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관련, 중국 정부에 강하게 항의하는 한편, 실무대책협의회를 열고 범정부 차원의 대처방안을 협의했다. 한편 주한 중국대사관은 ‘비자발급파문’과 관련,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며 강한 톤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 2차 고구려사 실무대책협의회 개최, 방안 협의**
정부는 6일 오후 외교통상부에서 관련 부처 국장급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구려사 관련 제2차 실무대책협의회’를 개최, 일련의 중국측의 고구려사 왜곡 조치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처방안을 협의했다.
대책협의회 위원장을 맡은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는 “협의회에서는 중국측이 계속적인 고구려사 왜곡 활동의 심각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을 다각적으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정부는 ▲현 상황에 평가와 대책 ▲중국 현행 교과서의 우리 역사 기술 왜곡 현황 ▲향후 중국 교과서의 왜곡 개정 추진 가능성에 대한 대책 ▲한중간 학술문화교류분야에서의 우리 대응 ▲남북한간 학술교류 협력 문제 ▲고구려사 관련 국제학술회의 개최 문제 ▲우리 고대사 관련 해외 유명 사이트의 개재 내용 및 왜곡 현황, 시정 조치 등을 협의했다.
북한과의 공동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이수혁 차관보는 “이번 회의에서 공동대응 방안도 거론했다”면서도 “최근 남북 사정이 그렇게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지만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리는 등 상황이 진전될 때 이 문제에 관한 학술교류회의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차관보, “다른 방법으로의 지속적인 왜곡 시도가 문제”**
외교부측은 앞으로 좀더 적극적인 왜곡 시정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삭제뿐만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의 왜곡 시도를 막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수혁 차관보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우리가 요구한 것은 원상회복이었는데 그 대신 전체를 삭제했기에 요구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게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 홈페이지는 그들 스스로 담아야할 내용과 길이를 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홈페이지 삭제를 더 이상 문제삼지 않을 것인가’란 질문에 “삭제가 외교적으로 의미하는 바를 분석해봐야 하며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다만 자연스런 삭제가 아니라 전체를 삭제함으로써 또다른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러나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계속 왜곡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홍보자료나 역사교과서를 통해 중국측이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지속적으로 관철하려는 것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교과서 상에서 왜곡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그런 일이 없도록 대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중 외교부 아태국장, 中 당-정 방문, 항의 및 시정요구**
정부는 이밖에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준우 외교통상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통해 중국 정부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박 국장은 이날 오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를 방문, 류훙차이(劉洪才) 부부장과 리쥔(李君) 국장을 만나 중국 당국의 분명한 입장 표명과 더불어 즉각적인 시정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박 국장은 이 자리에서 고구려사는 우리 민족사의 불가분한 일부로 양보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강조하고 공산당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왜곡 조치 중지와 시정에 앞장서 달라고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국장은 이어 이날 오후에는 중국 외교부에서 왕이(王毅) 부부장, 추이톈카이(崔天凱) 아시아국장 등을 만나 외교부 홈페이지 복원은 물론 중국 지방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왜곡 조치와 일부 대학교재의 왜곡 기술을 시정하도록 요구했다.
***중국대사관, “‘비자발급거부’ 사실과 달라”-“국회의원 서류 2일 제출”**
한편 주한 중국 대사관은 ‘비자발급 거부 파문’과 관련, 이날 담화문을 통해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해명하고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담화문에 따르면 일부 국회의원들의 중국 여행비자 신청서는 모 여행사에 의해 8월2일 주한중국대사관 영사부에 제출됐으며 그 이후 정당한 규정에 근거, 절차가 모두 완료된 후 6일 비자를 발급했다고 대변인은 강조했다.
대변인은 담화문에서 “특히 고위직 인사들의 중국방문 비자를 처리할 때는 일정한 절차를 밟아야 하므로 신청한 비자의 종류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는 국제적인 관례로써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가 이같이 하고 있고 우리는 한국측 절차를 존중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그러나 “중국 정부는 한국의원들이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중국을 방문하거나 여행하는 것을 줄곧 환영해 왔다”며 “(그러나) 업무 심의 및 시간 관계로 일부 국회의원들의 중국방문에 불편을 드린 것에 대해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관계 언론사들이 사실 경위를 확인하기도 전에 추측성 보도와 논평을 해 사실을 왜곡하고 독자들을 호도한 것은 주한중국대사관의 명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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