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군 자이툰 본대가 출국후 50일만인 22일 작전담당지역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 지역에 도착, 부대 전개를 마쳤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2천8백여명의 부대원 전원 모두 별 일없이 도착했으나 육로 이동 중 폭발물이 발견되는 등 위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이라크 무장단체가 쿠르드족 이라크인 3명을 참수당해 내전 가능성이 나오고 있고, 내전이 발생하면 자이툰 부대가 내전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이툰 부대 이라크 아르빌 도착, 전개 완료**
지난 달 3일 출국한 한국군 자이툰 부대의 안전을 이유로 부대 관련 사항을 철저히 함구로 일관, 일부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던 국방부는 22일 "이미 이라크에 파병돼 있던 서희.제마 부대원들과 지난달 3일부터 순차적으로 한국을 출발, 쿠웨이트로 이동해 현지적응 훈련을 받은 자이툰 부대원 2천8백명 전원이 이날 작전 담당지역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22일 자이툰 부대 후발대가 항공기 편으로 아르빌 공항에 도착해 전개가 완료됐으며 이들 부대원은 이날부터 아르빌 공항 인근 라쉬킨에 주둔하면서 주민생활 개선과 물자 지원, 도로 복구 및 건설, 전력공급, 상하수도 개선, 태권도 보급, 경찰 및 민방위군 육성 임무를 맡게 된다.
황의돈 자이툰 부대장(육군 소장)은 이날 아르빌 총리와 만나 향후 계획을 논의,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평화재건지원 임무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에 대기 중인 나머지 병력 8백여명은 11월 초순 주둔에 필요한 추가 시설이 완료되는 대로 항공기를 이용 아르빌로 떠날 예정이다.
***'파말마' 지상이동작전 중 삼엄한 경계 펼쳐**
국방부는 이날 철저한 비공개로 인해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자이툰 부대 이동 상황도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자이툰 부대는 우선 쿠웨이트 입국 후 쿠웨이트 미군기지인 '캠프 버지니아'에서 북서쪽으로 40여km 떨어진 우다이리 훈련장에서 적응훈련과 아르빌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자이툰 부대는 이달 3일부터 순차적으로 캠프 버지니아를 떠나 3박4일의 기간이 소요되는 아르빌까지 '파발마'라는 작전명이 붙어진 지상이동작전을 펼쳤다. 부대는 지상 이동 구간이 1천1백15km 에 달해, 저항세력의 공격에 대비, 전체 병력을 3개 제대로 나누어 이동작전을 수행했다.
자이툰 부대가 사용할 수백대의 차량과 수천t의 장비, 물자도 부산항에서 2만5천t급 화물선 2척에 실려 쿠웨이트 슈아이바항으로 옮겨져 장병들에 의해 하역돼 공중 및 지상을 통해 아르빌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 미군 아파치(AH-64)헬기 4~5 대가 공중엄호를 지원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를 펼치기도 했고, 특히 저항세력의 위협이 가장 높은 스케니아와 티크리트를 연결하는 구간을 이동할 때는 동맹군의 F-15 전투기들까지 공중엄호에 가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도 이동 차량 10대당 3개 경계부대가 편성되고 장갑차와 험비 등이 호송임무를 지원했으며 경계부대는 사막 방탄복과 방탄 헬멧, 소총, 경기관총으로 무장하는 등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지상전개 병력을 제외한 나머지 장병들은 캠프 버지니아 인근 '알리 알 살람' 공군기지에서 C-130 수송기에 분승해 아르빌 공항까지 이동했다.
***이동중 폭발물 위협 받기도**
전 부대원들이 무사히 아르빌에 도착했으나 이동중에 폭발물이 2차례 발견되는 등 이라크 상황이 결코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또한 이동기간중 동맹국들에 대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적대행위가 40여차례나 발생, 부대원들이 크게 긴장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기석 합참 작전부장은 이와 관련, "이동로에서 급조폭발물이 2차례 발견됐으나 우회 통과나 폭파 방법으로 위협을 회피했다"며 "이 폭발물이 한국군을 겨냥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이와 관련, "이들 폭탄은 도로 매설용 폭탄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이동한 노선은 동맹국들의 보급로였기에 저항세력이 수시로 공격을 하는 지역이었기에 이들 폭발물이 우리를 노리고 만든 것인지, 아니면 동맹국들을 노린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물론 아르빌 현지 분위기와 관련 "우리를 환영하는 분위기였고 현장 치안도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격포 공격에 대비해 주둔지 외곽 3∼4㎞ 지대를 확보, 초소를 운용하고 울타리 방호벽과 철조망을 설치하는 한편 차량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다중장애물 및 지그재그형 통로를 구축키로 하는 등 있을지도 모르는 공격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장단체, 쿠르드족 3명 참수. 한국군 내전에 휘말릴 우려 **
게다가 지난 19일에는 '안사르 알-순나 군대'라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쿠르드족은 미군에 협력하는 배신자"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쿠르드족 이라크인 3명을 참수하기까지 해 가뜩이나 염려되고 있는 시아-수니파와 쿠르드족간 내전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성명은 또 "쿠르드민주당은 학살자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이슬람과 싸우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가 됐다"며 "쿠르드민주당의 지도자 마수드 바르자니와 잘랄탈라바니는 이스라엘의 노예"라고 비난, 쿠르드족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자이툰부대가 주둔하는 아르빌 등의 지역은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쿠르드족은 미군 주도의 이라크전에 적극 찬성입장을 보이며 환영해와 이라크 대다수를 차지하는 시아-수니파측으로부터 경고와 위협을 받아왔다. 특히 쿠르드족은 미군 지원을 통해 역사적인 숙원인 쿠르드 독립을 쟁취할 움직임까지 보여 민족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이곳에 주둔하는 한국군이 그 내전의 한가운데 처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국방부, "앞으론 정보 공개할 것"**
한편 국방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해가면서 관련사항 공개를 거부해 국내외적으로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식한듯, "더 이상은 보도를 기밀사항으로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보도자제요청에 대한 비판을 받았지만 그런 비판보다도 부대원들의 안전이 더 시급했다"고 해명하며 "당분간 부대 정비로 부대 안을 공개하지는 못하겠지만 사안이 있을 때마다 관련사항을 밝힐 것이며 현지 취재도 10월 중순부터는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정보 공개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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