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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반도전쟁사, 세계전쟁사 주역으로 자리매김해야"

[화제의 신간] '한반도 역사' 결정지은 19개 전쟁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전쟁과 전투, 그중에서도 역사적 결전들에 대해서는 인물중심의 신화화가 지나치게 되었거나 전쟁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기준도 없는 연구자들에 의해 분석된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이런 의미에서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김성남 지음.수막새 간)는 '우리의 전쟁'을 위인전 수준이 아닌 '전쟁' 자체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한국 전쟁사, 세계 전쟁사 주역으로 자리매김해야"**

저자 김성남은 UC 버클리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학을 전공한 뒤 현재 '우리역사문화연구소'에서 군사학 연구와 활발한 저술을 통해 주체적인 '한국 전쟁사'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국사가 세계사의 변방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짙은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사도 세계 전쟁사의 곁가지로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살수대첩은 중국 통일제국을 상대로 3백만명이라는 대규모 병력이 격돌했던 전투였고, 한산도대첩은 세계 해전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전투였다"고 우리나라 전쟁사를 세계 전쟁사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저자는 전쟁을 하나의 독립된 현상으로 분석을 시작한다. 전쟁의 의미도 보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전쟁을 정치의 한 부분으로 보기도 하고 인류사의 전부인 양 말하는 사람도 있다. 또 전쟁을 사회.경제적 모순의 결과로 보기도 하고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사회의 부차적 개념으로 파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쟁을 하나의 독립된 현상으로 보지 않고 전쟁이 전쟁 그 자체로서 인식되기보다는 다른 분야에 종속된 하부 개념으로 보는 데서 비롯된다"면서 "전쟁이 우리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보아도 이런 인식은 초점이 빗나간 생각"이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소규모 전투가 아닌 한 전쟁의 위력은 엄청나며 한 국가를 쓰러뜨리고 한 사회를 파괴하며, 수십만.수백만의 목숨을 단시간에 사라지게도 하고 여러나라와 사회를 혼란과 멸망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임진왜란 때문에 동아시아를 구성하던 조선.명.일본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면 전쟁이 하부개념이라는 인식은 발붙일 곳이 없다"면서 "역사 속에서의 전쟁은 전쟁 그 자체로서 인식해야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세계 주요 전투와 군사 전략.전술적 비교분석 제시**

저자는 이같은 전제를 깔고 우리나라가 겪은 수많은 전쟁 중에서도 한국사의 큰 흐름을 결정지은 19개의 전투를 선별했다. 특히 이 책은 수많은 전쟁들을 단순하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다른 전쟁, 심지어 해외의 다른 전쟁들과도 자주 비교하며 군사 전략.전술적인 측면의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는 "전쟁의 원인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라는 수정론자들의 주장을 일축하며, 전쟁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규정한 '정치의 연장으로서의 전쟁'이라는 입장에 서 있다.전쟁은 하나의 실행방식으로서 국가가 목표를 획득하기 위해 경제.외교 등의 다방면에서 노력한 다음 그 연장선에서 전쟁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미국의 인류학자 해리 터니하이의 '군사지평선'이라는 개념을 원용해 전사집단과 군대를 구분한다. 군대는 정책결정자들이 정한 정치.경제와 관련된 분명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특정 지역의 영구적 점령.조직적 약탈.광범위한 지역에서의 정치적인 패권 등 구체적이고 이성적인 목표를 갖고 싸운다.

터니하이는 이러한 군사적인 전쟁이 진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군사지평선을 넘지 못한 전사집단은 정치적 목표가 없기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다고 하더라도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전사들은 대개 부족간의 원한을 풀기 위해서라든지, 신탁에 따른 의식의 과정으로 전쟁에 임했다. 그 결과 이들은 제국을 비롯한 기타 국가의 용병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고, 특정한 목적의 성패를 결정짓는 결전을 치르지 못한 채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결전이란 말 그대로 결정적인 전투를 가리킨다"면서 "여러 정치집단 간의 힘의 관계와 균형이 결정지어지는 전투가 결전이며, 결전의 원인을 분석하는 일이 군사학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특히 "전쟁은 국가 간의 '세력균형'이라는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현대에서는 외교.국제기구 등 다양한 분쟁조정기관이 있지만 고대에는 전쟁이 국가 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전쟁에서 이기면 승자는 우위에 서게 되지만,패자는 열세에 처하거나 사라지며 해당 국민은 온갖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같은 전쟁 결과 한(漢)과의 전쟁에서 패한 고조선은 멸망했고, 광개토대왕은 한반도 남부를 정벌함으로써 중원에 맞서는 '고구려 천하'를 완성했다.또 관산성대전의 결과 한반도 남부의 주도권은 신라에 넘어가게 되었고, 일리천 전투에서 패배한 후백제는 망하고, 승리한 고려는 삼한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뿐만 아니라 고려는 귀주에서 거란을 크게 무찔러 유목제국의 침략을 종식시켰고, 한산도와 이치.웅치에서 벌어진 전투는 7년간이나 지속되던 임진왜란의 전세를 결정지었다.

다음은 저자가 소개하는 우리나라가 치른 수많은 전쟁 중 우리 역사의 흐름을 결정지은 사건으로 소개한 19개의 전투다.

***국운을 결정한 전쟁 편**

한무제의 중화제국 프로젝트로 고조선의 멸망을 가져온 왕검성 전투.
동아시아의 패권전쟁-관산성 대전.
중원의 패자 수나라의 멸망을 가져온 살수대첩.
고.당 전쟁의 최대 결전이었던 주필산 전투.
백제의 필사적인 지연전 황산벌 전투.
고려 건국을 위한 삼한통일전쟁 일리천 전투.

***보병과 기마병의 전쟁 편**

고구려 기마병이 방진에 무너진 양백곡 전투.
고구려 기마병에 군사강국 가야가 무너진 남해안대전.

***정규군과 전사의 전쟁 편**

발해 건국을 가져온 천문령 전투.
유목제국 거란의 침략을 무찌른 홍화진 대첩과 귀주대첩.
세계 최강 몽골군을 패배시킨 귀주성 방어전.
국제해적단 왜구를 전멸시킨 고려군의 황산대첩.

***전투의 혁명을 일으킨 전쟁 편**

세계 최초의 함포전으로 왜구를 격파한 진포대첩.
조선의 군사적 무기력을 상징한 탄금대 전투.
세계 해전사의 신기원을 이룬 한산도대첩.

***병참과 보급이 승리를 좌우한 전쟁 편**

백제의 대륙정벌론을 입증하는 성양전투.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병참기지 호남을 지켜낸 웅치 전투와 이치 전투.

***약자가 강자를 이긴 전쟁 편**

최신 무기로 무장한 프랑스 군대를 물리친 정족산성 전투.
게릴라가 아닌 정규군 전투를 보여준 봉오동전투와 청산리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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