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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은 세상, 싸이월드가 펼쳐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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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이좋은 세상, 싸이월드가 펼쳐보이겠다"

[인터뷰] 이동형 싸이월드 본부장이 말하는 '다음'을 이긴 이유

50년이 지난 후 사이버 문화에 대한 역사가 쓰인다면 2004년은 어떻게 기록될까? 지금까지는 '싸이월드의 해' 또는 '미니홈피의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cyworld.nate.com)는 2002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해 SK커뮤니케이션즈에 합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5년간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다음(www.dau.net)'을 페이지뷰에서 능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각종 통계도 눈부시다. 싸이월드는 현재 가입자가 9백80만명을 넘어 1천만명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2004년 들어 월간 페이지뷰 증가율도 22%에 달한다. 싸이월드의 월간 페이지뷰는 1백50억회로, 다음 카페(cafe)를 여유 있게 따돌린 상태다. 싸이월드에서 개당 1백원에 판매되는 사이버 머니 '도토리'의 하루 판매량은 평균 1억3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유행도 만들었다. '싸이질(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를 꾸미는 일)'이나, 싸이질에 열중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싸이홀릭', '싸이폐인'과 같은 말들이 그렇다. 야당의 대표부터 신세대 연예계 스타까지 싸이월드에 미니홈피를 갖는 것은 대중들과 만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싸이월드의 이런 상업적 성공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유독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던 대기업이 성공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에 진출한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SK텔레콤과 제휴해 유ㆍ무선 통합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그 행보에 더욱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이메일, 다음 카페로 대표되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이어, 전 국민이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만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전 국민이 사이버 공간에서 '웹 정체성(we(web identity)'을 갖도록 한 것이다. 싸이월드의 성공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공을 넘어 사이버 문화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평가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레시안은 싸이월드가 주도하고 있는 최근 사이버 공간의 변화를 점검하기 위해 1999년 8월 싸이월드를 창업한 후, 지금까지 싸이월드를 이끌고 있는 이동형(39)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 사업본부 본부장을 만났다.

이동형 본부장은 "늘어나는 회원을 감당할 시스템을 확충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대기업과 합병을 모색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서로에게 긍정적인 결과로 작용했다"며 "처음에 우려했던 대기업에 대한 편견들은 상당수 기우였다"고 SK커뮤니케이션즈와 합병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동형 본부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인터넷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지 단일 사이트, 단일 서비스로 1등을 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며 "네이트닷컴은 검색에 기반을 둔 정보 포털 사이트로, 싸이월드는 사람과 관계된 모든 것을 다루는 서비스를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형 본부장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디지털 카메라, MP3 음악 파일처럼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며 "사이버 공간에서 웹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미니홈피와 같은 서비스가 (카페나 클럽보다) 더 먼저 제공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이미 1천만이 들락날락거리는 싸이월드는 현실 사회를 반영한 나름의 공적 공간이 됐다"며 "소수의 서비스 기획자들이 좌지우지하기보다는 회원들이 그 안에서 나름의 가치와 규칙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형 본부장은 또 '싸이월드의 폐쇄성'에 대해서, "싸이월드가 폐쇄적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싸이월드는 '실명'과 '개인들 사이의 관계'를 통한 '신뢰에 기반을 둔 열림'을 지향한다"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싸이월드를 선택한 1천만명에서 보이듯이 이런 싸이월드의 '신뢰에 기반을 둔 열림'이 대중들에게 더 편안하게 다가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형 본부장은 "싸이월드가 지향하는 가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의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미국, 일본 등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싸이'코리아'가 아니라 싸이'월드'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형 본부장은 "전쟁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갈등의 원인은 결국 서로를 잘 알지 못한 것에서 생긴 것"이라며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싸이월드의 궁극적인 비전"이라고 말했다.

