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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김웅, 새보수당으로...결국 '정치권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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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김웅, 새보수당으로...결국 '정치권 행'

한국당은 '조강특위' 전주혜, '배드파더스' 변호인단 등 女법조인 7명 영입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정책을 비판하며 검사직에서 물러난 김웅 전 법무연수원 교수(부장검사·사법연수원 29기)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입문을 선언했다. 그의 선택은 새로운보수당. 그는 입당 환영식에서 "제가 권력을 탐했으면 새보수당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새보수당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전 부장검사의 영입 행사를 열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 2018년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검경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하다가 지난해 7월 법무연수원 발령을 받았다.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고 검찰 직접수사 축소 등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자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이를 비난하며 사표를 냈다.

김 전 부장검사의 영입에는 새보수당 좌장 격인 유승민 의원이 직접 나섰다. 유 의원은 자신이 이혜훈 의원과 함께 김 전 부장검사를 여러 차례 설득했다면서 그의 사직에 대해 "검사들이 이런 기개를 갖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좋은 의원이 되려면 (일단) 의원이 돼야 한다"며 "저는 환영하는 입장에서, 특히 설득했던 입장에서 김 전 부장검사가 좋은 의원이 되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환영식에서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을 만나면 그게 그냥 개혁이 돼버리고 공정과 정의로 둔갑했다"며 "살아 있는 권력 비리를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 됐다.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이 됐다. 서민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조롱받는 세상이 됐다"고 현 집권세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검찰에서) 저만 빠져나온 것 같았다. 그래서 폭풍 속으로 한번 뛰어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것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다.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기자들로부터 전날 추 법무장관이 '검사동일체 원칙은 사라졌다'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감독 말 듣지 말라. 코치도 마음대로 바꾸겠다'고 하는 것으로 들렸다. 선수는 감독 말을 듣는 게 아니라 팬을 위해 뛰는 것이고, 구단주와 감독은 따로 역할이 있다. (추 장관의 발언은) 구단주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 '새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논의 중인데, 한국당과도 같이 정치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처음에 유 의원이 (영입을 설득하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더라. 현재 '친문(親문재인) 패권주의'와 싸우는 게 중요한 가치여서 같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새보수당의 지향, 과거 보수에 대한 반성은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자신의 정치적 진로에 대해 "정치를 할 거면 국회에 들어가 법을 만드는 권한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도 "입당한 지 며칠 안 돼서 지역구냐 비례대표냐 하는 것은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사표가 2월 3일에 수리돼 지역구 출마는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선거법상 (공직자 사퇴는) 접수일 기준으로 안다"고 했다. 그가 사표를 낸 것은 지난달 14일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당시 사표 제출일에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의 변에서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다. 철저히 소외된 것은 국민"이라고 정부의 수사권 조정 방안을 비판하며 "검찰개혁이라는 프레임과 구호만 난무했지, 국민이 이 제도 아래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게 되는지 설명은 전혀 없었다. 의문과 질문은 개혁 저항으로만 취급되었다"고 비판했었다.

그는 "이 법안들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며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된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사법통제와 사건 종결 기능을 제거하고서 형사부가 강화되느냐? 자동차 엔진 빼고 핸들 떼고서 바퀴만 더 달면 그 차가 잘 나가느냐"며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 경찰이나 검찰이나 늘 '통제되고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검찰 내부를 향해 "검찰 가족 여러분,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마시라. 봉건적인 명예는 거역하시라. 우리는 민주시민"이라며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榮華)일 뿐이다. 그 대신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고 경고하기도 했었다. 그의 글은 당시 검찰을 넘어 시민사회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입당 환영식에서, 그는 자신의 정치 입문으로 오히려 사직으로 밝힌 진정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그런 의심은 당연하다 생각하고, (제가) 정치를 한다고 하면 저를 응원한 후배들(의 뜻)도 왜곡될 수 있다는 각오를 했다"면서도 "어차피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준 사람들은 제 의도를 알 것"이라며 "또 제가 권세나 권력을 탐했으면 이 당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과 이 의원 등은 이 말에 웃음을 터뜨렸고, 하태경 책임대표의 얼굴도 웃음을 참느라 벌겋게 달아올랐다.

▲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사내전> 저자 김웅 전 부장검사 영입 행사에서 환영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여성 법조인 7명 영입…黃 "文정부는 법치 근간 무너뜨린 정권"

한국당도 이날 여성 변호사 7명에 대한 영입 사실을 발표했다. 과거 '전원책 조강특위' 멤버였던 전주혜 변호사와 정선미·김복단·유정화·홍지혜·오승연·박소예 변호사 등 일-가정 양립, 성평등 분야에서 주로 활동해온 이들이 대상이 됐다. 홍 변호사는 특히 최근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사건, 이른바 '배드 파더스(Bad fathers)' 명예훼손 사건 변호인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환영식에서 "오늘 인재영입 키워드는 여성, 정치, 법치, 생활정치"라며 "그동안 여성과 취약계층을 위해 현장에서 열정을 바쳐 일해온 7분을 모시게 돼 기쁘다. 우리 당의 여성 친화 정당 면모가 더 강해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영입된 7분은 당 '여성공감센터'를 설치해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아직 대한민국에셔 여성이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공허한 말보다 실질적 도움이 절실한 만큼, 여성공감센터가 여성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환영식 인사말에서 "대개 남성은 직장 나가 돈만 벌어다 주고, 가정은 주로 여성이 꾸린다. 양육 등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모든 게 여성의 몫"이라며 "아이 낳아 키우는 것, 아이들 안전 문제, 양성평등, 가정폭력 등 여성이 중심이 되는 주제들이 많은데, (영입 인사들이)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한편 환영사에서 "저도 여러분 선배"라며 법조 경력을 과시한 뒤 "전문 영역은 다르지만, 법치가 무너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은 모두 같다. 이 정권은 법치주의 근간을 허물어뜨리는 정권"이라고는 메시지도 던졌다. 그는 "'우한 폐렴'으로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지금도 (정권은) 공수처 설치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하며 "여성 법조인 7명이 나라의 무너지는 법치를 바로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한국당 창당 및 한선교 의원 대표 추대 등과 관련해 자신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아무 거나 고발하는 게 아니다"라며 "고발받은 수사기관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 의원이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본인 소신대로 할 것이라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데 대해 "아무튼 다 협력해서 하겠다"고만 했다. 자신의 총선 출마 지역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질의응답을) 그만하자"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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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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