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원한 73억원을 아무런 연구 실적도 없이 횡령한 대학교수와 산업자원부 산하기관 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산자부 공무원이 관련돼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파장이 클 전망이다.
***"교수-산자부 산하기관 직원 짜고 73억원 횡령**
경기도 성남 남부 경찰서는 17일 정부가 지원한 70여억원의 연구기금을 아무런 연구 실적도 없이 횡령한 혐의로 S대 교수 김모(46)씨와 산자부 산하 한국포장기술개발원 간부 권모(39)씨 등 9명(대학교수 5명, 개발원 임직원 4명)을 구속하고 Y대 교수 정모(57)씨 등 62명(대학교수 5명, 임직원 5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교수 김씨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포장기술개발원이 주관해 국고가 지원되는 연간 15억원의 중소기업 포장기술 향상 자금을 타내기 위해 업체와 함께 포장기술을 연구개발한 것처럼 4백여건의 위조한 서류를 제출해, 15차례에 걸쳐 2억2천만원의 국고를 빼돌렸다.
포장기술개발원 간부인 권씨 등은 연구원으로 위촉된 대학교수들이 허위 연구 자료를 작성해 자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들과 함께 허위로 수령한 연구비를 나누어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는 허위 연구 자료를 통해 받은 2천여만원의 20%인 4백만원을 받는 등 2년간 비슷한 수법으로 9차례에 걸쳐 3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제출한 총4백여건의 연구 실적을 확보해 이중 1백50건에 대해 실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이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회사를 만들어 기술을 제공한 것처럼 서류를 꾸미거나 업체로부터 도장만 받아 허위로 연구를 진행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전체 횡령 규모가 7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명문대 교수 포함, 산자부 공무원 관련 여부 수사 확대"**
이번에 구속되거나 입건된 교수 중에는 수도권 명문대 교수들이 포함돼 있는데다, 경찰은 연구기금을 관리하는 산자부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금품 일부를 제공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포장기술개발원 고위 간부와 산자부 관련 공무원, 관련 직원, 교수 등 1백여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산자부 공무원의 뇌물수수 등 유착 관련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교수 및 산자부 공무원 등이 중소기업 모르게 사업신청서를 위조해 산자부에서 지원되는 국고를 횡령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후, 약 5개월에 걸쳐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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