이동형 본부장과 인터뷰는 지난 8월31일 이 본부장의 사무실에서 약 1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싸이월드 서비스 시작 후 5년, 합병 후 1년"**

프레시안 : 어제(8월30일)로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이 됐다. 개인적인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이동형 : 그렇다. 1999년에 싸이월드를 처음 시작할 때 5년만 버텨보자 그랬는데, 회사는 못 버텼지만 우리가 만든 싸이월드는 버텼다. 한편으로는 약간 아쉽기도 하다. 처음에 같이 시작했던 친구들이 옆에 없으니까.

프레시안 : 처음 시작할 때 같이 했던 사람들이 많았나?

이동형 : 창업할 때는 한 20명 정도가 같이 했고, 1999년 12월에 내가 아예 싸이월드를 맡을 즈음에는 투자를 받아서 한 40명 정도가 같이 했다. 그 친구들이 지금까지 함께 왔으면 5주년이 훨씬 즐거웠을 텐데...

프레시안 : 8월은 싸이월드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합병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이기도 하다. 합병 후 1년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우선 왜 합병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그 배경부터 듣고 싶다.

이동형 : 대기업에 합병되는 것을 선택한 제일 큰 이유는 더 나은 서비스에 대한 욕구 때문이었다. 싸이월드를 찾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규모를 키워야 했다. 돈이 필요했는데 당시만 해도 투자를 받는 것이 어려웠다. 투자 없이 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파는 것밖에 없었다. 단순히 주인을 바꾸는 거라면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도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직원들 중에는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동형 : 그렇다. 직원들 주에는 반대하는 직원도 있었고 찬성하는 직원도 있었다. 사실 합병 얘기가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반대하는 직원은 별로 없었다. 월급을 제대로 못 주는 상황이었으니까. 다른 곳이랑 비교하면 절반 수준도 못 주는 상황이었다. (웃음)

가장 논란이 많았던 부분은 합병 대상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나도 대기업이랑 합병하는 것이 잘 하는 일인지 확신이 안 섰다. 그래서 처음에는 네이버나 다음처럼 싸이월드와 문화가 비슷한 곳을 찾아가 합병을 제안했다. 그런데 조건이 맞지 않았다.

프레시안 : 결국 SK커뮤니케이션즈를 선택했는데...

이동형 : SK커뮤니케이션즈는 두 가지 점에서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판단했다. 먼저 싸이월드가 필요한 부분에 투자를 할 충분한 자금력이 있었다. 두 번째는 싸이월드 직원들에게도 더 나은 선택이라는 판단이 섰다. 우선 직원들에게 안정된 조직과 더 많은 보수를 주는 게 가능할 테고. 네이버나 다음과 합병하면 기존의 전문 인력과 내부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인터넷 전문가가 적으니까 싸이월드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여지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일단 합병을 한 후에 어려움은 없었나? 지난 1년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이동형 : 음... 먼저 합병하는 시점에 일부 직원들이 싸이월드를 떠났다.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하고. 한 반 정도가 같이 옮겨왔는데, 다들 놀랐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황이 좋았다.

프레시안 : 대기업과 합병했을 때 우려됐던 부분들이 부각되지 않았다는 얘긴가?

이동형 : 그렇다. 물론 일부 문화가 다른 것은 있었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상하 관계가 분명하고, 구세대적인 감각을 강요하고, 의사 결정이 느리고, 유행을 빨리 못 좇아가는 일은 없었다. 대기업 같지 않았다.

***"1년 동안, 속도와 안정성에만 신경 썼다"**

프레시안 : 하지만 외부에서 보면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실 합병 후 1년 동안 싸이월드는 서비스 면에서는 정체 상태다. 회원들은 1천만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지만 실제로 서비스가 많이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지도 않고. 단적으로 질적 도약을 했다는 느낌이 없다.

이동형 : 맞다. 실제로 서비스가 질적으로 더 나아진 것은 없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합병 직후에 몸이 안 좋아서 미국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 6개월 쉬었다. 그러면서 책임을 맡고 있는 팀장한테 한 가지 당부만 했다. "속도와 안정성에만 신경을 써라. 서비스를 더 빠르게 하고, 죽지만 않게 하면 우리는 이긴다. 이미 바람을 탄 돛단배니까, 바람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불어주고 있으니까, 우리가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 공을 들이기보다는 현재 있는 서비스를 더 안정되고 빠르게 하는 데 중점을 두라고 했다.

