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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등 71명 '유가족 사찰 보고', 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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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등 71명 '유가족 사찰 보고', 수사 의뢰

특조위 "기무사, 청와대, 국방부 공모해 가족 사찰하고 가족대책위 업무방해"

"유가족대표단 재구성 유도하여 반정부 세력으로 변질 방지"(2014. 5. 3.)

"장관님, 우리부대 보고서 호평
'기무사 보고서가 아주 잘 되었다'며 크게 칭찬 후 격려금 하사"(2014. 5. 23.)

"실종자 가족 중 OOO이 강경 여론 주도 / 범대본 국정원 경찰 등 통해 실종자 가족 개인별 성향, 경제적 형편 등 확인 / 종교계 저명인사, 현장 잠수사 요원 등 설득 적임자 맨투맨식 지정"(2014. 7.19.)

"세월호 탐색구조 종결 시기 검토 필요
안보실장 ‘세월호 관련 다들 부담스러워 보고를 안 하고 있는데, 이렇게 보고해 주어 고맙다’면서 상세 내용으로 재보고 요청"(2014. 8. 29.)

기무사가 청와대와 국방부에 세월호 관련 사항을 보고한 뒤 작성한 '중요보고 결과'에 담긴 내용의 일부다. 청와대와 국방부 관계자는 때로 기무사를 칭찬하기도 하고, 상세 보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18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기무사와 청와대 관계자 등의 민간인 사찰 혐의' 수사를 요청했다.

특조위는 "기무사령부와 안산을 담당하는 기무사310부대, 진도를 담당하는 기무사610부대 등이 청와대 및 국방부 관계자와 공모 하에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고, 권리행사를 방해함과 동시에 가족대책위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관련자 71명에 대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조위의 수사 요청 대상은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 김장수 청와대 전 안보실장, 박홍렬 청와대 전 경호실장,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청와대 전 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5명과 기무사령부 지휘부와 현장활동관 66명 등 총 71명이다.

이 중 기무사령부 지휘부 6명에 대해서는 이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되어있기 때문에 업무방해 혐의 수사만 요청했다.

▲ 기무사의 세월호 관련 청와대 국방부 보고 내용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박병규 특조위 진상조사국장. ⓒ프레시안(최용락)

군 첩보 다루도록 되어 있는 기무사가 청와대, 국방부에 세월호 관련 민간인 정보 보고


특조위에 따르면, 기무사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부터 기무사 1처 위기관리센터를 통해 일일 군사동정 형태로 기무사령관에게 세월호 관련 정보를 보고했다. 같은 해 4월 28일부터는 기무사 참모장을 장으로 하는 따로 TF를 구성해 사령관에게 일일 주요동정 보고서를 올렸다.

기무사가 작성한 중요보고 결과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방부 관계자 등은 2014년 4월 17일경부터 9월 3일경까지 총 35회의 대면보고 등을 통해 기무사가 수집한 세월호 관련 정보를 보고받았다. 단,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간접보고를 받았다는 문구는 발견됐으나 직접 대면보고를 받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보고 내용에는 유가족 관리 방안, 사고현장 여론, 세월호 탐색구조 종결 시기 검토 필요 등이 담겼다. 김 전 비서실장, 김 전 장관 등은 이를 호평하기도 하고, '상세 보고 요청', '확인 후 조치 지시' 등을 내리기도 했다.

또, 특조위는 청와대가 기무사 보고를 언론대응에 활용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2014년 4월 25일 기무사령관이 유가족과 관련해 '불순세 활동 차단'을 언급하는 보고를 올리자 민경욱 청와대 전 대변인이 5월 9일 '순수 유가족'을 언급하고, 이후 이와 비슷한 발언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기무사의 세월호 TF는 2014년 10월 12일 해산됐다.

특조위는 이들의 행위가 기무사 첩보활동의 범위를 '군 및 군 관련 첩보'로 한정한 국군기무사령부령을 위반해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세월호가족대책위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조위는 고발에 앞서 공개적으로 수사를 요청하고 위와 같은 정보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국가권력에 의한 사찰의 불법성을 알려 재발을 방지하는 동시에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 "우리는 국가폭력의 피해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특조위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입장문을 통해 "특조위의 수사요청을 환영한다"면서도 "우리 세월호 가족들은 기무사와 박근혜 청와대의 불법 사찰을 국가폭력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법률 체계상 이들을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만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우리 아이들을 수장시킨 자들이 참사 이후 유가족을 향해 국가폭력까지 행사했다"며 "이 잔인무도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를 자들을 국가폭력 행사 혐의로 엄벌에 처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조위는 이르면 오는 9일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이후 수만 쪽에 이르는 기무사 자료를 추가 조사한 뒤 관련 발표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 특조위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무사의 세월호 관련 자료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 ⓒ프레시안(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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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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