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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베이징 외곽으로 환경오염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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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베이징 외곽으로 환경오염 이전"

[중국환경 심층르포] <11> 중국 환경지킴이를 찾아(下)

"우리가 가리키는 푸른 손가락에 중국의 '희망'이 보일 것입니다!"

지난 10월 26일 오후 베이징임업대학(北京林業大學)에서 가진 중국 환경운동가들과의 소박한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북경지구촌환경문화중심(北京地球村環境文化中心)', 연변녹색연합회(延邊綠色聯合會)를 비롯하여 대학생 환경단체인 산악회, 녹수지회(綠手指會) 등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들이 참여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공공인식 증진과 대중참여를 강화함으로서 중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성취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중국의 환경단체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정부 눈치 볼 수밖에 없는 중국 환경단체들"**

중국 환경단체들은 지금까지 정부의 간섭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주도로 만들어진 단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점차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하여 중국의 중앙정부는 점차 공식적인 관료집단이 아닌 다양한 사회조직의 힘에 의한 접근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하는 등 경제개혁을 실시함으로써 시민들의 생활의 질적 향상을 가져왔으나 사회적으로 불평등한 부의 편중현상과 자연환경의 악화 등의 많은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였다. 과거의 철저한 사회주의 체제하에서는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았던 문제들로서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들의 해결이 시급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것이 환경보호를 위한 민간단체 생성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태생부터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은 중국의 사회단체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급속한 경제성장을 선호하는 중앙정부의 관리들의 입장에서는 환경관련 단체들을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세력으로 인식하는 등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한다.

***"가장 왕성한 활동은 대학생 환경단체"**

중국에서 환경보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학생 환경단체들도 참여했다는 점도 특이했다. 환경운동 분야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는 베이징 임업대학교 학생들의 환경운동은 지난 80년대부터 자발적으로 전개됐다고 한다.

대학의 특성상 생태와 임업 등에 대한 현장 활동을 펼치다보니 개발에 의한 산림의 위험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대학 환경단체들은 대학 내의 사회단체 관리에 등록돼 조직, 공익적인 활동을 벌인다. 기업의 후원을 받기도 한다. 이들은 '티벳 양' 보호활동, 황사방지활동, 수질모니터링, 녹색문화운동 등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생들의 입장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를 대중에게 제기하기도 한다. '올림픽과 물 환경' '백색오염(비닐오염)과 환경' 등 사회의 심각한 환경문제와 접속시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이슈를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이들 대학생 환경단체들은 베이징 시내에 있는 환경단체들과 연대하여 베이징 수질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국 환경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어"**

이들 참가자들은 중국의 환경문제 해결 노력을 뼈있는 말로 평가했다. 중국의 환경운동가들은 "지금이라도 중국정부가 '치산치수(治山治水)'에서 벗어나 '지산지수(知山知水)'로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자연을 다스리겠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자연을 알아야 자연을 보호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사막화와 황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 운동가들은 "'식수(植樹)'가 아니라 '식수(植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정부가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심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다보니 얼마나 많은 나무를 심느냐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환경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악회의 리유 사무국장은 "중국에는 '홍색(紅色)'과 '녹색(綠色)'이 존재한다"며 "홍색은 당과 중국 정부을 칭하는 것으로 발전만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녹색을 지칭하는 생태주의자들은 그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홍색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홍색과 녹색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들은 과학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정부가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래 세대들에게 지속 가능한 발전인식보다는 과학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숭상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 환경 전기 마련할 것"**

중국의 환경단체들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중국의 환경의식을 고양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에서의 환경적 의미에 관심이 높았다. 환경운동 분야에서 벌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환경운동가들의 바람처럼은 안 될 것 같다. 베이징시에서 만난 한 택시 운전사는 "정부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 시내에 있는 공장들을 대대적으로 이전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환경문제 국경이 없다"**

중국 환경운동가들은 "환경문제는 국경이 없다"며, "중국과 한국간의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황사방지를 위한 한중 우의림(友誼林) 조성사업, 사막화 방지 등을 한국측과 정기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고 임업대학관계자가 전하기도 했다. 2000년 11월에 한국녹색연합의 초청으로 중국의 환경운동가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환경운동을 경험했다는 이강(연변녹색연합회) 대표는 "중국과 한국이 갖고 있는 고민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쌍방간의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회성, 단기적인 이벤트로 끝나는 협력사업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무서울 정도로 중국의 경제성장은 결과적으로 그 후유증은 중국뿐만 아니라 주변국가에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해당국가에서는 주판을 두들기며 이해득실을 따지겠지만 민간부분은 다르다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환경운동을 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사람들의 공중인식(公衆認識)'이라며, "시민들의 환경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구촌중심의 오민(吳敏)씨는 "중국은 아직 환경인식이 소수의 사람만의 관심일뿐 많은 사람들의 관심 밖이다"라며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환경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정부를 원망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수지회(綠手指會)의 판춘숭(范純松)회장은 '정보접근의 어려움'도 어려움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는 개선되고 있지만 지방정부는 시민들의 환경정보공개에 인색하다"며, "환경단체와 지방정부간의 숨바꼭질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여 녹수지회는 지방하천의 수질을 측정해 수환경국의 측정자료와 비교해 알려내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활동은 보다 정확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하나의 압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내 환경단체들의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말도 했다. 한 활동가는 이를 “지금 분화 중이다”라고 요약했다. 정부의 얼굴마담노릇을 하는 조직과 주민속으로 들어가 소강(小康)의 꿈을 꾀하려는 조직으로 자연스럽게 나누어지고 있다고 최근의 흐름을 귀뜸해 주었다. 또한 최근에는 댐건설 문제 등 환경현안을 둘러싸고 정부측과 보이지 않는 갈등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강댐 건설 중단을 이끌어낸 바 있는 중국 환경단체들은 최근 생태와 환경보호를 이유로 후티오샤(虎跳峽) 수력댐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부측 관계자를 초청해 공청회를 개최, 정부의 무분별한 댐 건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정부는 환경단체들의 이러한 활동을 '무조직적인 유조직활동(無組織的 有組織活動)'이라고 규정, 탄압을 예고하기도 했다.

***"'전업운동가'보다는 '생활운동가'**

지구촌의 한 활동가가 대학생 환경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에게 졸업 후 환경단체에서 전문적인 환경운동가로 활동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이들은 "글쎄"라는 말로 말꼬리를 흐렸다. 아직 배우는 학생이라 벌써 구체적인 진로를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전업운동가'도 좋지만 사회 각 분야에서 환경이념을 실천하고 전파하는 '생활운동가'로 활동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환경단체들의 성장을 가늠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전문화된 활동가와 지원자(자원봉사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환경단체를 돕는 지원자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또한 대학생 환경단체들의 왕성한 사회참여도 중국환경운동의 큰 자산이다. 브레이크 없이 성장하는 중국경제처럼 중국의 환경단체 역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아직은 미미하지만 중국의 주요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사람들도 이러한 흐름을 암묵적으로 반기고 있는 듯 했다. 이들의 헌신성과 믿음이 있기에 이들이 꿈꾸는 '녹색중국(綠色中國)'이라는 꿈이 아득하지 않음을 피부로 느꼈다. "우리가 가리키는 푸른 손가락에 중국의 '희망'이 보일 것입니다!" 베이징임업대학에서 만난 녹수지회(綠手指會)의 판춘숭(范純松)회장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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