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천성산과 함께 한 모든 인연, 거두어달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천성산과 함께 한 모든 인연, 거두어달라"

지율스님,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사실상 유언'. 김수환 추기경도 방문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과 김수환 추기경이 99일째인 지율스님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 2일 정토회관을 방문했지만 별무소득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해찬 총리와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요청으로 지율스님을 찾은 김수환 추기경은 지율스님을 만나지도 못했다.

***법장스님 지율스님 방문, "종단이 이 문제 받을 테니, 단식 중단하라"**

2일 오전 지율스님을 방문한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지율스님의 생명ㆍ평화에 대한 외침을 앞으로 종단에서 받겠다며 단식을 풀 것을 권유했으나 스님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 관계자에 따르면, 법장스님은 지율스님을 만나 "지율스님의 단식은 종단과 인류의 아픔"이라며 "자연의 훼손을 내 몸의 찢김으로 받아들이는 지율스님의 생명․평화에 대한 간곡한 호소를 종단적 관심사로 살피겠으니, 건강을 추슬러 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단식을 풀 것을 당부했다.

이같은 법장스님 호소에 대해 지율스님은 아무 말 없이 편지만 법장스님에게 건넸다. 오후 조계종 측에 의해 공개된 편지는 사실상 유언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어 접하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지율스님은 편지에서 "조계사 대웅전에서 철야정진 기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집 나간 탕자처럼 떠돌던 마음을 거두어 주시니 오히려 몸과 마음을 내릴 곳이 없다"고 늦게라도 조계종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지율스님은 "티끌처럼 낮아지고 가벼워져야 제 원력도 끝이 날 것 같다"며 단식을 풀지 않을 것을 우회적으로 밝힌 뒤, "천성산과 함께 한 모든 인연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거두어 달라"며 조계종에게 사실상 천성산과 관련한 뒷일을 부탁했다.

***김수환 추기경 지율스님 못 만나, "생명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나"**

한편 이날 낮 지율스님을 방문한 김수환 추기경은 지율스님을 만나지 못한 채 법륜스님 등 관계자만 만난 후 정토회를 떠났다.

김수환 추기경은 정토회관을 나서기 전 "생명은 소중하니 생명부터 살려야 한다"며 "정부나 지율스님, 어느 쪽이든 다른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추기경은 법륜스님 등 관계자에게 지율스님의 치료를 당부했으나, 스님의 의사에 반하는 치료는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대답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추기경의 2일 방문은 이해찬 총리와 지난달 31일 김 추기경을 인사차 방문한 이강철 시민사회수석의 부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지율스님이 남긴 편지 전문.

***지율스님 서한**

원장스님께

귀의 삼보 하옵고,
조계사 대웅전에서 철야 정진 기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집 나간 탕자처럼 떠돌던 마음을 거두어 주시니
오히려 몸과 마음을 내릴 곳이 없습니다.

티끌처럼 낮아지고 가벼워져야 제 원력도 끝이 날 것 같습니다.
바라건대 천성산과 함께 한 모든 인연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거둬 주소서.

2005년 2월1일 지율 합장 삼배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