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후 자취를 감춘 멸종위기종 큰고니가 금강에 다시 안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문 개방 효과라는 평가다.
17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세종시 조류모니터링 실시 결과, 지난해 겨울 금강 인근에서 총 70종 4238개체의 조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물새는 40종 3433개체로 조사됐다.
2018년 63종 2717개체(물새 35종 1759개체)에 비해 종과 개체수 모두 증가했다.
특히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20개체가 이번 조사 중 금남대교 인근에서 확인됐다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밝혔다. 큰고니는 4대강 사업 후 이 지역에서 사라졌다가, 2017년 수문 개방 후인 2018년 겨울 다시 확인됐다. 당시 확인된 큰고니 수는 9개체였다.
2년 연속 이 지역에서 큰고니가 확인된 데다, 발견된 개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큰고니가 금강에 돌아왔음을 확인하게 된 셈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아울러 4대강 사업 전 최대 5000개체까지 확인되던 멸종위기종 2급인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도 사업 후 자취를 감췄다가 수문 개방 후 돌아왔다고 밝혔다.
2018년 17마리(큰기러기 11개체, 쇠기러기 6개체)가 돌아온 후, 지난해 겨울에는 큰기러기 488개체, 쇠기러기 243개체가 확인됐다.
4대강 사업 이전 300~500마리가 서식하다 4대강 사업 후 사라진 황오리도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 관측됐다. 2017년 7개체가 발견된 데 이어 2018년 61개체, 지난해는 200개체로 늘어났다.
큰고니와 큰기러기, 쇠기러기, 황오리는 모두 모래톱이 있는 낮은 수심 하천에 서식한다. 세종보 수문을 개방함에 따라 다시금 모래톱이 살아나면서 이들 종도 금강을 다시 찾았다는 증거가 되는 셈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아울러 물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수금류(오리류) 중 청머리오리, 흰비오리, 댕기흰죽지가 이번 조사에서 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오리는 모두 얕은 물을 선호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합강리와 공주보 수문을 개방한 후 서식환경이 개선되면서 이들 물새가 다시 이 지역을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문개방 후 월동조류 서식밀도와 개체수가 증강하는 경향성을 확인해 유의미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총 11종의 법적보호종이 확인됐다. 큰고니, 큰기러기, 황조롱이, 쇠황조롱이, 참매, 새매, 흰꼬리수리, 독수리, 큰말똥가리, 흑두루미, 흰목물떼새, 원앙 등이다. 이는 2018년 대비 검은목두루미 1종이 감소한 결과다.
세종시 건설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15종의 법적보호종 서식이 확인된 바 있다. 아직 법적보호종 전 개체가 돌아오지는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문개방 3년이 지나면서 조류 개체수와 종수가 모두 증가하는 추세"라며 "조류서식처를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정밀한 조류조사를 통해 향후 습지보호지역 지정 추진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일 단안전수조사로 시행됐다. 세종시와 부강 경계지역에서부터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교각까지 약 12㎞ 구간이 조사 대상지였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15년 겨울부터 매년 겨울철새 모니터링을 진행해 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