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에 치명적인 페닐프로판올아민(PPA) 성분이 들어있는 의약품에 대한 병원 및 약국의 건강보험 청구건수가 최근 3년 6개월 동안 해마다 2천5백83만여건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PPA사용 남발, 뇌졸중 환자 위험에 노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의 의사 출신인 안명옥(50) 한나라당 의원은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PPA 성분 함유 의약품 전산청구 현황'을 토대로, 2001년부터 올 6월까지 PPA 함유 의약품의 건강보험 청구건수는 총 9천40만6천건, 연평균 2천5백83만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심사해 결정한 청구 금액은 총 3백95억5천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통계는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전없이 구입할 수 있는 PPA감기약 등을 제외하고 의사들이 처방을 내린 PPA약품만 통계를 낸 것으로, 실제로 일반국민이 복욕한 PPA약품은 이보다 몇배나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 의원은 "이는 PPA 함유 의약품이 얼마나 빈번하게 사용됐는가를 입증해 주는 수치"라며 "미국식품안전국(FDA)가 PPA 사용을 전면금지시킨 2001년 11월이후 우리나라 식약청이 PPA 성분 감기약에 대한 판금조치를 신속히 취했다면 뇌졸중 위험이 있는 PPA감기약 복용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백80만명의 뇌졸중 환자가 있으며, 식약청의 늑장조처로 이들 환자가 위험에 노출돼 왔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뇌졸중은 국내질환 가운데 사망률 1위의 질환이다.
***"유한양행 콘택600, 약4백79억원으로 가장 높은 생산 실적**
한편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실도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4년여간 'PPA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 지급 현황과 생산 실적'을 발표했다.
고경화 의원실에 따르면, 보험이 적용되던 PPA 의약품 가운데 가장 높은 청구액을 기록한 것은 영진약품의 '콜민정'으로 2001년 이후 4년간 총 79억5천만원을 보험재정에서 지급했다.
이번에 판매금지된 PPA 의약품 1백67개 품목 중 보험이 적용되던 약은 2004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46개 품목이다.
더구나 제약협회의 PPA 의약품 생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비보험약품의 청구실적까지 포함할 때 PPA 약품의 생산액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간 총 987억원에 달했다.
비보험약품까지 포함했을 때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유한양행의 높은 생산 실적이다. 유한양행은 '콘택600'으로 약 4백79억8천만원의 가장 높은 생산 실적을 기록했다.
'콘택600'은 PPA 논란에도 불구하고 생산실적이 2002년 1백46억여원에서 지난해에는 21.7%나 늘었다.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 보건복지위 소속 김선미 열린우리당 의원도 유한양행 출신이다.
***"국민의 소중한 돈으로 제약회사 배만 불려"**
고경화 의원은 "미국에서 PPA약품이 금지된 2000년 이후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보험 청구액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전체 생산실적의 경우 오히려 2002년보다 2003년에 늘어났다"면서 "이 기간동안 국가는 소중한 건강보험 재정을 400억원이나 쏟아 부어서 위험천만한 PPA 의약품을 국민들에게 사 먹인 꼴"이라고 성토했다.
고 의원은 "특히 비보험 약품까지 포함한 총 생산실적에서는 2002년보다 오히려 2003년에 생산액이 늘어났고, 국민은 3년간 총 1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들여 PPA 의약품을 사먹었다"면서 "국가의 허술한 의약품 안전관리가 국민건강에 대한 위협을 대가로 제약회사의 배만 불린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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