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국내 세번째 환자가 발열과 오한 등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는 서울 강남에 있는 성형외과와 호텔에 체류했으며 한강 산책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입국한 이후 접촉한 사람은 현재까지 74명으로 확인됐다.
27일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발생한 세번째 확진환자(54세 남성, 한국인)의 접촉자와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공개했다. 다만 이동경로는 20일 입국 이후 처음 증상을 보인 22일부터 유증상자로 격리된 25일까지 사흘간으로 제한했다.
이 환자는 우한시 거주자로 명절을 맞아 20일 귀국했다. 귀국 당시에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가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났다. 25일에는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메르스나 사스 사례를 참고할 때 잠복기에는 감염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해 (증상이 없던 기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환자는 22일 개인 렌터카를 이용해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소재 의료기관(글로비 성형외과)에서 치료를 받는 지인의 진료에 동행했다. 이후 인근 식당을 이용하고 서울 강남구 소재 호텔(호텔뉴브)에 투숙했다.
23일에는 점심때 한강에 산책하러 나가 편의점(GS 한강잠원 1호점)을 이용했고, 이후 강남구 역삼동과 대치동 일대 음식점을 이용했다.
24일에는 점심때 이틀 전 방문했던 강남구 소재 의료기관을 지인과 함께 재방문했다. 오후에는 일산 소재 음식점과 카페 등을 이용했고, 저녁에는 일산에 있는 모친 자택에 체류했다.
25일에는 모친 자택에서 외출하지 않았고, 질본 콜센터(1339) 신고 후 보건소 구급차로 일산 소재 명지병원(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이송돼 격리됐다. 현재는 바이탈 사인이 대체로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폐렴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세번째 환자의 이동동선이 공개되면서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환자가 일산 스타필드 찜질방을 방문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카드사용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스타필드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정 본부장은 환자의 신고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환자가 증상을 감기·몸살이라고 생각해 우한 폐렴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며 "환자가 주관적으로 폐렴 초기증상을 감별하기 어려운 만큼 우한을 다녀온 사람의 경우 증상이 있다면 자가격리 상태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장시간 체류한 시설인 의료기관과 호텔은 환경소독을 완료했다"며 "(다른 이동 경로인) 식당 등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방역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 환자가 20일 귀국한 이후 접촉한 사람은 현재까지 74명이다. 접촉자 가운데 1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으나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다.
접촉자 가운데 가족과 동행자 14명은 밀접접촉자로 판단해 자가격리됐다. 나머지 접촉자는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밀접접촉자는 환자와 접촉자가 함께 있었던 공간이 얼마나 밀폐됐는지, 접촉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역학조사관이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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