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로 단식 98일째를 맞고 있는 지율스님 사태를 풀기 위한 정부의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31일 밤 경찰이 지율스님을 강제 입원시킬지도 모른다는 설이 나돌면서 정토회측을 바짝 긴장케 하기도 했다.
***경찰청장 전격 방문, "지율스님 입원키시자"**
이기묵 서울경찰청장이 31일 밤 단식중인 지율스님의 거처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정토회관을 전격 방문했다.
정토회측에 따르면, 이 청장은 밤 10시께 지율스님과 면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뒤 서초경찰서 박학근 서장 등 경찰 관계자와 의료진 8명과 함께 정토회관을 방문했다. 이들은 지율스님 면담을 요청하고 병원으로 모실 것을 제안했으나 지율스님과 정토회는 즉각 거부했다.
이 청장과 40여분간 면담한 정토회 대표 유수스님은 "지율스님을 모시고 올 때 스님의 의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고 스님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입원은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토회 초긴장, "지금이 1980년대냐…"**
이기묵 청장 방문 직후 정토회 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밤을 새웠다.
이미 이기묵 청장에 앞서 정부 관계자로부터 "지율스님을 강제 입원시킬 수도 있다"는 언질을 받은 뒤인 데다, 이 청장이 의료진을 대동하고 왔으며 앰뷸런스까지 정토회관 앞에 대기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토회측은 이날 밤 차량을 이용해 정토회관 출입구를 봉쇄하고 수행자들이 출구를 겹겹이 지키는 동시에, 정토회측 연락을 받고 정토회관을 방문한 종교계 지도자들과 환경․사회단체 대표가 비상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법륜스님은 "지율스님을 강제로 입원시키는 게 아닌가 싶어서 아찔했다"며 "즉시 지율스님과 함께해온 분들에게 정토회관으로 와 달라는 연락을 하고,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에게도 강하게 항의했다"고 긴장됐던 밤을 설명했다.
별다른 상황 변화가 없자 정토회관을 방문한 이들은 1일 새벽 2시쯤 회관을 나섰으며, 정토회 수행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출입구에서 잠을 청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날의 풍경을 본 한 종교계 지도자는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상황에 강제 입원 운운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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