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나라당은 전체 169명 의원 중 10% 이상이 검사 출신이어서 단일 직능으로는 최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당의 검사 출신 의원들도 이번 사안을 "중대한 사태"로 보고 이번 기회에 '스폰서 검사'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검사 출신 홍준표 의원은 22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며 일부 '스폰서 검사'와 이들 검사를 광범위하게 후원하는 '스폰서'를 맹렬히 비난했다.
홍 의원은 특히 부산 지역 검사들의 스폰서 논란과 관련해 "정 모 사장이라는 사람이 자선사업가냐"라며 "보도대로라면 15년 간 지금 싯가로 따져 100억 원을 썼다는데, 그렇다면 검찰에 100억 원을 쓴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이득을 얻었지 않았겠느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촉구했다.
▲ 검찰청 ⓒ연합 |
홍 의원은 "폭로가 사실이라면 정 사장부터 잡아 넣고, 수사를 철저히 해서 그 사람이 (스폰의 대가로) 어떤 이득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불법이 있었으며, (어떤 검사가) 또 연루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지역 지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같은 당 소속의 한 검사 출신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검찰에 만연한 '스폰서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과거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만 그렇지 사실상 굉장히 만연해 있는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줄줄이 옷을 벗는 사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기준, 한승철 검사장은 그 중에서도 상당히 점잖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 사람들의 죄가 있다면 '더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죄'일 것이다. 진짜 스폰서를 관리하는 검사들은 매우 철저하게 해서 이런 사안에 걸리지 않는데, 그런 검사들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는 검사 조직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한데 군대만큼 위계질서가 강한 곳이 검찰이다. 검사 선배가 '누구누구와 만나는데 나와라'고 하면 보통 검사들은 그 곳이 '부적절한' 자리인 줄 알기 때문에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나가지 않지만, 매번 선배의 명령을 거절하기가 힘들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런 식으로 소위 말하는 '스폰서'와 엮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검찰 내부의 '군대식' 문화를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이번 사태는 검찰에게 매우 엄중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울 지역 근무를 오래한 또 다른 한 의원은 "서울에서는 워낙 철저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많지 않지만, 지방에서 그런 일(스폰서 검사)들이 간혹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번 기회에 검사 스폰서 문제를 뿌리뽑아야 한다는데 100%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폰서 문화 뿌리 뽑기'에는 공감하면서도 '방식'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의원도 있다. 국회사법개혁특위에 참여 중인 한나라당 소속 검찰 출신 한 의원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며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브로커'들 때문에 일부 검사들이 그런 유혹을 받는 일이 많다. 검사들이 더 조심해야 한다"만 말했다.
'이번 기회에 스폰서 검사에 대한 실태조사를 사개특위에서 하자는 주장이 있다'는 지적에 그는 "민주당 쪽에서도 그런 것을 요구하는데, 일단 검찰 자체 진상규명위원회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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