사용자들도 그것을 원한다고 판단했다. 내부에서도 내 의견에 공감했고, 지난 1년 동안 새로운 서비스보다 서비스의 안정에 중점을 뒀다. 내가 미국에 6개월 다녀오니까 시스템도 많이 안정돼 있고 속도도 빨라졌다. 그런 부분에만 한 1백억원 정도 투자가 됐고. 그런 기본이 다져졌다는 판단이 선 직후에야, 지난 2월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게 곧 공개될 예정이다.

프레시안 : 9월에 서비스가 시작되는 '페이퍼'를 지켜봐야겠다. (웃음) 하지만 여전히 속도나 안정성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동형 : 싸이월드는 국내 어떤 사이트보다 방문자와 페이지뷰가 많다. 더구나 싸이월드는 대부분의 자료가 이미지 아니냐. 그런 것을 고려할 때 지금 싸이월드는 거의 최고 수준의 속도와 안정성을 보이는 거다. 물론 방문자가 몰리는 특정 시간대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눈에 띄게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프레시안 : 최근 한 인터넷 조사업체가 페이지뷰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포털 서비스들의 특징을 조사했는데, 다음은 카페, 네이버는 검색, 네이트닷컴은 싸이월드, 야후는 꾸러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네이트닷컴의 경우에는 싸이월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73.4%나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 입장에서는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를 좀더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모색할 법도 하다.

이동형 : 사실 합병 때 제일 크게 고민됐던 게 싸이월드를 네이트닷컴 밑으로 넣는 안이었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분리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SK커뮤니케이션즈 경영진도 그것을 수용했다. 그 덕분에 싸이월드가 가져온 문화를 그대로 유지해왔다. 그래서 지금도 싸이월드 쪽 조직 문화와 네이트닷컴 쪽 문화가 좀 다르다.

프레시안 : 그럼 앞으로도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은 별개의 조직과 서비스로 갈 예정인가?

이동형 : 사실 고객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고, 네이트온 메신저와 미니홈피를 연결하는 것과 같은 식의 연계는 이미 시작됐다. 우리 원칙은 고객이 원하는 수준에서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의 변화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를 포털화하는 것도 고객이 원하면 고려해봐야겠지.

하지만 싸이월드는 가고자 하는 길이 있고 그게 꼭 네이트닷컴과 같이 갈 필요는 없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인터넷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거지 단일 사이트, 단일 서비스로 1등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네이트닷컴은 검색에 기반을 둔 정보 포털 사이트로, 싸이월드는 사람과 관계된 모든 것을 하는 서비스를 지향하면 될 것이다.

***싸이월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프레시안 : 방금 사람과 관계된 모든 것,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제 싸이월드의 정체성에 대해서 얘길 해보자. 1999년 싸이월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싸이월드가 지향하는 가치는 분명히 있었다. 사람들 사이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매개할 수 있는 공간이 그것일 텐데, 너무 두루뭉술하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 더구나 1천만이 들락날락거리는 공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더 그렇다.

이동형 : 사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고민을 많이 못했다. 고민의 시작은 단순했다.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면 뭔가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그 '뭔가'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지만.

프레시안 : 지난 5년은 그 '뭔가'를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동형 : 그렇게 모호해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객들한테 뚜렷하게 제시할 만한 게 없었다. 열려있다는 게 미덕이었는데... (웃음) 그런데 고객들의 반응은 '그래서?', 이런 식이었다. 자연스럽게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사람들이 왜 만나고, 자기를 표현하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지... 그런 고민을 하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은 사람들의 기본 욕구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 매슬로(A. Maslow)의 '욕구 위계설'이라는 게 있다. 생존, 안정, 소속, 존경, 자아실현과 같은 각 단계를 거치면서 더 낮은 단계의 욕구가 만족되면 다음 단계의 욕구로 상승된다는 것이다. 그럼 싸이월드를 찾는 고객들은 어느 단계의 욕구를 갈망할까, 친밀감을 매개로 소속감을 주는 그런 공간을 찾는 게 아닐까. 그래서 '사이좋은 세상=싸이월드'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싸이월드 안에서 친하게 지내도록 이끄는 것.

