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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 사활은 '非우反한' 확보에 달렸다"

[워크샵] "한나라 이미 변화중, 우리도 바뀔 것, 민노도 변해야"

최근 지지율 급락으로 위기감이 팽배한 민주노동당이 본격적인 원인 분석 및 대책 마련을 시도해 주목을 끌었다.

민노당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지난 6일로 출범 1주년을 맞은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에 대한 평가 워크샵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샵은 1부 '외부에서 보는 민주노동당'과 2부 '내부에서 보는 민주노동당'으로 나뉘어, 1부에서는 홍세화 한겨레 논설위원,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등이 나와 최고위원회의 1년 활동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고 2부에서는 최고위원들과 수도권 시도당 위원장들의 내부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워크샵은 향후 당의 운영과 차기 지도부 구성, 선거전략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당 안팎의 주목을 끌었다.

***1년새 민노당을 웃고울게 만든 '비우반한' 지지층**

이날 워크샵에서 특히 주목을 끈 것은, 홍형식 한길리서치 연구소 소장이 '민주노동당 총선 1년 정세 분석 및 전망'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행한 지난해 4.15총선을 전후한 지지율 변화 분석이었다.

홍 소장 분석에 따르면, 4.15 총선 전 민노당 지지율은 최고 7%대로 '고정층 위주' 지지도를 형성했다가, 4.15총선을 계기로 지난 1월까지 지지율이 평균 14%∼18%로 높아졌다. 이는 주로 우리당에는 실망감을 느끼고 한나라당에는 반감을 느끼든 이른바 '비(非)우-반(反)한' 지지층의 결집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2월이래 최근까지는 '비우반한' 지지층의 이탈로 지지율이 10~11%로 낮아졌다.

홍 소장은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14%∼18%대로 높았졌던 지지도가 최근 10%초반으로 하락, 그 낙폭은 최대 8%P 정도로 이는 최고 지지도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라며 "그 결과 현재 민주노동당이 고정 지지층의 한계에 갇힌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이어 "민노당 지지도를 최고 18%대까지 끌어올렸다가 다시 10%대까지 끌어내린 층은 '비우반한(非 우리당, 反 한나라당)'과 정치 불신층으로 구성된 유동층"이라며 "특히 그 중 비우반한층은 주로 고학력 화이트칼라, 주부, 학생층으로 이루어져 상대적으로 학력이 높은 집단으로, 이들은 한나라당이 변한다고 해도 한나라당을 지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반면 우리당이 혁신할 경우 우리당을 지지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층"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어 "또한 그들은 구조적으로 민노당에 대한 귀속감이 약하고, 이념 성향상 중도 진보로 이념적 기준보다는 보편적인 기준(민주, 반부패, 인권, 민족문제등)을 중시하며, 정당의 지지여부도 그러한 기준에 따라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경향이 있고 이에 더해 정책능력, 국정운영능력 등도 중요하게 여긴다"며 "따라서 이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것은 아직은 집권비전이나 국정운영능력-정책능력보다는 기성정치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참신성, 도덕성, 진보성, 민주성 그리고 가능성을 보고 지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 바로 이러한 층이 지난 총선이후 민노당을 지지한 이후 최근 민노당을 이탈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들의 이탈 이유로 ① 2010년 집권목표를 내세우면서도, 정국에서 겉돌며 NO3(제3당)에 안주하는 듯한 모습 ② 노동단체의 비리(기아자동차 체용비리, 민노총 대의원 대회, 한국노총 비리, 현대자동차비리 사건 발생 후 지지도 하락으로 인과관계 추론)로 인한 도덕성과 민주성의 절대적 가치 훼손 ③ 그러한 사태에 대한 지지층의 의사가 피드백이 되지 않는 당 구조(그 결과 당 혁신의 기회를 놓침) ④ 인터넷과 이미지 정치의 실패(일반국민에 대한 홍보 및 주지지계층과의 커뮤니케이션 실패) 등을 열거했다.

***우리-민노당 동반하락**

홍 소장은 이처럼 '비우반한' 지지층의 경우 우리당이 잘 할 경우 우리당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으나 최근 들어서는 우리당과 민노당 지지율이 동반하는 대목에 주목하며, 그 원인 및 의미 분석을 시도했다.

