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 최대 접전지로 불리는 부산에서의 승리를 위해 치열한 공천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수가 40여 년이나 독점해 온 부산 금정구는 3선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무주공산의 격랑에 휩싸이는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당에서는 뚜렷한 후보를 내놓지 못하고 있고 민주당은 유일하게 김경지 전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지지세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 일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여성 정치신인으로 오랜 공무원 생활을 전라도에서 보낸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지역주의가 남아 있을 당시에도 당차게 공직 생활을 지내왔기 때문일까 <프레시안>과 만난 김경지 후보는 금정구를 보수의 철옹성이라고 의미하기보다 오히려 "구민들에게 변화에 대한 열망을 느꼈다"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아래는 김경지 금정구 예비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부산에서는 처음 총선 출마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자신을 소개한다면?
김경지 : 저의 정치에 대한 열망과 관심은 꾸준하게 있어왔다. 그러나 정식으로 정치를 하겠다 마음먹고 당원이 된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을 하면서 정치에 입문을 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6월 금정구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받고 현재 금정구 총선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저를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제도권 내에서 단련된 민주화 세대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저는 지난 1985년 군부독재가 한참 절정일 때 대학에 입학했다. 그래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민주화에 대한 개념과 그에 대한 열망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후 학교 때 했던 생각들을 제도권 내에서 원칙으로 구연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행정고시를 쳤고 공무원 재직 중에 사법고시를 쳤다. 20대 때 가졌던 생각들을 제도권 내에서 녹여내고자 노력했고 이제는 하고자 했던 일을 의사결정 구조에 있는 정치에 제가 직접 나서서 하고자 한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 결정해 나서게 됐다.
지금까지 저의 정치적 이념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본다면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모두를 통틀어 말한다면 고 노무현 대통령이다. 제가 20살 때 이미 연사로 많이 접했고 노동운동, 시민운동의 대표주자셨다. 그분이 살아온 흔적들을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고 봐왔기 때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금도 제가 어려운 결정을 할 때 그분의 원칙을 종종 생각한다.
프레시안 : 공직생활을 부산보다는 전라도에서 오래 한 것으로 안다. 부산을 출마지로 정한 이유는?
김경지 : 저는 27살에 공부를 위해 부산을 떠났고 49살에야 돌아왔다. 첫 공직 보임을 받은 곳은 전라남도였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으로 집권한 시기였기에 지역 갈등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저는 전라도에서 부산사람 그것도 여성이 공무원을 한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전라도로 가겠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 이것은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것이다. 당연히 저의 뼈대는 부산이기에 돌아온 것이다.
프레시안 : 금정구는 3선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민주당에게는 여전히 험지다. 지역 민심은 어떤가?
김경지 : 저는 사실 김세연 의원과 공정한 경쟁을 하고 싶어 금정구로 온 이유도 있다. 지역위원장 되기 이전부터 부동산에 찾아가 김세연 의원 사무실 인근에 빈 사무실을 구해달라고 했고 현재의 인접한 위치에 사무실을 얻게 됐다. 지역위원장이 된다면 지역위원장으로서 아니라면 변호사로서 김세연 의원과의 경쟁을 벌이고 싶었다.
왜 금정구였냐고 한다면 과거 제가 민주화 운동을 잠시나마 했지만 다른 선배들에 비해서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부끄러움이 있다. 민주화 운동과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경험과 변호사로 일한 경험의 총화로서 마지막 결정이 정치였다. 그렇다면 이것이 총선에서 만에 하나 못 이기더라도 철옹성이라고 불리는 이곳 금정구에서 싸우는 것이 그 자체로 민주당에 이바지하는 것이고 제가 20살에 생각했던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했다.
보수의 철옹성이라고 했지만 후보 등록을 하고 지역을 다녀보니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3당 통합 때 금정구만 빼고 다 민주당 계열의 국회의원이 당선됐었다. 결국 부자 32년과 다른 사람을 합치면 40년 동안 집권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지역구민들의 변화의 열망이 내부에서 용솟음치고 있었다.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긴 했지만 그분의 결정은 결정이고 금정구를 보수의 텃밭 보수의 철옹성이라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한다. 자연도 순리가 있고 역사에도 순리가 있듯이 40년간 한 정당이 했기에 오히려 저는 정말 할 만하다고 느끼고 있다.
제가 맨 처음 지역위원장 됐을 때 지역을 돌아보면서 듣는 변화의 목소리는 컸다. 이 지역 승리하기 위해서 당원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소위 보수에 있는 원로들도 '이제는 바꿀 때도 됐지'라고 말을 많이 해주었다. 그렇기에 이 지역을 안다면 보수의 철옹성이 아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당락을 떠나 구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은 높았다.
