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정부-지자체, 불량 먹을거리 단속 낙제점"

"농약ㆍ항생제 농축산물 유통","패스트푸드점 불량튀김 판매"

잔류 농약과 항생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농ㆍ축산물이 버젓이 유통되는가 하면 부적합한 튀김 제품이 시중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유통되는 등 먹을거리 안전망에 큰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먹을거리 행정 허점 때문에 불량 농ㆍ축산물 시중에 유통**

감사원은 지난 2002년 1월부터 2004년 8월까지 2년7개월간 보건복지부 등 7개 중앙부처와 22개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한 식품 단속 활동에 대해서 3개월간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식품과 농ㆍ축산물 안전성 및 품질검사제도 운영실태' 등에 따르면 먹을거리 안전 행정 곳곳에 허점투성이다.

우선 소ㆍ돼지 등 도축 축산물을 간이 검사한 결과 항생물질 양성 반응이 나오면 정밀 검사를 실시하는 동안(4~11일) 해당 농가에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려 가축 출하를 제한해야 하나 농림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부실 대응으로 2003년 1월부터 2004년 6월까지 항생제 기준치 초과 가능성이 높은 돼지 8백93마리가 시중에 그대로 유통됐다.

잔류 농약 검사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농산물 역시 버젓이 유통됐다. 농산물에 대한 잔류 농약 검사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이를 곧바로 농산물 생산자와 출하자에게 알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나, 농림부는 이를 4일 정도가 소요되는 서면으로 통보해 이 기간 중 부적합 농산물이 그대로 유통ㆍ판매되는 것을 조장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2004년 7월 한 달 동안 이미 부적합 농산물로 적발된 시금치 2백99상자(1천1백96㎏)가 16회에 걸쳐 반입ㆍ유통되는 등 부적합 농산물에 대한 각 기관의 대응 역시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패스트푸드점에 부적합 튀김 유통돼, 마땅한 처벌 기준도 없어"**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패스트푸드점 역시 먹을거리 안전에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2004년 2~3월 패스트푸드점을 검사한 결과 검사 대상 튀김 제품 40건 가운데 12.5%인 5건이 산가(튀김 기름의 산화된 정도) 기준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2003년 5월 패스트푸드점 58곳에서 판매하는 감자튀김, 닭튀김 등 튀김 제품 1백34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2개 체인업체에서 수거한 50건의 튀김제품 중 15건이 기준 산가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004년 9월21일 현재 패스트푸드점이 전국에 1만2천2백31곳에 이르는 등 새로운 형태의 휴게ㆍ일반 음식점이 식생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식품위생법을 위반했을 때 명확한 처벌 기준이 없어 행정 처분 등 필요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학교 급식소의 냉장ㆍ냉동 시설 기준이 구체화되지 않아 학교별로 시설 규모가 큰 차이가 나는 등(0.8ℓ~3.78ℓ)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시설 부족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 음식 재료를 상온에 보관해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감사원은 농림부와 복지부, 식약청, 각 지자체 등에 개선책을 마련하고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도록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