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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 우주를 바꾼다"

김지하 달마展-가을에서 봄까지 <1>

***연재를 시작하며...**

지긋지긋한 더위였다. 그러매 지금 내 목덜미를 스치는 초가을바람 한 오리가 똑 보석 같다.

여름을 피해 가을에서 봄까지 내 나름의 달마(達磨)를 <프레시안>에 한 주마다 한 번씩 전시하기로 한다. 세상이 크게 변하고 그 세상을 밀고 가는 주체의 세대도 크게 변했다.

절집에서나 유행하는 본디의 달마와는 역시 크게 다른 익살, 청승, 기쁨, 눈물 따위 희로애락을 달마화법 근처에서 패러디해본다. 계율이 엄한 절집에 도리어 우스개가 많듯이 뭔가 까다로운 기강이 요구되는 이 시절에 유머와 괴기와 황당이 더욱 필요하겠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6일에 나는 여러 동료들과 함께 사단법인 '생명과 평화의 길' 창립대회를 마쳤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살리고 모두와 모두 사이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서다. 창립을 계기로 '생명평화선언'을 발표했고 거기에 터를 둔 우리의 로고, 우리의 화두를 다음과 같이 정했다.

'그늘이 우주를 바꾼다'

동일한 제목의 달마를 전시 제1호로 내어보낸다. 그림마다 간단한 우리말 화제(畵題) 이외에 짤막한 밑글을 달기로 했다. 옛 그림 여백의 붙임글을 흉내 낸 한 가지 너스레다.

"가을에서 봄까지"

아마도 2004년 9월에서 2005년 3월 근처까지가 될 것 같다.

2004년 9월 1일
일산에서 김지하 모심.

***그늘이 우주를 바꾼다**

<그림 넣기>

무의식의 어두운 '그림자', 그 잠복한 고통과 불만을 도리어 '살리고' '의식화'하는 것을 일러 판소리에서는 '그늘'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절집에서는 '번뇌'라고도 부른다.

번뇌 없이는 부처도 없다. 그러매 그늘은 부처만한 우주적 크기를 갖는다.

앞으로 1백년 동안의 폭염(暴炎), 지독한 무더위가 지구를 강타할 것이라 한다. 건조하면서도 서늘한 중앙아시아로 수수 만만의 별장들이 들어서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곳에서 전쟁이 또한 끝없이 계속되는 건 아닐까? 아니면 지구 탈출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마땅히 우주를 바꿔야 할 것이다. 지구 주변 우주 질서를 조절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이 그것을 그리 할 수 있을까? 그늘이란다.

아, 그늘!

가슴에 품은 한(恨) 또는 고통의 검은 그림자!

그리하여 검은 그림자는 마침내 초월적 중력인 '흰 그늘'로 그 차원이 변한다는 것이다.

아, 흰 그늘!

내 말이 아니다. 1850년대 충청도 연산(連山) 인내강변 띠울마을에 살던 기이한 사람, 연담(蓮潭) 이운규(李雲奎) 선생의 말씀이란다.

한국 회화사에서 빛나는 최고의 달마화가 김명국(金明國)의 호가 동일한 '연담(蓮潭)'인 것이 또한 기이하고 기이하다.

'그늘이 우주를 바꾼다'를 화두로 한 '생명평화선언'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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