프레시안 : 금정구가 무주공산이 되면서 민주당으로 출마를 고려하는 인물들이 많아졌다. 예비경선이 진행된다면 승리할 수 있는 비책이 있다면?
김경지 : 지금은 저 혼자다. 당에서 공천을 위한 심의가 진행되고 있기에 제가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 다만 삼자 경선이든 양자 경선이든 선거의 원칙은 동일하다. 당내 경선에서는 당원들의 마음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구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본선에서는 전체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결국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오히려 당내 경선이 본선에서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프레시안 : 부산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 이후 여론이 좋아졌다가 조국 사태와 유재수 부시장 사건, 후보자들의 간 갈등으로 민주당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경지 : 저는 제도권 내에서 정치 신인이지만 사실은 20살 때부터 넓은 의미의 정치활동에 오랜 관심을 가져왔었다. 지난 세월 동안의 장기적인 정치 추세를 보면 2016년 선거 당시와 비슷하거나 더 좋은 국면이다. 2016년에는 우리는 구청장도, 구의원도 몇 명 없었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이제는 민주당도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들이 다 있기 때문에 구민들에게 친숙해졌다. 오히려 2016년 총선보다 상황은 좋아졌다. 다만 이같은 문제가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저희 나름대로 후보자들끼리 함께 극복하는 상황을 만들어가야 한다.
프레시안 : 금정구는 과거 부산의 대문 역할을 하며 김세연 의원과 그의 아버지 고 김진재 의원이 40년가량 독점해 온 곳이다. 그럼에도 현재 중심지보다는 낙후된 것이 현실이다. 향후 발전 방향이 있다면?
김경지 : 금정구의 가장 큰 장점은 교육, 문화 인프라다. 그리고 4개 대학에 있는 연구자원, 젊은 문화, 대학 앞 문화들이 있다. 요즘은 아이디어 하나가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는 시대다. 이곳에서 졸업한 청년들이 지역에 계속 머무르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화적 환경, 국가적 지원을 결합해 내고 싶다. 단순히 공간을 임대하고 있는 창업빌딩은 이미 있다. 큰 비전이기에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청년이 문화와 부산대를 비롯한 4개 대학의 연구인력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금정밸리'를 만들고 싶다.
이미 부산대 사거리를 중심으로 청년 문화인들이 계속해서 스스로 공연을 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이곳이 개발이 되고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내몰리게 됐다. 일부는 장전동에 남았으나 대다수는 인근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대의 장점은 예전에는 젊고 활기찬 청년 문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문화가 보이지 않고 흔한 상업화가 되고 있다. 그 요인은 임대료 상승 등이 있는데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저 스스로도 고민이 많고 금정구의 청년 문화를 살려내기 위해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프레시안 : 침례병원 파산으로 사실상 지역이 의료공백을 맞이했다. 여전히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는데 어떤가?
김경지 : 이 부분이 40년 동안 한 정당이 계속해서 당선된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낙후성까지 모든 것이 한 궤에 물려있다. 보수와 진보가 치고받으면서 파이팅하고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침례병원은 지난 2017년 7월에 파산 선고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행정 절차대로 지연되는 걸 방치한 영향이 없지 않아 있다.
부산시에서는 지방재정을 투입할만한 사업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결과가 나오면 정치권에서 부산시와 긴밀하게 의논해서 빠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공공병원화나 건강보험공단 직영이든 구민들 입장에서는 종합병원이니 어느 방향이든 빨리 해결되는 것이 맞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에 현 김세연 의원이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아직 용역을 발주도 하지 않았기에 언제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먼저 부산시의 용역 결과가 나온다면 논의를 해야겠지만 공공병원화를 시켜 의료공백을 메꿔야 한다. 특히 심혈관 질환의 경우 응급실이 멀리 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에 심각한 문제다. 당선된다면 침례병원 정상화에 중점을 두고 여당의 역량을 동원하겠다. 부산시도 이 문제를 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프레시안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경지 : 보수당 계열에 정당이 40년을 넘게 독점해오면서 지역이 낙후되어 왔다는 결과가 나왔다. 정치는 서로 경쟁할 때 긴장하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더 이상 낙후된 상태를 방치하지 않고 금정구가 제대로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구민들과 더욱 소통하고 저 스스로도 부산대를 졸업했고 지역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으며 다른 지역보다 대학들도 많기 때문에 청년 문제 해결에 먼저 앞장서겠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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