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장기전에 들어가자 대구경북지역 자영업자들의 눈물어린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 지역의 영세한 소상공인들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줄줄이 문을 닫을 상황에 처해 ‘아사’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대구의 신천지 확진환자를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 23일째를 맞은 대구경북은 11일 0시 기준 대구 5794명, 경북 1135명으로 확진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속도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만큼 대구경북 자영업자들의 폐업 또한 그 속도와 비례하고 있다.
프레시안은 11일 대구경북 지역 자영업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중고마트를 운영하는 A(46)씨는 “매출이 10%대로 떨어졌다. 두 달 동안 월세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4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쩔 수없이 문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고 암담한 심경을 전했다.
또 “대출을 해봐야 결국 빚이다. 세금을 거둬 갈 줄만 알았지 지금 현실을 보라. 자영업자 모두 빚쟁이가 되어가고 있다. 세금을 감면하거나 월세를 지원하거거나 이대로는 정말 답이 없다”, “제발 좀 살려 달라”고 덧붙였다.
전통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B(41)씨는 “매출이 반 토막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외출을 삼가라 하니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다. 이런 현실이 두렵다”고 했다.
이어 "정부에서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대책이 아니다. 대출을 받기위해 갔더니 아침부터 줄이 엄청났다. 언제 대출을 받을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절차도 까다롭다보니 오히려 대출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자동차부품 매장을 하고 있는 C(54)씨는 “사람들이 집에만 있으니 결국 일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매출이 70%가까이 줄었다.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두가 제대로 알았으면 한다”, “직원들 급여주고 나면 내 몫은 없다. 아내에게 두 달 동안 생활비를 주지 못했다. 마이너스로 살고 있다”고 애끓는 심경을 밝혔다.
횟집을 운영하는 D(47)씨는 “사람이 없다. 문을 열어도 문제, 닫아도 문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냥 빈 테이블 만 바라보게 된다”, “대출도 알아봤다. 최소 2~3달 걸린다한다. 직장인들처럼 퇴직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일을 하려해도 어려운 형편에 비용과 시간이 걸리니 길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게 유통업을 하는 E(42)씨는 “며칠 전 폐업을 하려고 세무서를 찾았다. 세무서에서 왜 폐업을 하냐며, 폐업하면 코로나19 대출을 못 받는다 하길래 오히려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떼서 집으로 왔다”며, “주위에서도 폐업하면 대출 조건이 안 된다며, 오히려 폐업을 미루며 대출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했다.
휴대폰 매장을 하다 폐업한 F(49)씨는 "최근 폐업을 하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루게릭병까지 얻어 치료비는 고사하고 당장 먹을 끼니조차 걱정해야 한다", "치료를 위해 서울갈때마다 교통비에 진료비까지 죽지 못해 살고 있다. 한달 기초수급 40만원이 전부다"고 자신을 처지를 한탄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의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출 지원이 직접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생명을 연장하는 일시적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폐업을 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나 소상공인들의 각종 세금감면 등 실생활에 직접 와 닿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절망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신적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지방세와 소득세, 부가세 등에 대한 징수유예를 통해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트게 해 줄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기업인들 또한 “휘청거리고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규제완화만이 살길이다”, “결국 모든 부담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 가기 때문에 총체적 경기부양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규제완화와 경기부양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대구경북 전역에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이대로는 계속 못 버틴다. 이러다간 결국 문을 닫고 시설비까지 모두 날린다”, 가족들과 빚더미에 거리로 내몰릴 형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암울한 심정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등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애타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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