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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지율스님 '목숨건 단식'에 흔들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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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지율스님 '목숨건 단식'에 흔들리기 시작

김양수 "환경평가 재실시 청원하겠다", 우리당도 움직임 감지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터널을 반대하며 청와대 앞에서 목숨을 건 단식중인 지율스님을 살리기 위한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인들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천성산이 관할구역인 경남 양산의 지역구 의원인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이 지율 스님 지지를 표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천성산 지역구 김양수 의원, "지율 스님 지지"**

김양수 의원은 24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중인 지율스님을 방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천성산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골자로 한 '국회 청원안'에 대해 검토를 받아 지율 스님의 승낙을 받았다.

한나라당의 당론은 현재까지는 '건설교통부 안을 따르는 것'이나, 천성산이 관할구역인 경남 양산 지역구 의원인 김양수 의원은 당론을 거스르고 지율 스님 지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얼마전 건설사 대표이면서도 '아파트 분양원가 전면공개'를 강력히 주장해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도 했던 김 의원은 24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사실 지역의 표를 생각하면 이렇게 지율 스님의 입장에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며 "지역에서는 자연 보전 때문에 지역 개발이 지체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그동안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 의원은 "하지만 환경을 지키자는 큰 원칙과 일방적으로 정부가 주도해온 국책사업에 대한 지율 스님의 문제제기에 공감을 했다"며 "새만금 간척사업, '부안 사태'에서 봤듯이 제대로 된 절차 없이 밀어붙이는 기존의 정부 관행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율 스님도 무조건 공사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실시하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내에서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정치권 안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해 천성산 살리기에 주력하겠다"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천성산 구간 환경영향평가 재실시'에 대한 의원 청원을 금명간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 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위한 결의안(가칭)' 제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도 "김 의원과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혀, 정치권의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움직임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의원, "마음은 아픈데, 해결은 어렵고..."**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움직임과는 달리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 열린우리당이 보인 행동은 열린우리당 소속인 임종인 의원이 민주노동당 단병호·조승수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과 함께 '천성산 구간 환경재평가 실시'에 대한 서명을 받는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율 스님의 단식이 계속되면서 지율 스님의 생명이 위태로워지자, 상황이 조금씩 변화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24일 지율 스님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오늘 방문은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 방침에 여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모색하겠다는 뜻이었다"며 "스님께도 정부의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율 스님이 고통스레 단식을 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이제 환경과 개발에 대해 뭔가 기준을 정립할 때가 됐다"며 "환경영향평가의 원칙을 재론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얼굴 비추러 간 것은 아니라며 조심스레 전망컨대 이 문제도 해결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한편 앞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서명을 주도하기로 했던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도 "사람이 죽는다는데 왜 서명을 안 하겠느냐"며 "지율 스님이 공사 완전 중단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고 나서 결정하자는 건데, 나는 그런 정당한 이유로 그분이 그렇게 돌아가시게 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문제를 꼬이게 한 청와대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여당 의원들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24일로 지율 스님의 단식은 56일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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