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형제의 난'이 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내부 고발' 이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에는 그룹 스스로 계열사의 수천억원대 분식회계를 자진 시인한 것이다.
***두산산업개발, 3000억대 분식회계 자진 공시**
8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그룹회장에 취임한 박용성 회장이 지주회사격인 두산산업개발의 업무보고에서 직전 그룹 회장인 친형 박용오 전 회장 재임시 3000억원대의 분식회계가 이뤄진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해소하도록 지시했다.
두산산업개발은 박용오 전 회장의 재임 기간인 지난 95년부터 2001년까지 건설업체의 과당경쟁과 IMF 사태 이후 매출을 과다 계상한 액수가 2797억원이라고 공시하고,올해 반기 결산에 전액 반영해 자진 해소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분식회계를 스스로 시인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박용오 전 회장이 그룹 총수로 있으면서 지난달 21일 그룹내 비자금 조성 비리를 '내부고발'한 초유의 사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용오 전 회장이 당시 친동생들인 박용성 현 두산그룹 회장과 두산중공업 박용만 부회장을 겨냥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해 유용했다고 폭로한 데 따른 후폭풍을 현재 두산 그룹이 맞고 있다는 것이다.
몰론 두산그룹측은 이번 분식회계 자진 시인이 '형제의 난'과 관계 있다는 시각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두산산업개발은 "과거의 과당경쟁과 외환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하게 처리된 매출 과다 계상분 2797억원을 올해 반기 결산에 전액 반영한다"면서 "과거의 잘못을 씻고 클린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측은 두산산업개발 외에 분식회계를 저지른 계열사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두산산업개발은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상 계열사들의 주요 연결고리라는 점과 박용오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폭로가 사실일 경우 다른 계열사들도 분식회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의 검찰 수사가 관심을 모은다.
두산산업개발은 ㈜두산의 지분 22.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지분 41.5%를 가지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은 두산산업개발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순환출자 고리의 정점에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 안팍에서는 두산그룹의 분식회계 자진시인이 검찰의 비자금 수사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분식회계가 드러날 것으로 우려되자 자진고백으로 분식회계에 따른 징계를 최소화하려고 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 3월 향후 2년 동안은 기업이 과거 분식회계를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해당부분에 대한 감리를 생략하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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