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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인간 배아복제 실험' 찬반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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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인간 배아복제 실험' 찬반 대립

한국 찬성 대표국가, "치료 목적 위해 꼭 허용해야"

황우석 교수가 인간 배아복제 실험 재개를 공식 선언한 것과 동시에 국제연합(UN)에서는 인간 배아복제 실험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과, 치료 목적에 한정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두고 찬·반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UN, 인간 배아복제 실험 놓고 찬·반 양측 대립**

UN 1백91개 회원국은 인간 배아복제 실험에 대한 금지협약의 채택 여부를 놓고 21~22일 이틀에 걸쳐 논란을 벌이고 있다. UN 총회6위원회(법제 담당)에서는 21일 찬·반 토론을 전개해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다.

현재 UN에서는 '인간 복제'만을 금지하고 치료 목적의 인간 배아복제 실험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벨기에안과 '인간 복제'뿐 아니라 모든 인간 배아복제 실험을 중지하자는 코스타리카안이 대립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영국, 중국, 덴마크, 핀란드 등 22개국은 벨기에안을 지지하고 있으며 미국, 이탈리아, 필리핀, 스페인 등 62개국은 코스타리카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2000년 독일과 프랑스가 인간 복제를 UN 차원에서 금지하자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그 후 2001년 UN에서 '인간 복제 금지 협약'을 추진하기로 결의했으나, 미국이 "인간 복제뿐 아니라 인간 배아복제 실험 전반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찬·반 양측 의견이 대립하면서 논란이 확산돼 왔다.

특히 황우석 교수가 20일 서둘러 인간 배아복제 실험 재개를 선언한 것도 이번 UN 논의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황우석 교수는 지난 2월 "인간 배아복제 실험의 윤리 문제에 대한 사회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일단 실험을 중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치료 목적 위해 인간 배아복제 해야" vs "인간, 산업생산 대상으로 전락돼"**

현재 UN에서 대립하고 있는 양측의 핵심적인 견해 차이는 인간 배아복제 실험이 갖고 있는 윤리 문제이다.

21일 벨게에안을 지지하는 우리나라를 대표해 연설한 주UN대표부 한명재 참사관은 "한국은 불치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치료목적 복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인간 복제의 윤리적 측면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지만 이로 인해 모든 형태의 복제가 전면 금지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사관은 또 "인간 복제와 치료 목적의 복제 실험은 엄격히 구분돼야 하며, 인간 복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인간 복제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스타리카안을 지지하는 나라들의 입장은 다르다. 코스타리카의 로베르토 토바르 외무장관은 "의료 과학의 발전은 장려할 일이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윤리적 한계가 있어야 한다"며 "인간 복제는 똑같은 사람을 복제할 목적이건, (치료 목적의) 실험의 목적이간 인간을 한낱 산업 생산이나 조작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토바르 장관은 "치료 목적의 인간배아 복제 실험에서 흔히 행해지고 있는 것처럼, 과학적 실험을 위해 파괴할 분명한 의도를 갖고 인간 배아를 만드는 것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성체 줄기세포 연구로 가자" vs "인간 배아복제가 성공 가능성 높아"**

이날 토론에서는 인간 배아복제 실험보다 윤리 문제에서 자유로운 성체 줄기세포 연구의 응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양측의 엇갈리는 시각을 보여줬다.

코스타리카의 토바르 장관은 "성체 줄기세포 연구로도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이 충분히 입증됐고, 성체 줄기세포 연구는 어떠한 윤리적·법적 문제도 없다"며 앞으로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주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대표적인 인간 배아복제 실험 지지자들은 성체 줄기세포 연구의 성공 가능성을 배아 줄기세포 연구보다 낮게 보고 있어서 코스타리카안을 지지하는 국가들의 이런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성체 줄기세포는 제대혈이나 성인의 골수, 혈액 등에서 추출해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다. 다량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복제배아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배아 줄기세포와 비교할 때 윤리 문제에서 자유롭고, 면역 문제 등에서는 오히려 배아 줄기세포보다 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편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시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번 찬·반 대립은 각 나라마다 다른 인간 배아복제 연구력의 차이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나 영국처럼 인간 배아복제 연구가 어느 정도 진전된 국가들이 더 자유로운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남미 국가들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은 UN 차원의 규제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표결까지는 안 갈 것, 반대 국가들 설득 주력"**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이틀간의 토론 후 바로 표결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스타리카안을 지지하는 국가들이 압도적이나, 미국을 제외하고는 UN 내에서 발언권이 약한 나라들이 대부분이고 입장 정리를 유보하고 있는 나라들도 꽤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국가들을 설득하는 것과 동시에 UN 사무국에 각국의 관련 법률 및 규제를 조사할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지금과 같이 찬·반 대립이 극명한 상황에서는 설사 한 쪽 협약이 채택된다고 하더라도, 반대한 나라들이 이를 지키지 않을 상황이 높기 때문이다. 최종 결정 전까지 가능한 한 양측의 이견을 좁혀 최대한 우리나라에 유리한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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