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양심선언' 승리, "영덕여고 비리이사 전원해임"

경북교육청 "수십억 횡령 사실로 확인", 이사장은 구속돼

한 사립학교 행정실 직원의 용감한 양심선언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경북 영덕여고 이사장 비리사건에 대해서 경북교육청이 이사진을 전원 해임 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행정실 직원의 양심선언 3개월만의 성과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실은 24일 "경북교육청이 지난 22일 영덕여고 재단인 학교법인 조양학원 이사장에 대한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법원에서 신청한 임원 해임 승인 신청을 승인한다고 통보했다"며 "경북교육청은 빠른 시일 내에 임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덕여고 행정실 직원인 김모씨가 지난 2004년 12월1일 최순영 의원실에서 양심선언을 한 뒤 <프레시안> 등 언론에 관련 사실이 보도된 후 3개월 만에 이사진 전원이 해임된 것이다.

김씨는 양심선언 당시 "비리 이사장은 15년 동안 수십억원의 학교 운영비를 계획적이고 상습적으로 횡령해 개인 용도로 사용해 왔다"며 "교육자 행세를 하며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 양심선언에 나섰다"고 양심선언 이유를 밝혔다.

김씨의 양심선언 뒤 비리 이사장은 지난 12월31일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돼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그 뒤 재판 과정에서 혐의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지난 2월16일 열린 공판에서 대구지검 영덕지원은 비리재단 이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학교는 물건이 아니며 또한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학생의 것이며 지역민의 것이므로 자라나는 학생들을 돈으로만 보는 이사장의 행위는 죄질이 무겁다"고 학생들에게 속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판결을 했다.

한편 최순영 의원은 "비리 이사진이 전원 물러난 만큼 영덕여고가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좋은 학교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의롭게 양심선언을 결심한 김씨에게 다시 한번 존경의 마음을 표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