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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이번에는 세계 최초 '개 복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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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이번에는 세계 최초 '개 복제' 성공

'애완동물 복제' 상업화 가능성 커-'인간 복제' 논란도 가열될 듯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Snuppy)'가 '100일 잔치'를 확실히 치렀다. 황우석 서울대학교 석좌교수는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한 사실을 4일 새벽 2시를 기해 전격 공개했다.

***황우석, 이번에는 '개 복제'…1095개 복제 수정란 이용…성공률 0.09%**

황우석 교수는 앞서 3일 오전 서울대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2005년 4월 24일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제왕절개를 통해 세계 최초의 복제 개가 태어났다"며 "이병천 교수 등이 중심이 돼 탄생시킨 복제 개는 스너피로 명명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8월 4일 발행되는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렸으며 이 잡지의 요청으로 언론 보도는 4일 새벽 2시까지 제한됐다.

이번에 태어난 복제 개 스너피는 일반 개에서 얻은 난자의 핵을 제거한 자리에 '타이'라는 이름을 가진 3년생 '아프간 하운드(Afghan hounds)'의 피부 세포를 이식해 만든 1095개의 복제 수정란을 123마리의 대리모에 이식하는 과정을 거쳐 태어났다.

이 중 3마리의 대리모에서 임신이 확인됐으며 그 중 2마리가 정상 분만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스너피만 살아 남았다. 스너피가 태어난 지 한 달 뒤 태어난 두 번째 복제 강아지는 생후 22일 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1095개의 복제 수정란이 쓰인 것을 염두에 두면 0.09%의 성공률을 보인 셈이다.

***"사람 질환 모델 동물로 이용" "멸종 위기의 동물 복원에도 이용"**

황우석 교수는 "타이, 대리모, 스너피 등에서 DNA를 추출해 친자 감별을 한 결과 스너피와 타이가 100% 유전적으로 동일한 것을 확인했다"며 "타이의 원래 소유자인 한 미국인이 제공한 타이의 성장 과정 기록과 스너피의 성장 과정을 비교한 결과 놀랄 만큼 똑같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스너피(Snuppy)는 서울대학교(Seoul National University)의 첫 글자 SNU와 강아지(Puppy)의 뒷 글자들을 합성해서 만든 것으로 서울대에서 세계 최초로 태어난 복제 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로 사람의 '질환 모델 동물'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생태계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복원에도 이번 연구 성과가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과학기술부도 별도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황 교수의 성과로 생태계에서 늑대처럼 멸종 위기에 처한 개과 동물의 복원 가능성이 밝아졌다"고 지적했다.

***줄기세포 전문가들 "인간 난치병 치료와 관계없는 복제 연구일 뿐"**

이번에 황우석 교수팀은 세계 최초의 개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동물 복제 기술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다시금 증명했다. 개는 복제하기 가장 어려운 동물 가운데 하나이며 이 때문에 개 복제에 대한 연구 결과도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개는 체외 배양이 매우 어려운 동물(성공률 30% 미만)로 기술적으로 복제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왔다. 또 1년에 두 번 정도만 발정이 오는 매우 특이한 생리적 특징도 복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혀 왔다.

황우석 교수와 이번 연구에 자문을 한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제럴드 새튼 교수 등은 "이번 개 복제를 통해 사람의 '질환 모델 동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에도 유용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 의미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려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과연 이번 연구가 황우석 교수가 그 동안 공언해 온 난치병을 극복하기 위한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이 있느냐는 의문이다.

우선 개 복제 기술을 이용해 질환 모델 동물을 만들 수 있을지, 또 그것이 사람의 난치병 치료에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일 황우석 교수는 "앞으로 '형질 전환' 복제 개는 만들지 않겠다"고 해명했다. 질환 모델 동물은 복제 과정에서 형질을 전환해 '암에 걸린 개' 등 각종 질환 모델 동물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형질 전환'을 하지 않으면 황우석 교수 등이 밝힌 질환 모델 동물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황 교수가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편 셈이다.

한 줄기세포 연구 권위자는 "성체 줄기세포 연구의 경우 실제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굳이 개 복제와 같은 동물 복제까지 포함하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계속 공을 들이는 것이 난치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황우석 교수와 그의 팀이 동물 복제 전문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실험일지는 모르지만 난치병 치료를 위한 인간 줄기세포 연구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개 복제' 상업화로 이용되나, 고양이 복제 산업은 이미 성황**

사실 이번 개 복제 성공은 고양이 복제처럼 상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

미국에서는 2002년 고양이가 처음 복제된 뒤 2004년 'GS&C'가 상업용 복제 고양이를 처음 생산한 데 이어 '라자론(Lazaron)', '퍼페튜에이트(Perpetuate)', '포에버펫(foreverpet)' 등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들 회사들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개의 경우 복제를 신청한 소비자로부터 미리 애완견 체세포를 채취해 보관하고 있다.

자기 곁에 있으면서 동고동락했던 개나 고양이의 죽음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애통해 하던 사람들이 개, 고양이 복제에 열광하고 있는 것. 실제로 고양이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복제해낸 미국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이 3년간 600만 달러(72억원)를 투입해 개와 고양이 복제를 동시에 시도한 것도 이런 개 복제가 갖는 상업성 때문이다.

황우석 교수도 이를 의식해 "이번 연구 성과를 절대로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미 복제 개 생산 관련 기술이 특허 출원된 것으로 알려져 복제 개 생산 기술을 절실히 원하는 미국의 바이오 벤처나 혹은 국내 바이오 벤처들이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방도는 마련된 것이다.

***'인간 복제' 윤리 논란 다시 불거질 듯…"인간 복제가 더 쉽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개 복제에 황우석 교수가 성공함으로써 인간 복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이다.

황우석 교수도 이를 의식한 듯 "영장류 복제 실험을 진행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며 "우리도 영장류 복제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번 개 복제가 자칫 인간 복제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했다. 하지만 황 교수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미 영장류 복제, 더 나아가 인간 복제는 이론적,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의지와 시간이 문제라는 것.

공교롭게 황 교수 본인도 국내 최초로 소를 복제한 직후인 2000년대 초에는 "동물 복제보다 인간 복제가 훨씬 쉽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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