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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관료들 거짓통계 보고에 휘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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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관료들 거짓통계 보고에 휘둘려"

보건의료단체, "돈없어 병원 못가는 일 없게 하겠다더니..."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취임 2주년 국정연설에서 "의료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삼겠다"는 의지 표명을 한 데 대해 보건ㆍ의료 관련 시민ㆍ사회단체들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관료들 거짓 통계 보고에, 대통령 실소의 대상으로 전락해"**

6개 보건ㆍ의료 관련 시민ㆍ사회단체로 구성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6일 논평을 내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국정연설을 강하게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국정연설을 통해 의료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그 근거로 해외로 유출되는 의료비가 연간 10억달러(1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며 "노 대통령이 근거로 든 '해외 유출 의료비 1조원' 설은 이미 2004년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거짓 통계"라고 지적했다.

이미 <프레시안> 등 언론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지적됐듯이, 2002년 한 병원장이 경제 일간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처음 언급한 이 통계는 객관적 근거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 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상무부 공식통계에 따르면 미국 병원이 2002년 한 해 동안 외국 환자 진료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의 합계가 12억달러(1조2천억원)이다. 미국 병원을 이용하는 외국 환자를 모두 우리나라 사람들이 채우지 않은 한 우리나라의 해외 유출 의료비가 1조원이나 된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2004년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우리나라 국민이 미국 의료를 이용하는 데 지출한 비용을 직접 조사한 결과 최대 1천억원을 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에서는 순수 의료비뿐만 아니라 해외 의료에 드는 각종 부대비용까지 포함한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으나, 설사 이를 감안하더라도 10배나 되는 1조원은 과장돼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철 지난 통계를 내세우면서 의료를 산업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오늘의 상황을 보면서 우려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대통령에게 거짓 통계를 보고해 노 대통령을 실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청와대 보좌진과 정부 관료에 대해서도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돈 없어 병원 가지 못하는 일 없게 만들겠다더니…"**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의료 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가 이어졌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취임 당시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은 없게 만들겠다고 이야기할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정부의 의료개혁에 기대와 희망을 가졌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취임 2년이 경과한 지금 그 기대와 희망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 정권은 이전 과거 어떤 정권보다 의료의 상업화, 영리화를 급격하게 진행시키고 있다"며 "경제자유구역에 진료비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외국의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한 데 이어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검토와 준비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런 일련의 정책은 세계에서 가장 영리적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를 극한 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단체는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것은 어차피 이용하지도 못할 고급 의료의 활성화가 아니라 병에 걸렸을 때 돈 걱정 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은 의료를 돈벌이 대상으로 만드는 '의료 산업화'가 아니라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의료의 실질적 공공성 강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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