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한나라당 제3정조위원장이 13일 열린우리당과 정부가 마련한 ‘2005~2009년 재정운용계획’을 "후세에 빚더미만 물려줄 전형적 '먹튀 정권' 술책"이라고 맹성토하고 나섰다.
***이종구 "정부 재정계획은 전형적 '먹튀 정권' 술책"**
재정경제부-금융감독원 출신으로 현재 국회 재경위에 배속돼 있는 이종구 의원은 이날 발표한 '후세에 빚더미만 물려줄 것인가'라는 정책 성명을 통해 "여당과 정부가 마련한 ‘2005~2009년 재정운용계획’은 한마디로 말해 전형적인 ‘먹튀 정권’의 책임 회피 행태이며, 국가 재정 파탄을 야기하는 계획"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당정협의에서 열린우리당이 국방예산 증가율을 9%에서 10%로 높이고 복지예산도 9.3%에서 상향조정할 것을 요구해 잠정합의한 것과 관련, "올 1.4분기 성장률이 3%에도 못미치는 등 경기침체 속에 복지와 국방 예산을 늘리는 방법은 사실상 세금 증대밖에 없고 여당과 정부도 현재 19.5% 수준인 조세부담률(국내총생산 대비 조세수입 비중)을 5년간 1~2%p(8~16조원)정도 올릴 계획"이라며 "세금이 늘면 (정부여당 주장과는 반대로) 그만큼 국민들의 복지수준은 하락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부여당은 더 걷은 세금을 복지예산으로 사용해 복지수준을 높인다고 하는데, 정부의 막대한 관리비용을 감안할 때 늘어나는 세금만큼 복지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세금부담 증액 방침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국방예산 증액과 관련, "국방 예산을 증액하려는 것은 현실성 없는 ‘동북아 균형자론’ 등을 앞세운 현 정권의 외교 정책 실패의 부담을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우고자 하는 것이라는 의심이 가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리국민 조세부담은 이미 선진국 수준"**
이 의원은 '현재 우리의 조세부담률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금인상을 추진중인 정부여당에 대해서도 "이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조세개요 2004>를 근거로 "우리나라 조세부담률(2004년 19.8%)은 이미 일본(17.0%)보다 높다"며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료를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25.1%(2005년) 수준으로 미국(28.9%)이나 일본(27.3%) 수준에 근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우리 국민이 부담하고 있는 준조세 형태의 각종 부담금은 모두 1백2개에 달하며, 이중 최근 5년간 신설된 것만 해도 25개나 돼 징수액은 이미 연간 10조원을 돌파했고 이는 국세의 10%에 육박하는 규모"라며 "이러한 부담들을 모두 고려하면 실질적인 국민부담률은 30%에 육박해 이미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수준에 올라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여당과 정부의 계획은 현 세대의 책임을 후세대에 넘기는 전형적인 ‘먹튀 정권’의 행태라는 데 있다"며, '먹튀 정권'을 "각종 장밋빛 공약과 정책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그 책임은 현 정권이 감당하지 않는 구조"라고 규정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작년말 현재 2백3조원에 달해 1997년 65조원에서 7년만에 3배 이상 늘어났으며, 2008년쯤에는 3백조원이 넘을 전망"이라며 "올 1.4분기 통합재정수지는 5조1천억원의 적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재정 악화의 증거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고 재정적자 급증을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렇게 정권이 빚잔치를 벌여가며 책임지지 못할 약속들을 쏟아붓고 있는 사이, 우리 자녀들, 우리 손자들의 지갑은 텅텅 비어간다"며 "아니, 그들의 어깨에는 우리 세대가 만든 엄청난 빚더미가 쌓여간다"고 질타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예산 심의과정에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연대해 정부여당의 세금 인상-재정적자 확대 정책을 저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뜨거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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