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위성정당 급발진, '親조국' 인사들 당선권 배치될 듯

들러리 소수정당 1석씩, 나머지는 자체 영입해 배치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시민을 위하여'가 다른 세력이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사실상 닫고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돌입했다.

'시민을 위하여' 최배근, 우희종 공동대표는 1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비례정당의 당명으로 "더불어시민당 혹은 더불어연합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명에 '더불어'라는 단어를 포함시켜 민주당의 실질적인 위성정당임을 드러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들은 정치개혁연합 및 녹색당 등의 추가적인 참여 가능성도 일축했다. 우 대표는 "개문발차지만 끝났다. 합의문까지 했다"고 선을 그었다. 최 공동대표도 "일정은 촉박해지고 있는데 거기에 끌려다닐 수만은 없지 않나"고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함께 민주개혁진영 비례연합에 참여할 소수정당과 협약을 맺었다”며 "시간이 별로 없다. 비례연합은 신속히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비례연합정당은 미래통합당의 의석 탈취를 제지하고 개정 선거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결단"이라며 "민주당은 다른 참여 정당과 함께 선거연합의 원칙을 견지하고 상호 존중하고 서로 협력해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하겠다"했다.

전날 민주당은 4·15 총선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구성을 위해 녹색당·미래당 등이 참여하는 '정치개혁연합'을 배제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며 검찰개혁을 주장했던 '개싸움국민운동본부' 등이 주도해 창당한 ‘시민을 위하여’를 선택했다.

비례대표 순위 협상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이 후순위를 배정받고 앞 순번에 나머지 4개 소수정당 몫 1석씩을 할애하더라도 5번 이후 당선 안정권에 생기는 빈자리는 위성정당 지도부가 영입하는 인사들 몫으로 채워넣는 방식이 유력하다. 최배근 공동대표는 "소수정당으로 다 채울 수 없고, 소수정당만 가지고 우리 사회의 비례성을 대표하는 비례후보들을 다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모와 영입 투트랙으로 병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위성정당의 지도부가 자체적인 비례대표 후보를 포함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민을 위하여'를 주도하는 세력의 성격상, 친여 성향이거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하는 인사들이 대거 상위 순번에 배정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정치개혁연합 "양정철이 일방적 통보, 납득할 수 없는 상황"

사실상 민주당에 뒤통수를 맞은 또 다른 비례연합정당 추진 세력인 '정치개혁연합'은 강한 불만을 표했다. 하승수 '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의 행태에 아주 심각한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쪽에서 계속 마타도어(흑색선전)성 발언을 흘리고 일방적인 통보 형식으로 진행해 원로나 시민사회에서 활동한 분들이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하 위원장은 특히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겨냥해 일방적으로 통합 일시 등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3일 민주당 전당원 투표 이후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이 '협상권을 위임받았다'며 전화를 해와서 접촉했는데 '언제까지 통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들은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굉장히 일방적인 시한 설정이나 언행을 계속해왔다"고 했다.

하 위원장은 "어제도 양 원장이 구두로 '시민을 위하여'와 개문발차하겠다고 통보해서 민주당이 18일까지 플랫폼을 정리하라고 했으니 좀 더 조율을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다. 굉장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하여'와 플랫폼 통합 논의가 진척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시민을 위하여'가 서초동 촛불 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이미지가 있어 진보적인 정당이나 청년 그룹에서 '같이 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 통합이 어려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녹색당과 미래당이 전날 민주당의 연합정당 협약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선 "녹색당이나 미래당이 '시민을 위하여'보다는 정치개혁연합이 플랫폼으로 적합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양 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이유로 빠진 것"이라며 "선거연합정당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