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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우리도 인민들에게 죽임 당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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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우리도 인민들에게 죽임 당할 수 있어"

<뉴스위크> 보도, "김정일체제는 카드로 만든 집"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90년초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세스쿠가 성난 군중들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되는 장면의 비디오 테이프를 고위간부들에게 1주일 동안 반복해 보여주면서 "우리도 인민들에게 살해될 수 있다"는 발언을 강박적으로 되풀이했다고 미국의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뉴스위크, "김정일, 점점 사면초가에 몰려"**

<뉴스위크>는 최신호(12월6일자)에서 "북한주민들은 강력한 체제 선전 탓에 자신들의 나라가 비참한 상황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잘 모를 수 있지만, 김정일 자신은 환상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북한전문가인 하기와라 료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김정일이 여전히 고립되고 강박적인 상태로 있지만 요즘은 핍박받는 인민들의 봉기보다 미 행정부 매파들이 주도하는 국제 압력을 더 우려하고 있을 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뉴스위크>는 또 "차기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는 전임자보다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면서 "김정일은 이같은 일이 벌어질 것을 감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잡지는 이어 "최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을 직접 만나고 인사가 뉴스위크에 전한 말에 따르면 김정일은 '북한의 재래식 무기가 형편없는 구식이고 위력이 없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고 덧붙였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김정일은 향후 몇개월에 중대한 고비를 맞을 수 있다. 2년전 김정일이 도입한 제한적인 경제개혁조치로 초래된 부작용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식량프로그램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개혁조치가 오히려 북한 주민들에게 더 큰 문제를 야기해, 정부 보조금을 삭감하고 가격통제를 없애자 천정부지로 물가가 치솟아 기초식료품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졌다. 최근 북한을 탈출한 주민은 "북한 주민 3분의 1은 쌀과 고깃국을 먹을 수 있고, 3분의 1은 옥수수를 먹을 형편은 된다"면서 "나머지 3분의 1은 멀건 죽이나 먹으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그 결과 북한의 난민과 탈북자가 줄어들지 않고 내부 분열에 대한 소문이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몇주 동안 김정일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위한 6자 회담에 복귀하라는 압력을 집중적으로 받게 되면서 최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일이 의도적으로 6자회담을 계속 회피한다면 북한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도 버림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 워싱턴의 일부 보수파들은 조지 W.부시 행정부가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압력의 강도를 높이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부시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연구원 니콜러스 에버스타트는 "외부압력을 높이지 않고는 북한의 위험성을 줄일 수 없다"면서 "보다 강력한 동맹전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사실상, '건드려보는 수준'에 머물렀으며,한국 정부는 '달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반미와 반사적으로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정일체제는 '카드로 만든 집'"**

<뉴스위크>는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더라도 "김정일이 6자회담에서 양보를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북한의 요구를 이해하려고 들지 않는 미국과 일본 정부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전문가인 일본 간사이대 김영화 교수도 "김정일 자신조차 어느쪽으로 갈 것인지 모를 것"이라면서 "그의 선택폭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여론은 악화돼 있다. 11월초 과거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들 중 아직도 생사조차 모르는 이드들을 찾기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일본의 여론은 급격히 악화돼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부과조치'에 찬성하는 비율이 지난해 5월 45%에서 75%로 급등했다.

일본 정치인들도 여론을 등에 업고 강경노선을 취했다. 여야 정치인들이 경제제재를 공공연히 촉구했으며, 차기 총리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는 일본의 중진 정치인들 상당수가 개인적 의견으로 피력해 왔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정권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때 어떻게 해야할지 모의실험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북한에 가해지는 일본의 위협은 엄포가 아니다"면서 일본이 북한의 3대 교역국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도쿄 소재 현대한국연구소의 사토 가츠미 소장은 "김정일이 두려워 하는 것은 일본이 미사일과 핵 시설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핵심부품으로 쓰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이라면서 "북한군이 사용하는 차량 부품 65%가 일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박용 무선시설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러한 물품들이 금지되면 북한은 심각한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정부로부터 "양국 관계가 정상화된다면 1백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경제적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이제는 평화협상 타결에 대한 열의가 많이 사그러들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쪽 상황도 김정일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뉴스위크>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김정일이 결코 바라지 않았던 일"이라면서 "특히 미 의회는 탈북자를 지원하고 정보차단막을 뚫기 위해 라디오 수신기를 대량 살포하기 위한 자금을 동원하는 북한인권법을 최근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또 "남북한의 교역규모가 아직 미미한 상황에서 남한의 경제침제로 북한에 대한 지원여력도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위크>는 결론적으로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까지 거론됐던 매제 장성택이 올들어 일단의 고위급 장성들과 함께 지도부에서 축출됐다는 소식은 놀랍다"면서 "그러나 위태로운 북한의 경제상황으로 볼 때 김정일이 '카드로 만든 집'이 무너지지 않도록 버틸 방도가 사라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잡지보도 또한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와 마찬가지로 북한붕괴 임박론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어서, 이같은 보도가 잇따르는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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