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구·경북에서는 13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왔다. 방역 당국이 우려하던 지역사회 감염이 점차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19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동구 사근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 씨(78세)"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며 이 씨는 "해외 여행력이 없고, 코로나19 확진자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다.
기존 방역망 바깥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 사례인 셈이다.
정 구청장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8일 고열 등의 증세로 한양대병원을 외래 방문했다. CT 촬영 결과 폐렴 의심 증상이 확인돼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이날 새벽 양성 판정이 나왔다.
성동구는 이 씨 확진 소식이 알려진 후 이 씨와 접촉한 의료진을 격리하고, 방역 소독에 나섰다. 아울러 위기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상향조정하고 성동구청과 동주민센터를 제외한 구내 체육시설, 도서관, 복지관, 어린이집, 경로당 등 모든 공공시설을 임시 휴관 조치했다.
이로써 이 씨는 해외 여행력이나 확진자 접촉력이 없어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한국 내 네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됐다.
15번 환자의 격리 조치 중 접촉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20번 환자(한국인 42세 여성)의 10대 딸(2009년생)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앞서 질본은 격리조치 중 20번 환자를 만난 15번 환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 여부를 자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31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구와 경북에서는 이날 한꺼번에 13명의 확진 의심 사례가 나왔다. 보건당국은 경북대병원 응급실을 폐쇄하는 등 비상조치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6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날 한꺼번에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당장 환자에게 부여할 고유 번호에조차 혼선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31번 환자(61세 한국인 여성)가 폐렴 의심 증상에도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은 추가 감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수 대중이 특정 공간에 밀집하는 교회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에 따르면 대구 지역 내 확진자 중 7명이 31번 환자와 같은 신천지대구교회에 다녔다.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가 현실화하는 상황인 셈이다. 일단 31번 환자가 격리 중인 경북대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했으며, 전날 코로나19 의심환자(37세 여성)가 다녀간 계명대 동산병원도 응급실의 신규 환자 유입 차단에 들어갔다. 현재 재검을 진행 중인 해당 여성은 병원 음압 격리병동에 입원 중이다. 영남대 영천병원도 이날 오전 6시 10분부터 응급실을 폐쇄했다.
대구가 뚫린 데 이어 경북으로도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이 커졌다. 31번 환자가 성주 공무원 50여 명과 함께 같은 호텔 뷔페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성주군은 해당 공무원 전원의 재택근무를 조치했다.
이처럼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환자와 여태 청정지역이었던 곳이 차례로 뚫림에 따라 중국-한국으로 한정된 기존의 감염 경로는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지역사회 감염이 만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발생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며 한동안 진정세에 접어드는가 싶던 코로나19 사태가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2차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정 본부장은 "최초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환자와 그 환자의 지인들, 접촉한 밀접접촉자 중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양상이었다가 최근 2월 중순경부터는 지역사회의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각국에서 많이 보고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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