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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강', 그리고 감염병의 새 적 '디지털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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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강', 그리고 감염병의 새 적 '디지털 격차'

'은혜의강' 교회는 왜 온라인 예배를 할 수 없었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잘못된 정보에 노출돼 재난 대처에 취약해지는 이른바 '인포데믹' 현상과 함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로 인해 사회적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소외 현상도 감지된다.

모두 사회 취약 지대에서 발생하는 일들이다. 은혜의 강 집단 감염 사태로 '교회'와 '종교'가 지나친 비난의 표적이 돼 있는 상황에서, 실상을 제대로 짚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혜의 강은 성남 수성구 양지동에 있는 소규모 개척 교회다. 은혜의 강 교회 집단 감염 원인과 관련해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을 소독한다며 입에 분무기를 넣어 소금물을 뿌린 사실이 주목받았다. 잘못 알려진 민간요법으로 인한 집단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16일 "이달 1일과 8일 이 교회의 예배 CCTV를 확인한 결과, 교회 측이 두 날 모두 예배당 입구에서 예배를 보러온 사람들 입에 분무기를 이용해 소금물을 뿌린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금물 소독'의 비과학성도 있지만, 몇개의 분무기를 돌려 쓰면서 각 신도의 입 안쪽 가까이 들이대고 분사하는 방식은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이 부지사는 "이 교회 신도인 서울 광진구 확진자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리는 것이 확인됐고, 이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은 채 다른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계속 뿌리는 모습도 확인돼 확진자가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회는 지난 9일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신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폐쇄 조치됐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말 지역 내 종교 대표자 간담회를 열어 종교 집회 자제와 연기를 요청한 이후인 지난 1일과 8일 2주 연속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는 주말 예배 때마다 전체 신도 130여명 가운데 100여명이 35평 가량의 예배당에 나와 예배를 보는 것으로 성남시는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판정을 받은 은혜의 강 교회 김모 목사는 이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사회, 교회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주일 낮 예배만 남긴 상태에서 (종교) 행사를 줄여가고 있었는데, 어쨌든 논란의 중심에 (우리 교회가) 서게 됐다. 담임 목사이니 책임과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어 "대형교회는 모르겠지만 우리같이 작은 교회, 목회자가 나이가 많은 곳은 유튜브 생중계를 할 인프라를 따라갈 수 없다"며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고령 신도가 많은데다, IT 문화와 이격된 실상이어서 정부가 강조하는 '온라인 예배' 이행 촉구에 오히려 혼란과 두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는 '디지털 격차'에 노출된 고령층, 저소득층이 감염병 등 사회적 재난에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목사 부부를 포함해 모두 4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관련 확진자 132명(16일 16시 기준)에 이어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으로는 2번째로 큰 규모다. 성남시에 따르면 이날 분당구 백현동에 사는 75살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 교회 신도와 이웃에 살며 밀접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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