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지급액, 'IMF사태 기록' 돌파 초읽기

권고사직-비정규직 재계약 기피 두드러져, 노동환경 악화

장기불황의 여파로 올해 실업급여 신청자가 IMF사태 당시를 넘어설 전망이다.

23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실업급여 신청자수는 모두 42만6천6백25명으로 작년 한해 동안의 37만9천6백명을 넘어서며 IMF사태 발발 직후인 98년 43만8천4백65명에 바짝 육박했다. 따라서 앞으로 한달간 더 실업급여 신청을 받으면 그 숫자는 98년 당시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형별 실업사유는 권고사직이 27만5천1백60명으로 전체의 64.5%로 가장 많아, IMF사태 직후인 98년의 21만9천9백59명을 넘어섰다. 이는 기업 연쇄도산과 구조조정으로 무더기 권고사직이 단행됐던 IMF사태 당시보다도 현재의 고용환경이 한층 삼엄함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된다.

이어 계약기간 만료(5만9백43명), 도산과 폐업(3만5천45명), 정리해고(2만6천4백30명), 정년퇴직(1만1천1백69명), 질병 등 기타(2만7천8백78명) 순이었다.

이 중에서 특히 비정규직의 계약 만료로 인한 실직은 2002년 3만2천2백16명, 지난해 3만8천3백75명 등에 이어 3년째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이 계약 만료후 비정규직들과의 재계약을 기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1백인 미만 사업장 실업급여 지급액이 8천8백37억원으로 전체 지급액 1조3천1백84억원의 67.0%를 차지, 만성적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중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절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