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 논란을 빚어온 계룡산 국립공원 관통 터널 공사가 주민 반발에 다시 한번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터널 공사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주민들과 시공사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전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주민들, "터널 공사로 인한 피해 계속 되고 있어"**
국도 1호선 두마~반포 간 도로 확ㆍ포장 공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계룡산 관통 터널 공사가 주민 민원으로 지난 8일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16일부터 다시 재개됐으나 주민과 환경단체의 항의가 이어져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공사가 재개된 지 이틀 후인 18일에도 대전광역시 유성구 세동1통 주민과 대전충남 녹색연합 회원 70여명은 마을 뒤편에 위치한 현장 사무소와 터널 공사 현장에서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터널을 뚫기 위한 발파 공사 때문에 주택에 균열이 생기고 불면증이 생기는 등 피해가 심각하고, 터널 및 도로 공사로 저수지가 오염되고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환경오염도 심각한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14일 대전충남 녹색연합과 함께 "터널 공사로 인해 마을 70여 가구 주택에 균열이 생기고, 터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소음과 진동으로 불면증,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었다.
이들은 또 "터널 공사가 시작된 후 가축들과 인근 하천의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다"며 "토사를 야적하고 토석을 분쇄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주민들 주장 사실 무근, 조사해봤더니 터널 공사 탓 아니다"**
이런 주민과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주민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어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21일 "계룡산 관통 터널 공사의 경우 소음ㆍ진동 기준치(70~80dB, 0,1~0.3㎝/sec)를 단 한 차례도 초과한 사실이 없다"며 "이미 14일 공주 경찰서 주관으로 주민과 환경단체 입회하에 발파 시험을 2회 실시했지만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단 발파 공사는 경찰서에서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실시하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에 주민 지적대로 아침 7시나 밤 9시에 이뤄졌다"며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밤 11시 등 심야 발파는 전혀 이뤄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민들은 터널 공사 이후 가축이 폐사하고 일부 가축이 불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물고기가 폐사된 지역 상류부터 공사 현장까지 송사리가 서식하고 있어서 수질 오염도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질 오염 문제는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도 확인을 해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피해 원인 규명부터 해야" vs. "1주일간 공사 중단하고 조사 충분히 했다"**
한편 이런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민과 환경단체는 터널 공사로 인한 피해가 심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전충남 녹색연합 양흥모 생태도시부장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주민들이 터널 공사로 인한 여러 가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성실하게 피해 조사를 하는 것이 정부기관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전문가인 주민들에게 터널 공사와 피해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해보라는 식의 태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 대해서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자마자 1주일 정도 터널 공사를 중단하고 금강유역환경청과 경찰 등의 협조를 얻어 민원 내용을 확인하려고 노력했다"며 "주민들이 제기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다시 공사를 재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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