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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같은 것들 말고, 486으로 386 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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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같은 것들 말고, 486으로 386 쳐야"

류근일 <조선일보> 통해 주장, "드디어 뒤집을 기회가 왔다"

류근일씨가 조선일보 칼럼을 통해 "486으로 386을 쳐야 한다"는 또하나의 극단적 분열주의 주장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 주필 출신으로 지난해초 노무현대통령 취임식날 조선일보를 떠났다가 1년7개월만에 김대중 이사기자와 함께 '조선일보 논객'으로 복귀한 류씨는 2일 '전함 12척은 남아있다'는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류근일 "한나라당 같은 것 말고..."**

류씨는 열린우리당이 정기국회내 통과를 목표로 추진중인 국보법, 언론법, 사학법 등을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기둥뿌리를 뽑자는 것"이라고 비판한 뒤 "그런 뒤에 그 텅 빈 황야에 새로운 점령군이 진주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현국면을 "결국 이 나라의 운명은 또다시 내가 죽느냐 네가 죽느냐의 한 치 틈새도 없는 일대결전, 일대 아마겟돈으로 치닫는 형국"으로 규정했다. 사생결단의 투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류씨는 이어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보기에 '한심하기 짝이 없는' 한나라당을 원색적 용어를 동원해 맹성토했다.

그는 "명색이 야당이라는 한나라당은 목숨을 던질 생각도, 싸움의 노하우도, 자기 정체성도 없는 기회주의 집단으로 전락해버렸다"며 "그래서 필요한 것은 한나라당 같은 것 말고, 저 널뛰는 세력을 저지할 '낙동강 교두보'를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졸지에 '한나라당 같은 것'으로 전락한 셈이다.

***"애국 기독교와 486, 우리의 남은 동맹세력"**

류씨는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동맹 후보'들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류씨는 "충무공의 '아직 남아 있는 전함 12척' 같은 사람들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은 뒤 "우리는 그 절박한 소망을 애국 기독교계와, 이제는 생각이 바뀐 '자유주의 386', 아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자유주의 486' 세대에 한번 걸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최우선 동맹후보'인 애국 기독교와 관련, "천주교와 기독교 지도층은 이미 북한 인권문제와 사립학교법 개악을 앞두고 '나라를 위한 기도회' 등 중대결단에 돌입하기 시작했다"며 "로마 제국이래 기독교를 함부로 건드린 세력은 거의 예외없이 패배했다. 한국의 애국 기독교 세력을 섣불리 건드린 '선무당 개혁가'들은 스스로 자해의 뇌관에 불을 댕긴 꼴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번째 동맹후보'로 꼽은 486에 대해 "'자유주의 486' 또한 '주사파 386'의 약점과 정체를 누구보다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그들의 천적"이라고 규정한 뒤 "그들(386)의 아킬레스건에, 그들의 천적 '자유주의 486'은 예리한 비수를 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한민국 21세기의 '낙동강 전투'에서 애국 기독교세력과 '자유주의 386'은 이제 방어전 아닌 공격전으로 과감히 치고 나가야 한다"며 "이 반격전에 '솥단지를 들고 시위하고 싶다'는 영세시민들의 생존권 투쟁을 연결할 때, 2004년 가을은 마침내 한편의 막판 뒤집기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면투쟁을 선동했다.

***류근일의 '시대착오적 착각'**

류씨의 이같은 주장은 '칼럼'이라기보다는 '선동문'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게 보다 정확할듯 싶다. 특히 류씨의 글은 단순히 류씨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하지만 류씨가 스스로 '아직 남아 있는 전함 12척'이라고 비유한 데서도 알 수 있듯, 류씨 글에서는 더없는 '고립감'과 '초조함'도 함께 읽히고 있다.

특히 '486'을 자신들의 '두번째 동맹후보'로 설정한 대목은 '견강부회'의 압권이다. 류씨의 이같은 발상은 지난 대선때 40대 절반이상이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비판이 전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오고 있다는 대목에 크게 고무돼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486 즉 40대의 '노무현 비판'이 류근일류가 주창하는 '수구전선으로의 동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실로 엄청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의 노무현 비판은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어영부영 개혁'에 대한 비판이 골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들의 이탈이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지, 결코 한나라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입증되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는 40대의 대거 이탈로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가 전체 국민의 34~35%로 급증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유신시대'를 생체험했기에 누구보다 독재세력에 빌붙었던 수구세력에 대한 혐오감이 짙은 이들 40대에게 66살의 류씨가 '동맹후보' 운운한다는 것은 한편의 '블랙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역사는 우연을 매개로 필연을 관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류근일류의 '착각'은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류씨는 "북한 김정일정권 타도가 남북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와 함께 올해 3월 '북한민주화포럼'을 창립했으며, 여기에는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양동안 정신문화연구원 교수, 이동복 전 국회의원, 이재춘 전 주(駐)러시아 대사,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소설가 복거일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에 크게 고무된 북한민주화포럼은 1일 세미나에서 "북한인권법이 미국 상하 양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하고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공포된 것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세계의 양심적인 인민들의 대경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중 조갑제, 송복, 이동복 등은 또 오는 5일 장충체육관에서 1만명 동원 목표로 열릴 예정인 '이론무장을 위한 대강연회-우리도 이제 진실의 무기를 들자'라는 타이틀의 집회에 강사로 참여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으로 대정부 전면전을 벌여나간다는 예정이다.

역사학자 E.H.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역사란 우연을 매개로 필연을 관철한다"는 유명한 명구를 남겼다. 류근일류의 시대착오적 준동은 '냉전수구시대의 종언'이라는 '필연'의 관철을 앞당기기 위한 '우연' 요소의 작동, 즉 준엄한 '역사법칙'의 작동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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