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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만, 12년만에 정기항공노선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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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만, 12년만에 정기항공노선 부활

정부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中 “협정체결, 충분히 이해”

한국-대만간 민간 항공협정이 1일 체결돼 양국간 정기항공 노선 운항이 12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관련 민감한 시기에 체결이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정부는 그러한 연관성을 부인했고 중국정부측도 한-대만간 협정 체결에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대만 민간항공협정 체결, 정기항공노선 부활**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타이베이에서 황용식 주타이베이 한국대표와 이재방 주한타이베이 대표 서명으로 지난 92년 한-중 수교에 따라 폐지됐던 한-대만 항공협정이 부활됐다.

항공협정은 통상 정부간 체결되지만 이번 협정은 한-대만간의 특수한 외교적 관계를 고려, 양측 민간 대표부간에 체결됐다. 이에 따라 지난 92년 9월 이후 중단됐던 양국간 정기항공 노선 운항이 12년 만에 재개되고 양국 항공기의 상호 영공통과도 다시 허용될 예정이다.

건교부는 이번 협정체결에 따라 현재 전세기 형태로 운항되고 있는 한-대만 항공편이 정기편으로 전환되고 운항횟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대만 항공사들은 서울-타이베이 여객노선을 주 18회(4천5백석 이내) 운항하고 기타 노선은 수요에 따라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게 됐으며 화물편은 한-대만 주2회를 각각 운항하되 운항개시 시기는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현재 인천-타이베이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중화항공, 에바항공이 각각 주 7회 운항하고 있으며 제주-타이베이 등 기타노선에는 대만 항공사들이 주 27회 운항하고 있다.

***경제적 이득 및 인적교류 활성화 기대**

이번 협정 체결로 기대될 수 있는 효과로는 항공 증편 이외에 우선 항공사들의 비용절감이 예상된다. 그동안 동남아를 오갈 때 중국이나 필리핀 영공쪽으로 우회 운항했던 항공사들이 앞으로는 대만영공을 통과할 수 있게 돼 연료비 및 영공통과료를 연간 3백30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생긴 것이다.

아울러 양국간 경제교류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교된 상황에서도 한-대만은 경제교류는 꾸준히 늘어나 현재 각각 5대 무역 상대국으로 자리매김돼 있으며 우리측은 지난해 기준 대만에 70억 달러를 수출하고 59억 달러를 수입, 11억 무역흑자를 기록했었다.

게다가 인적교류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2년 단교 당시 양측간 연간 총 42만명이 상호방문했으나 단항후 20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었다. 그러나 지난 92년 9월 전세기편 형식으로 양국간 항공기 운항이 이뤄지면서 2003년 30만6천명, 올 1-7월에는 한국인 9만명이 대만을 방문하고, 17만명 이상의 대만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26만명 이상으로 교류가 다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측에서는 인적교류 등으로 관광수입이 1천8백억원 이상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대만 항공사들은 부산, 제주, 청주 등에 취항할 예정이어서 지방경제활성화도 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정부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中 “협정체결, 충분히 이해”**

한편 이번 한-대만 항공협정 체결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반응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로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었기에 이번 복항이 왜곡 문제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복항 문제는 이미 10년전 중국과의 수교 당시부터 양해가 이뤄지던 것”이라며 “앞으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가일층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그러한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과는 경제통상 등 실질분야에서 발전으로 유지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같은 복항 협정 체결 내용을 지난달 31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이미 중국측에 공식 통보했는데 이에 대해 중국측은 “이미 양해된 사항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충분히 배려한, 민간차원의 상업적인 교류라는데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한국이 수교이래 충실히 견지한 것을 평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고구려사 문제와 대만 문제는 연계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혀왔다”며 “중국도 이번 협정이 다른 상황과 연계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고 당국자는 덧붙였다.

중국은 다만 이번 협정이 “지역적, 민간 상업적 항공교류라는 측면”이라고 지적, 국가적 협정이 아닌 지역적 협정임을 강조하는 등 하나의 중국 원칙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대만과의 복항 교섭이 10년이나 걸린 데 대해서는 그 당국자는 “대만이 그동안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은 데 따른 것”이라며 “작년부터 대만이 상당히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 타결되게 됐다”고 밝혔다. 대만이 이러한 조건들을 붙인 이유에 대해서는 단교 시점까지 한국은 대만에게 ‘상당히 중요한 이웃나라’였으며 단교로부터 오는 충격이 대단히 컷던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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