프레시안 : 그런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이 처음에는 클럽이었는데, 지금은 미니홈피 사이의 관계망으로 대치됐다. 클럽은 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각자가 공적 경험을 쌓는 것이다. 그런데 미니홈피 사이의 관계는 인맥을 통해 얽히는 사적인 관계만 과도하게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이동형 : 먼저 분명히 해두자. 싸이월드 클럽도 대부분 규모가 작고 폐쇄적인 친목 클럽이었다. 그런데 클럽 활동을 하다 내가 그 공간을 떠나게 되면, 그 공간에 남겨둔 '나의 역사'는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나의 역사'가 안정적으로 누적되는 공간이 필요했다. 바로 그런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든 게 미니홈피다. 클럽 활동을 보조할 수 있는 개개인의 창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처음에는 클럽의 보조 수단이었는데, 지금은 미니홈피가 주 활동 공간이 돼 버렸다.

프레시안 : 그렇게 역전된 것이 바람직한가? 공동체에 대한 비전은 사라지고 없다. (웃음)

이동형 : (웃음) 인간의 욕구 아닐까. 매슬로도 지적했지만 생존과 안정이 소속보다 더 기본적인 욕구다. 사람들은 싸이월드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증명할 수 있는 '웹 정체성(web identity)'을 확립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고, 또 그 공간에 '나의 역사'가 온전히 남기를 바랐다. 미니홈피가 바로 그런 생존과 안정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 셈이다.

프레시안 : 매슬로 5단계를 염두에 둬도, 더 상위 욕구에서 하위 욕구로 떨어진 감이 있는데......(웃음)

이동형 : (웃음) 그러니까 우리가 미니홈피 서비스를 클럽보다 먼저 했어야 했다. 사실 인터넷 시장이 성장해온 과정을 보면 검색, 이메일, 홈페이지 순이다. 그 다음에 등장한 게 클럽이나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고. 그런데 홈페이지 서비스는 성공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그 때 미니홈피 같은 게 있었으면 좀 다르지 않았을까?

프레시안 : 다시 싸이월드에 클럽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봐야 하나?

이동형 : 그렇다. 미니홈피를 통해 '웹 정체성'을 확립한 개인들이 이제야 소속감을 원하게 된 것이다. 내 미니홈피에 기반을 둔 클럽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다.

프레시안 :아마 그 다음 단계는 '존경'이나 '자아 성취'의 욕구일 텐데, 이후 제공될 '페이퍼'에 그런 부분이 반영될 예정인가?

이동형 : (웃음) 그렇다. 아마 경쟁사들도 대강 어떤 서비스일지 다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싸이월드 가치, 1천만 회원들이 만들어가도록 할 것"**

프레시안 : 페이퍼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싸이월드가 지향하는 가치의 문제로 다시 돌아가자. 아까 두루뭉술하다는 표현을 했는데, 단지 친밀감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봉합하기에는 충돌하는 가치들이 많다.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들 사이에 가치의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고, 1천만 싸이월드 이용자들 사이에도 가치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변태 미니미'가 그 단적인 예일 것 같다.

이동형 : 사실 싸이월드는 초기만 해도 20대 중ㆍ후반의 친목을 좋아하는 여성 회원들이 중심이 된 사이트였다. 그런데 미니홈피 서비스를 계기로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면서,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남성 회원도 증가하니까 서로 갈등이 발생하는 것 같다. 서비스도 어떤 집단에게는 재미있는 게 다른 집단에게는 아주 혐오스럽고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문제는 그 비율이 '1 : 1'이 되는 경우다.

프레시안 : 싸이월드 입장에서도 뭔가 잣대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 1천만이 날마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데......

