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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깃털같은 부정에서도 자유로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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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깃털같은 부정에서도 자유로와라"

29일 공식퇴임, "건강 허락하는 한 금융인 역할 하겠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은행장직에서 공식사퇴했다. 한국 금융계에 일대 변화의 태풍을 몰아왔던 거인의 퇴장이다.

***"은행내 갈등요소를 안고 떠나고 싶다"**

김행장은 29일 오후 국민은행 본점강당에서 치러진 이임식에서 "기나긴 금융인 생활을 마치고 물려나려 하는 마당에 35년 금융생활이 한달처럼, 통합국민은행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3년간이 3일처럼 짧게 느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평생을 금융만 생각하고 달려와 아쉬움은 많지만 후회는 없다"면서 "남모를 고민과 번뇌도 많았지만 항상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예의 '원칙론'을 강조했다.

김 행장은 미완의 과제인 노조 통합과 관련, "합병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차별이니 역차별이니 하는 소모적인 논쟁이 많다"고 일각의 불만을 지적한 뒤 "사실 채널간 갈등은 이를 이용하려는 일부 직원들에 의한 주장일 뿐 대다수의 직원들은 상부상조하며 한 가족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조직을 책임지는 은행장이 직원을 어떻게 차별을 하고 역차별을 하겠느냐"면서 "굳이 차별을 했다면 과거의 관행에 대해 차별한 것이고, 역차별을 했다면 편법과 청탁에 대해 역차별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 자리에서 제가 정말 갖고 떠나고 싶은 것은 기념패나 꽃다발이 아니라, 은행내 갈등 요소를 모조리 안고 떠났으면 좋겠다"고 직원간 단합을 당부했다.

***"금융인, 깃털같은 부정으로부터도 자유로와야"**

김 행장은 이어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금융인은 윤리의식이 확고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위임받아 관리하는 일인만큼 깃털같은 부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직하고 깨끗한 금융인'만이 고객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길이라고 재차 강조한 김 행장은 나아가 "세계금융인이라는 높은 이상과 품위를 가져달라"면서 "금융수출국, 수출애국이라는 말을 언제나 상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뱅커는 고급전문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타가 인정하는 금융전문가가 되기 위해 부단한 자기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위편삼절(韋編三絶)' 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공자가 책을 즐겨 읽어 책을 묶는 가죽끈이 세번이나 끊어졌다고 하듯이 늘 학습하고 공부해 자기가치를 높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난 주말 화성에 있는 농장을 다녀오면서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느꼈다"면서 "물러나면 농장에서 땀흘린만큼 거둔다는 정직한 자연과 대화하면 금융인생을 반추해 보겠다"면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제일 잘 할 수 잇는 분야가 금융인만큼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색할 생각"이라고 말해, 퇴임후 거취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더욱 더 분명한 것은 국민은행을 향한 애정만은 변함없을 것"이라면서,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고은 시인의 단 9단어로 된 '그 꽃'이라는 시를 소개하는 것으로 퇴임사를 마쳤다. 강단을 내려가는 그를 향해 직원들은 오랜 시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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