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터널을 반대하는 지율스님의 단식이 28일로 94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도 "이제 노무현 대통령이 나서 지율스님을 살려야 한다"며 청와대와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노무현 정부, '죽을 테면 죽어봐라'라는 식으로 일관해"**
민교협, 전교조,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학벌 없는 사회 등 19개 교육 관련 단체로 구성된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28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지율스님과 환경단체의 요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천성산 관통터널 백지화를 약속해놓고 그 약속을 헌신짝처럼 파기했다"며 "지금 지율스님이 과거의 요구에서 훨씬 후퇴해 '발파 공사만 중단한 상황에서 환경영향평가를 3개월간 실시하자'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단식 1백일이 가까워오면서 스님의 생명이 촌각을 다투고 있는 시점에서, 어제는 스님의 어머니가 청와대 앞에서 '딸을 살려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고, 교파를 초월해 종교인들이 동조 단식과 철야 기도를 하고, 전국 16개 지역에서 매일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호소를 하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요구들에 대해 귀막고 눈감고 '죽을 테면 죽어봐라'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를 질타했다.
이들은 "만약 지율스님이 돌아가시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책임은 전적으로 현 정부에게 있으며,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에는 정부의 존립 근거가 뿌리째 흔들린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나서 스님 외침에 응답해야"**
이들 단체들은 "교육계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들은 아이들이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란다"며 "현 세대는 미래 세대의 주인인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을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산하를 지켜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스님의 요구에 대해서 이제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며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지율스님과 많은 시민들의 요구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여 당장 스님의 외침에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교육단체들은 지율스님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할 때까지 릴레이 단식, 인간띠 잇기 피켓팅, 촛불집회 참가 등의 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또 노무현 정부의 반생명, 반환경 정책을 학생, 학부모, 시민들에게 교육 현장에서 알려나가는 일도 병행하기로 했다.
연초부터 교육부총리 임명을 둘러싸고 노대통령과 대립 국면에 들어간 교육계가 지율스님 사태를 계기로 환경단체들과 연대하면서 참여정부와의 대립전선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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