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증언, "일진회 조폭 수준, 대책 시급"

"공개 성행위, 노예팅 등 일탈행위도 위험 수위"

중ㆍ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 일진회를 조직해 성행위와 신고식 등 온갖 일탈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현직 교사의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지역 6백여개 학교 학생들 일진회 연합 만들어"**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서울 J중학교 정세영(52) 교사는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관련 실무자 워크숍'에서 <일진회를 알면 학교폭력은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정씨는 "서울 지역 1천2백개의 초ㆍ중ㆍ고교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6백여개 학교 학생들이 '일진회 서울연합'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며 "학교마다 한 학년에 20여명씩은 여기에 속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진화가 단순한 학내 서클이 아닌 조직 폭력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교와 교육청이 학교폭력 실태를 정확히 조사하지 않고 축소하거나 은폐하고 있다"며 "2002년 3월부터 5월까지 서울시내 5개 초등학교 출신 5백51명이 관련된 일진회 조직을 적발했지만 파문을 우려한 교육청 등이 개입해 조사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부터 일진회에 관심을 가져 왔고, 다른 학교 학생까지 찾아다니며 상담을 통해 받은 3백통의 '진술서'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일진회의 실태를 공개했다.

***"실제 공개 성행위, 접대 등 일탈행위 충격"**

이날 정씨가 공개한 대목 중 특히 충격적인 것은 일진회 서울연합이 수차례에 걸쳐 많게는 1천여명이 참여하는 연합 단합대회를 개최해 온갖 일탈행위를 했다는 폭로다.

정씨는 "일진회 서울연합이 2003년 겨울방학 때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일락(일일 락까페), 일콜(일일 콜라택)을 열었다"며 "매회 5백~1천2백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행사장 티켓은 1장에 7천원이었고, 7백여명은 표를 사고도 현장에 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는 '섹스머신'과 '노예팅' 등 일탈행위가 공개적으로 있었다"고 지적했다. 섹스머신은 일진회 소속의 남녀 커플이 알몸으로 벌이는 성행위 묘사고, 노예팅은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골라 돈을 주고 옆자리에 앉혀 접대를 받는 것을 말한다.

그는 "2000, 2001년 성신여대 입구의 '모비딕'이라는 곳에 있었던 '알콜' 행사에서는 실제로 성행위가 이뤄졌다는 학생들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2002년 동대문 프레야타운, 2003년 신촌 블루몽키 '일락' 등 각종 행사에서 성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진회 조폭 수준으로 발전, 학교별 생활 지도 한계 있어"**

정씨는 이와 관련해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조폭 수준으로 발전한 학교폭력을 학교별 생활 지도 체제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교사에게 조사권을 주고 초ㆍ중ㆍ고교를 연계한 혼합형 생활지도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그 동안 정씨가 일진회와 관련한 주장을 많이 해 사실 확인을 위해 조사했으나 근거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었다"며 "9일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