이동형 :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싸이월드는 결국 우리 사회의 반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단 싸이월드는 우리나라의 법 테두리 안에서 용인될 수 있는 가치들이 공존할 수 있다. 그리고 운영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여러 가지 갈등들은 1천만 회원들이 선택하게끔 해야 한다. 싸이월드 기획자가 15명 정도밖에 안 되는데, 그들이 먼저 결정하고 그것을 1천만에게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프레시안 : 여러 가지 문제들이 싸이월드 안에서 자정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인가?

이동형 : 싸이월드는 이미 그 자체가 거대한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이 안에 기업도 들어올 테고, 사회단체도 들어와 활동을 할 것이다. 회원들 사이에 열띤 토론도 존재할 테고.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의 가치가 만들어지지 않겠느냐. 그것은 또 현실의 한국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 될 테고. 싸이월드 디자이너들이 전부 여성인데, 그들 취향에 맞는 것만 강요한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느냐? (웃음)

***"미니홈피 성공, 자기 표현 욕구의 증대가 직접적인 원인"**

프레시안 : 잘 들었다. 싸이월드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된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자는 프리첼 유료화로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라고도 한다.

이동형 : 사실 나는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온 국민이 들어올 서비스라는 것을 확신했다. (웃음) 프리첼 유료화는 본질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카메라나 MP3 음악 파일처럼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면서, 그것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욕구가 생긴 게 아닐까? 그게 미니홈피 확산의 직접적인 이유이다.

프레시안 : 아까도 잠시 언급이 됐지만 홈페이지 서비스가 한 때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물론 당시 인터넷 인프라와 지금을 직접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이동형 : 기존 홈페이지 서비스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일단 만들기도 복잡하고 관리도 복잡했다. 누구나 손쉽게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다른 하나는 홈페이지에 내용을 채운 뒤 알리는 것도 힘들었다. 홈페이지의 내용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큰 즐거움인데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싸이월드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업데이트가 되면 내 지인들에게 업데이트가 됐다는 사실이 바로 공지가 되고. 또 '1촌 파도타기' 등을 통해 접근하기도 쉽게 만들었다.

프레시안 : 향후 제공될 페이퍼 서비스에 대해서도 잠깐 얘기를 해보자. 이동형 본부장은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친밀감의 영역은 미니홈피에서, 정보공유는 클럽이나 향후 제공될 페이퍼 서비스를 통해 구현할 것이라는 얘기한 적이 있다. 페이퍼는 어떤 서비스인가? 비밀인가? (웃음)

이동형 : 각자 서비스의 역할이 있다. 페이퍼는 지금 싸이월드를 보면서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내가 정리한 자료를 많은 사람한테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 싸이월드 회원 중에는 전문가도 많고, 수준 높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준전문가들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 생산물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거다.

프레시안 : 블로그 서비스와 차별성이 있는가?

이동형 : 사실 블로그는 단순히 도구일 뿐이다. 블로그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싸이월드 미니홈피보다 좀더 공적인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쉽게 만들 수 있되, 여러 사람들한테 알리기 쉬운 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메일 매거진이 있다. 미니홈피가 홈페이지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라면 페이퍼는 이메일 매거진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될 듯하다. 이 정도 공개하면 다 말해준 셈인데... (웃음)

프레시안 : 여전히 감은 잘 안 오지만 기대해 보겠다. (웃음)

***"수익 모델도 싸이월드 가치와 조화가 돼야"**

프레시안 : 사실 커뮤니티 서비스의 수익 모델을 찾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미국에서도 커뮤니티 서비스가 있었는데,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다 실패했다. 싸이월드도 도토리 수익이 만만치 않다. (웃음)

이동형 : 사실 한국은 세이클럽이 수익 모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사이버 공간에서 '웹 정체성'에 기반을 둔 또 다른 나를 꾸미는데 돈을 쓴다는 것을 보여줬으니까. 그것을 싸이월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조화시켜 '선물'을 할 때 도토리를 쓰도록 유도했다.

