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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주미대사 '럼즈펠드 만찬' 불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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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주미대사 '럼즈펠드 만찬' 불참 파문

대신 부인 출판기념회에 가, 비용 1만3천불도 교포에게 떠넘겨

한승주 주미대사가 미국 국방장관이 주최한 이라크 참전국 외교사절 행사에 불참한 채 부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으며, 거액의 부인 출판기념회 비용 또한 교포에게 부담케 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럼즈펠드 만찬 불참, 대신 출판기념회 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9.11 3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저녁 워싱턴 자택으로 이라크 파병국의 대사들을 초청해 파병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는 만찬을 주최했으며, 이 자리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도 참석했다. 이날 만찬에는 한승주 대사를 제외한 25개국 대사들이 참석했다.

한 대사는 그 대신 그 시간에 버지니아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부인 이성미 정신문화연구원 교수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한 대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와 관련, "그날 북한의 폭발사고가 보도된 날이었는데 뉴욕타임즈가 이 사고를 핵실험으로 보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있어 국무부와 저녁 늦게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럼즈펠드 만찬이 오후 6시30분이었는데 대사관에서 일이 끝난 것은 7시30분이어서 너무 늦게 가면 실례이기 때문에 가지 않고 그대신 같은 시간에 열린 아내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당초 국방부에서 초청할 때 그 만찬의 성격을 분명히 밝히지 않아 그런 자리인 줄 몰랐다"면서 "아무튼 나중에라도 그곳에 가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대사측은 이날 부인 출판기념회의 행사 비용 1만3천달러(우리돈 약 1천5백여만원) 역시 이 교수측이 부담하지 않고 교포 기업인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대사측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며 물의를 빚자 비용을 곧 교포 기업인에게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 친미파'라는 이유로 발탁**

한승주 대사는 김영삼 정부 초대 외무장관(1993~94)을 지낸 '장관급 대사'로, 미국 공화당에 두터운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대표적 친미파'라는 이유로 미국 방문 한달 전인 지난해 4월 노무현대통령에 의해 주미대사에 전격 발탁됐다. 당시 부시 미정부가 윤영관 외교장관 등 노무현정부의 외교팀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피력했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4월19일 한 대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지난번에 외무장관을 하면서 북핵 문제를 다뤘고 이번엔 미국이 제일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 주미대사를 맡은 만큼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많이 수고 해달라"며 "길잡이를 잘 해달라"고 당부했었다.

한 대사도 이에 앞서 노 대통령으로부터 주미대사직을 제안받은 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주미대사가 되든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과거정부에서 주미 대사를 통하지 않고 비선을 통해 외교 업무를 추진하던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외교의 전권을 자신에게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그런 일이 없을 테니 맡아달라"고 답해 한 대사에게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뉴욕타임즈>는 한대사 임명과 관련,"한국 정부가 한승주 전외무장관을 주미대사로 임명한 것은 노무현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과 외교적 정면충돌을 회피하기 의한 의도"라고 보도했었다. <뉴스위크>도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과 긴장을 완화하고 집권층 내부의 경험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지난 93~94년 제네바 핵협상 당시 외무 장관을 역임한 베테랑 외교관인 한 대사를 기용했다"고 보도했었다.

***'무조건 파병론' 펼치기도**

한대사는 실제로 그후 이라크파병과정에 '무조건 파병론'을 주창하는 등 친미적 행각으로 국내 시민단체로부터 '이라크파병 5적'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등 거센 비판을 사기도 했다.

한대사는 파병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30일 국회 답변에서 "이라크 파병은 한미관계, 경제적, 국제적 입지, 미국과 협상 역량 등에 효과가 크지만 처음부터 조건부로 연계 추진하는 것이 좋으냐는 것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협상에서 약속받고 주고받는 형식의 태도를 취하는 편이 유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무조건 파병론을 폈다.

그는 또 "우리가 이라크전에 병력을 파견했을 때 조건을 내세우지 않았지만 그 효과는 조건을 내세웠을 때보다 더 컸다"면서 "우리가 조건없이 이라크에 파병한다해도 음으로 양으로 도움이 있을 것"이라고 재차 '무조건 파병론'을 주장했다.

한대사는 또 "우리가 파병 안했을 때의 결과와 파병했을 때의 혜택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요즘 많은 미국의 신용평가기관들이 우리 경제의 신용평가에 있어서 한-미 동맹관계를 척도로 사용한다"고 덧붙여, 이라크 파병을 안할 경우 신용등급이 낮춰질지도 모른다는 다분히 위압적인 주장을 펴기까지 했다.

이처럼 평소 무엇보다 '대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한대사가 럼즈펠드 국방장관 초청만찬에 빠진 채 부인 출판기념회에 가고, 출판기념회 비용도 교포에게 전액 부담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였다.

한대사는 외무장관을 맡았던 지난 94년 1차 북핵위기때도 미국이 북폭을 하기로 결정하고 주한미군가족 등을 해외로 뺄 때도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결정적 한계를 드러낸 적도 있다.

노대통령이 과연 한 대사의 이번 행태를 어떻게 처리할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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