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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니즘 지식권력'의 여섯가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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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니즘 지식권력'의 여섯가지 거짓말

[화제의 신간] 시오니즘 지식인들의 '이미지 조작' 폭로

서구 사회에서 이스라엘 비판 서적을 집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저자가 유대인이고 기존 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거물급 지식인들의 주장에 내재돼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편견과 오류, 허구를 지적하기란 더욱 지난하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일-팔레스타인 분쟁의 이미지와 현실>(노먼 핀켈슈타인 지음 / 김병화 옮김, 돌베개 펴냄)은 상당히 ‘용기있는’ 책이다. 핀켈슈타인은 이 책을 통해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편견과 오류의 주범인 시오니즘 지식 권력을 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오니즘 지식권력, 가해자를 피해자로 이미지 조작”**

저자가 이 책에서 집요하게 붙잡고 규명하고 있는 주제는 “시오니즘 지식권력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했느냐”는 점이다.

저자는“그 땅에서 태어난 것 말고는 아무 잘못이 없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유대인을 위해 ‘치워지는 것’에 항거하고 자기 땅에서 순순히 추방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인 무장투쟁”이 테러로 낙인찍히고 “요르단계곡에 있는 인구 5천명의 유대인 정착촌의 물 소비량은 서안에 사는 2백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쓰는 물의 75%에 달하는” 현실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신의 부모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생존자들인 저자는 이스라엘이 나치스에 버금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보다도 더 심한 인종차별정책을 사용하면서도 국제사회와 학계에서 강력한 우군을 확보,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층위의 '이미지 조작' 덕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분석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의 진실을 왜곡하는 이미지 조작 과정을 중점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또 그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그러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저서들에 내재돼 있는 체계적인 편견을 지적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침략행위 정당화한 주요 편견과 허구 분석 비판**

저자가 판단하기에 이스라엘의 야만적 침략행위를 정당화하고 중동의 평화를 향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좌절시키는 데 기여한 일등 공신인 시오니즘 지식권력이 대중적으로 유포시킨 주요 편견과 허구는 크게 6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팔레스타인 땅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조안 피터스의 <태고적부터>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이스라엘 건국 당시 난민이 된 상당수 팔레스타인인들은 원래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아니라 그 직전에 이주해온 사람들이며 따라서 그들은 팔레스타인의 원래 주인이 아니고 난민도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나 핀켈슈타인에 따르면 이 책은 아랍-이스라엘 갈등에 관해 이제까지 출간된 연구 가운데 ‘가장 거창한 사기’이다.

이 책을 이용해 이스라엘은 지금까지도 팔레스타인 지배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핀켈슈타인은 피터스가 제시한 아랍인의 팔레스타인으로의 불법적인 대량 이주 자료는 거의 전부 거짓이며 피터스의 인구학적 연구에서 도출된 결론은 자신이 제시한 자료에서 도출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 내고 있다.

신화로 회자되던 주장을 학술적 저작으로 만들어내고 학계가 그것을 진실로 인정한 후 정치가가 그것을 공식적 담론으로 활용하는 시오니즘 담론의 작동 방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스라엘 논리, 나치스·美서부개척자 논리와 별반 차이 없어”**

두번째로 저자가 비판하고 있는 저서는 베니 모리스의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의 발생 1947~1949>다. 모리스는 이 책에서 “아랍인들이 당한 참혹한 살상과 추방은 이스라엘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전쟁 때문에 일어난 의도치 않은 결과”라고 주장하나 그의 책 곳곳에서 이미 이런 파국은 시오니즘 지도부가 전략적으로 유도한 결과라는 증거가 존재한다.

핀켈슈타인은 모리스가 자신이 제시한 근거들과 상반된 결론을 내리는 것은 “그가 이스라엘 측의 이데올로기적 동기를 간과했기 때문으로 난민 문제의 원인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무조건적으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관변 이데올로기로서의 역사를 비판한 신역사학, 수정주의 역사학의 대부로 알려진 모리스의 이러한 행태는 구역사학의 노골적인 언어보다 세련되기는 하지만 더 음흉하다는 것이 핀켈슈타인의 분석이다.

세 번째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말 그대로 ‘정복, 침략’이 아니라 ‘정착’이라는 주장으로, 시오니즘 지식권력은 "정착촌은 자발적인 개인들의 평화적인 개척행위이며 이 과정에서의 폭력은 아주 엄격한 도덕적 원칙에 근거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아니타 샤피라로 그녀는 <땅과 권력 : 무력에 호소하는 시오니스트, 1881~1948>에서 박해당하는 소수가 자기들을 수용할 능력이 있는 다른 나라에 피난처를 구하겠다는 권리 주장은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만 핀켈슈타인은 박해당하는 소수가 다른 나라의 토착민들을 정치적으로 또 물리적으로까지 퇴거시킬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러한 주장은 나치스와 미국 초기 서부 개척자들의 논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네 번째는 1967년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저지른 6월전쟁에 관한 것으로, 아바 에반이라는 학자는 "이 전쟁은 이집트의 나세르가 이스라엘을 자극한 결과이고 이스라엘이 이 전쟁에서 획득한 영토는 국제사회에서 이미 인정받았다"고 주장한다.

다섯번째는, "6월전쟁 이후 이스라엘은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했고 힘의 언어만을 이해하는 팔레스타인측이 평화적 제안을 거부했으며 이에 따라 아랍쪽에서 1973년 10월 전쟁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그러나 이에 대해 평화라는 대가를 제시한 쪽은 아랍국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마지막 여섯번째로, 1993년 체결된 오슬로협정도 그의 비판의 칼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협상을 주도한 아라파트와 라빈, 시몬 페레스가 1994년 노벨평화상을 받아 오슬로 협상은 세간에 평화 정착을 위한 큰 발걸음으로 인식됐지만 저자는 이 협상에서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물, 보상, 주권과 안보, 땅이라는 모든 핵심적 사안에서 얻은 것이 전혀 없고 각종 구체적인 권리와 제약들이 노골적으로 공식화됐다고 비판한다.

***'스스로를 증오하는 유대인'**

저자는 현재 시카고 드폴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고 프린스턴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저자가 활동하고 있는 미국 사회와 정치, 학계의 친이스라엘적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그의 고발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스스로를 증오하는 유대인’이란 신조어까지 들어가며 매도를 당하고 있는 그는 “시오니즘 저작들의 허점을 파헤치는 저술 과정은 너무나 쉬웠지만 보수적 학계의 적대적 반응에 맞서야 했던 발표과정은 훨씬 더 지난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서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높다. 오늘날 행동하는 지식인의 전형으로 존경받는 노엄 촘스키는 “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적 배경을 가장 정확하게 밝혀준 책”이라고 극찬했고, <중동저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여러 버전의 ‘진실들’을 근본적으로 의심해 보게 만드는 역작”이라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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