프레시안 : 싸이월드가 한창 어려울 때, '선물 원칙'을 깨려는 유혹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동형 :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선물 원칙'을 깨면 싸이월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배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적으로 반대도 많았고.

프레시안 : 기업 미니홈피가 늘고 있다. 내부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이동형 : 사실 그것은 기획된 서비스는 아니고, 급조된 서비스다. 사실 싸이월드에 배너 광고 같은 것이 없다. 기업들은 싸이월드에 광고를 하려고 하는데...

프레시안 : 그렇게 배너 광고 없는 싸이월드가 다른 서비스와 차별되는 점이기도 하다.

이동형 : 사실 장기적으로 싸이월드는 기업 미니홈피를 허용할 생각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있는 것처럼 사람과 기업 사이의 관계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싸이월드가 훨씬 더 빨리 성장하면서, 기업 미니홈피를 우선 허용한 것이다. 단 기업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는 질적으로 다르니까,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맺도록 할 예정이다.

***"'투명한 관계' 지향하기, 쉽지 않다"**

프레시안 : 싸이월드 안에서 개인 정보 보호도 큰 문제다. 싸이월드가 갑자기 커지면서 '사람 찾기 기능'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동형 : 실제로 스토킹과 같은 사례가 있다. 실제로 사람 사이에는 좋은 사이도 있고, 나쁜 사이도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나쁜 게 과거에 좋은 사이였는데 현재 나쁜 사이가 된 경우다.

프레시안 : 그런 사이가 또 호기심이 많다. (웃음)

이동형 : 그래서 최근에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능을 계속 추가했다. 공개, 비공개도 회원 각자가 판단해서 할 수 있도록 했고. 앞으로도 회원들의 요구가 있으면 계속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다.

프레시안 : 이런 지적들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기능을 첨가하면서 애초에 싸이월드가 의도했던 '투명한 관계'를 지향하는 것과는 배치되는 측면이 많다. 이런 경향이 심해지면 1촌으로 엮인 이들 외에는 미니홈피를 통한 의사소통은 아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동형 : 실제 사회도 그렇다. 사실 우리가 실제 사회에서 이런 저런 계기를 통해 관계를 만들지, 무차별적으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싸이월드 규모가 커지면서 점점 현실 사회랑 닮아가는 과정이다. 이미 싸이월드는 소수 기획자들의 공간이 아니라 싸이월드 고객들이 만드는 공간이 돼 버렸다. 우리는 최대한 그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싸이월드 닫힌 공간이다"-"신뢰에 기반을 둔 열린 공간"**

프레시안 : 싸이월드가 사이버 커뮤니티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회의적인 견해가 많은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싸이월드가 닫힌 공간이라는 지적이다. 싸이월드 안의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싸이월드에 가입해야 한다. 싸이월드 안에서는 바깥과 연결망을 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 닫힌 특징이 사이버 공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까?

이동형 : 싸이월드가 지향하는 것도 '열림'이다. 우리는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실명'이라는 최소한의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싸이월드가 강조하는 것은 '신뢰와 자율'이다. 직원들 사이뿐만 아니라, 직원과 고객, 고객들 사이에도 신뢰다운 신뢰가 형성돼야 싸이월드 사회가 유지된다. 신뢰는 나를 투명하게 노출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 최소한의 조건이 '실명' 아닐까?

프레시안 : 그 투명성이 꼭 실명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미니홈피에 접근하는 데 장애물이 계속 만들어지는 현실에서, 실명만 강조하는 것은 비대칭적이다.

이동형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실명은 1차적으로 나를 책임 있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투명하게 드러낸다는 얘기다. 언제나 가면 뒤에 숨을 수 있다면 그것은 깨끗한 게임이 아니다. 싸이월드가 1촌을 권유하는 것도 누구나 실명으로, 자신의 1촌들 즉 지인들을 걸고 싸이월드 안에서 사회 활동을 하라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접근해서 자유롭게 글을 읽고, 의견을 피력하고, 그러면서 다양성이 증가하는 공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공간은 싸이월드가 지향하는 공간은 아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를 더 편하게 생각하고, 이 쪽에 더 끌린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아주 논쟁적인 문제라 양보할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이름을 노출시키는 대신에 미니홈피에 들어있는 '나의 역사'를 보증으로 웹 정체성을 내세우는 대안은 어떤가?

