 농성 중인 황호섭 환경운동연합 국토생태팀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군이 12시 즈음에 사격장 지역을 폭파하기 위해 폭약과 포클레인 1대, 군용 차량 1대 등을 섬에 상륙시키려 해 10여 명의 주민과 함께 이를 막았다"며 "일단 미군은 철수했지만 언제 또다시 폭파를 시도할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농섬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사격장 반환 앞두고 섬 폭파시키는 것으로 포탄 제거 시도"**

이번 농성은 미군이 31일로 다가온 사격장 반환을 앞두고 훈련탄 등을 제거하기 위해 섬의 일부를 폭파시키려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미군은 폭격 연습으로 이미 섬의 3분의 2가 사라진 농섬의 불발탄 등을 처리하기 위해 이를 중장비로 파내고 현장에서 폭파시켜 처리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호섭 팀장은 "현장에는 '사격장 반환 한다더니 농섬 파괴 웰 말이냐'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통해 우리들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며 "만일 미군과 경찰 당국이 섬에 다시 들어온다면 강제 연행에 대비해 쇠사슬로 우리들의 몸과 포탄을 묶고 농섬을 지킬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주민-환경단체, "미군 안하무인격으로 환경 조항 무시"**

앞서 매향리 주민대책위원회와 환경운동연합은 "수차례에 걸쳐 매향리 사격장 반환에 앞서 이뤄질 미군 측의 포탄 제거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미군과 국방부는 여전히 파괴적인 방식으로 포탄 제거를 강행할 태세"라며 미군과 이를 용인한 우리 국방부의 처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2001년과 2003년에 SOFA(주한미군 주둔군 지위 협정)의 환경 관련 조항이 보강되고 정비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안하무인격으로 환경 조항을 무시하고 있다"며 "매향리 사격장의 일부인 농섬 사격장의 포탄 제거 과정은 그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54년간 지속돼 온 사격장 관리를 단 보름 만에 진행하는 무리한 일정을 잡아 놓고 포탄 등을 제거하기 위해 폭파라는 파괴적인 방식을 선택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군 측은 지금이라도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해 이미 3분의 2가 사라진 농섬을 어떻게 복원시킬 수 있을지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방부도 이번 미군의 파괴적인 포탄 처리 방식을 묵인한 것인지 해명해야 할 것"이라며 국방부의 안이한 대처를 질타했다.

***하와이 사격장은 포탄 70% 제거하는 데만 10년 걸려**

지난 1951년부터 미군에 의해 운영돼 온 매향리 사격장은 오는 8월 31일 완전히 폐쇄돼 우리 정부에 이양된다. 매향리에서는 이미 지난 12일부터 사격 훈련이 완전 중단됐으며 현재는 포탄 제거 등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향리 사격장은 육상 사격장과 바로 앞 농섬에서 주당 평균 60시간씩 비행 사격 훈련이 이뤄졌기 때문에 포탄에 의한 중금속 오염을 비롯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보름 만에 포탄 제거, 환경 복원 등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불가능한 것.

실제 1994년 폐쇄된 하와이 카올라웨(Kaho'olawe) 사격장은 포탄의 70%를 제거하는 데에만 무려 10년이 걸렸으며, 2003년 폐쇄된 푸에르토리코 비에케스(Vieques)의 미 해군 훈련장 오염 정화는 최소 20~30년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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