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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라크에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참여연대 등 107개 시민사회단체 'No War on IRAN' 기자회견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미국의 전쟁 행위를 규탄하고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107개 시민사회단체는 10일 서울 중구 미 대사관 앞에서 ‘No War on IRAN’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전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과 이란의 추가적인 군사행동 자제,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를 주장했다.

참여연대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등 암살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이라크 주권을 침해한 전쟁행위"라며 "더구나 제3국에서 이라크 정부에 통보도 없이 군사작전을 진행해 주권 국가의 고위 인사를 살해한 것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미국은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표적 살해했다. 이에 이란은 보복을 예고하며 지난 8일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 미군 시설 여러 곳에 지대지 미사일을 수십 발 발사했다. 이란은 해당 작전을 '순교자 솔레이마니'라고 명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작전 대신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밝히며 군사적 긴장은 누그러졌으나 이번 사태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헌장 제2조 3항에서는 자국이 먼저 공격을 당했거나 유엔 안보리의 승인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타국에 대한 군사 공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와 레바논, 시리아의 미국 시설들을 겨냥한 공격을 모의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라크 외교부 역시 "미국의 공격은 이라크 주권과 이라크 내 미군 주둔의 조건을 심각하게 위배했다"는 취지의 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참여연대 등은 "이번 사태의 책임은 명백히 미국에 있다"며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의 원인은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 합의(포괄적공동계획 JCPOA) 파기"라고 강조했다.

이란 핵 합의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시절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들의 수차례 검증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독일이 함께한 다자협정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이란이 몰래 핵무기를 제조한다"며 일방적으로 협정을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했다.

참여연대 등은 "미국과 이란이 오랜 적대관계를 극복하고 유엔 안보리의 지지를 받으려 어렵게 만들어낸 핵 합의"라며 "미국은 새로운 제재를 말할 것이 아니라 책임을 인정하고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7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 정부에 공개적으로 파병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며 "군사적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미국 편에 서서 군사행동에 동참할 명분도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미국은 국제적인 연합 호위 함대를 구성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치안활동을 하자고 우리 정부에 제안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일촉즉발 위기에 놓이며 상황이 달라졌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치안활동 자체가 '파병'으로 인식될 위험이 높아졌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 지위통제부로의 연락장교 파견,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 확대 등의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호르무즈해협은 중동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미국과 이란의 충돌 가능성이 큰 곳이다. 우리나라로 향하는 원유 수송선의 70~80%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정부는 파병을 요구하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에까지 경고를 보낸 이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미국은 과거에도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며 "그러나 대량살상무기는 없었고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후 테러가 늘고 이라크의 민주주의 질서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 정책위원장은 "과거 미국이 석유가 많고 안정적이라며 우리 군대의 파병을 요청했던 이라크의 모술과 키르쿠크는 현재 IS의 온상지가 되고 국제세력의 전쟁 무대가 됐다"며 "호르무즈 파병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 107개 시민사회단체가 10일 서울 종로구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전쟁 행위 규탄, 한국군 파병 반대 No War on IRAN'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조성은)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전쟁으로 고통받아온 사람들을 상징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어느 때 보다 평화를 위한 목소리가 절실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조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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