이동형 : 싸이월드는 가면무도회장이 아니다. (웃음) 만약 가면무도회와 같은 서비스가 제공되면 그런 데서는 그것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익명의 공간은 클럽 안에 가능하도록 했다.

***"싸이'코리아'가 아니라 싸이'월드'다"**

프레시안 : 한국 사이버 커뮤니티의 역사를 쓴다면 2004년은 '싸이월드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5년을 달려왔는데, 앞으로 비전을 듣고 싶다. 우선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이동형 : 싸이월드를 찾는 많은 고객들을 보면서 도대체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싸이월드는 뭘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도토리 판 돈으로 자족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실망을 주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번 돈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앞서가는 서비스로, 해외에서는 개척하는 서비스로.

프레시안 : 일본이나 미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능성은 있는가?

이동형 : 일본은 우리와 정서가 비슷하니까 가능성이 있고, 미국인들도 같은 사람이라서 똑같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을 뿐이다. 내 친구랑 전화하는 대신 미니홈피를 통해 의사소통을 해라, 이런 싸이월드의 제안이 특정 계층한테는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미국의 20대 여성들도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 하고,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한다. 특별한 날 쪽지나 엽서 쓰는 걸 좋아하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싸이월드가 통하도록 도전해볼 생각이다. 그래서 이름도 싸이'코리아'가 아니라 싸이'월드' 아닌가.

프레시안 : 방금 경영의 비전을 말했는데, 그럼 싸이월드의 비전은 무엇인가?

이동형 : 전 세계 사람들을 사이좋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사실 서로 잘 몰라서 전쟁이 나고, 갈등이 생기는 게 아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면 훨씬 더 긍정적인 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싸이월드가 그것을 매개하는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한 가지 덧붙이자면 싸이월드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싸이월드 기획자들과 일부 싸이월드 고객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의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싸이월드의 행보는 곧 우리나라 사이버 문화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형 : 좋은 생각이다. 싸이월드의 미래를 계속 지켜봐 달라.

프레시안 : 행운을 빌겠다. 오랜 시간 감사하다.

***인터뷰 후기**

이동형 본부장은 최근 인터넷 비즈니스계의 가장 주목받는 기린아다. 잘 나가는 싸이월드를 SK커뮤니케이션즈에 넘기고 '야전 사령관'으로 남은 이동형 본부장은 인터뷰 내내 '싸이월드의 미래'에 '사람살이의 미래'를 겹쳐보였다.

실제로 만난 이동형 본부장은 '장사꾼'이라기보다는 '몽상가'에 가까웠다. 또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컴퓨터에 문외한이었다던 고백에서도 알 수 있듯이, 디지털적 요소보다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다른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근본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서비스가 통할 것"이라는 그의 '몽상'은 5년 만에 전 국민의 5분의 1이 싸이월드를 선택하면서 사이버 문화에 한 획을 긋는 '현실'이 됐다.

한편 그는 비교적 '온건한 개혁가'로 보였다. 사이버 공간에서 현실 세계와 전혀 다른,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사이버 공간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최대한 확장하는 것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은 그런 그의 면모를 보여준다. 열린 싸이월드를 지향하면서도 '실명제'를 고수하는 것에도 그의 고민이 엿보였다.

그는 또 현실을 냉소하기보다는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이다. 그는 '싸이월드의 미래'만큼이나 '사람살이의 미래'도 낙관했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면 세상이 지금보다 좀더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은 곧 싸이월드를 5년 동안 이끌어 온 힘이기도 하다.

온 세상 사람들이 싸이월드를 통해 '사이좋은 사람들'이 되는 세상, 이런 꿈이 또 다시 어떻게 현실의 '단단한 벽'을 깨고 실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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