홍 소장은 "지난 1년간의 지지도 추이를 보면 우리당의 지지도가 하락한 만큼 민노당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민노당도 비슷한 추세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그 원인은 비열린우리당 지지층이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민노당에도 실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는 민노당이 진보층과 중도층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결론적으로 많은 관심과 기대 그리고 의욕으로 출발한 원내진입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난 지금 민노당의 모습은 무기력한 대처와 지지부진한 결과로 상황에 끌려가는 형국으로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당지지도는 10%내외 지지도에서 고착 또는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정당지지도에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런 와중에 집권여당은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당의 경우 지지도가 지난 총선이후 최저수준으로 추락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역대 대통령의 지지도와 비교할 때 심각한 수준을 보인지 오래이며, 최근 지지도 추락은 조기 레임덕을 우려할 분위기"라며 "과연 민노당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집권여당 지지율 급락의 파장과 관련, "국민 가운데 중도와 진보 진영이 우리당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우리당의 실패는 범진보진영의 실패로 간주되며 이념정당의 한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며 민노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전망했다.

그는 또 "권력 교체기에 우리당은 필연적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라는 두 개의 전선을 형성하게 될 것이며, 이럴 경우 한나라당과는 중도적 성향의 국민을 놓고 당분간 포지티브(Positive)한 정책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민노당과는 진보적 성향의 국민을 끌어들이거나 상대방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한 네거티브(Negative)한 이념과 도덕성의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나라당 이미 변화중, 우리당도 변할 것, 민노당도 변해야"**

그는 구체적 대안으로 민노당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이미 한나라당은 많이 변하고 있다. 수구 보수에서 합리적 보수로의 변화를 수용하고 그 결과 지지기반을 차츰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도 혁신의 요구를 받고 있어서 조만간 자기 혁신을 할 것으로 본다. 민주노동당이 다른 당을 절대 변하지 않을 당이라 치부하고 있는 동안 그 당들은 변하고 있다"며 "막상 변하지 않고, 가장 변하기 어려운 정당은 민노당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여러가지 대안을 제시한 그는 결론적으로 "물론 이러한 노력보다 민주노동당에 더 시급한 문제는 더 이상의 지지도 하락을 막는 것"이라며 "지금 가장 시급한 지지도 하락원인은 노동계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민들은 민주노동당과 노조를 동일시하고 있고, 노조도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황이 그러함에도 국민의 눈에는 이런 문제에 대해 민노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처하지 않고, 방치하고 눈치만 보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며 "이건 분명 국민이 기대하던 민노당이 아니다. 민노당은 지금 다른 어떤 정당, 정치세력보다도 치열한 자기반성과 자기 혁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진보는 공부도 안하면서 오만"**

홍 소장 외에 발제자로 나선 민노당의 `싱크탱크'인 진보정치연구소 소속 김윤철 상임정책위원도 통렬한 자아 비판을 해 주목을 끌었다.

김 위원은 "우리는 `운동가'가 아닌 `정치가'가 돼야 하며, 당원과 인민에게 다가서는 설득의 언어도 부재하다"고 밝히고 "(원내 진출 이후) 당의 달라진 위상과 역할에 맞는 내적분화와 실천 계획은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고위원회가 지난해 제시한 2012년 집권전략에 대해서도 "제1야당론 등을 건너뛰고 집권을 운운하게 된 이유가 뭐냐"고 비판한 뒤, "17대 국회에서는 유일한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고 2008년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되는 게 당의 전략적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원인 한겨레신문 홍세화 기획위원도 "우리 진보는 공부도 안하면서 오만하다. 이는 진보정당이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김 위원과 마찬가지로 2012년 집권목표와 민노당의 당원 교육프로그램 부재 등을 `오만함'의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당직-공직 분리제' 재검토해야**

한편 이날 워크샵에서 또하나 주목을 끈 대목은 민노당이 최고위원들의 비공개 토론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출한 '최고위원회 1년 평가서'다.

평가서에서 특히 주목을 끈 대목은 민노당이 실험중인, 의원단이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한 '당직-공직 분리제'에 대한 평가다.

평가서는 "당직-공직 분리제는 '현실성과 향후 전망'을 중심으로 한 평가와 '원칙성과 당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평가가 찬반의 주요 근거가 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며 "그러나 집권을 향한 대중정당으로서 진보정당의 원칙과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당의 폭넓은 지지확보와 발전을 위해 전향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줒아했다. 요컨대 '원외 지도부가 의원단을 지휘 할 수 있는가'라는 구조적 문제제기와 '민주노동당의 현재에서 더욱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평가서는 이와 관련, ▴당직.공직 분리제 유지 ▴당직.공직 분리제 폐지 ▴당 대표(또는 당3역)에 한해서 당직.공직 분리제 폐지 등 3가지 대안을 제시한 뒤 당이 진지한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의원들 사이에서는 최소한 당 대표는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현역의원이 맡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 이를 둘러싼 토론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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