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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성탄 막장 가족극’ 공개 사죄...한진家 경영권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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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성탄 막장 가족극’ 공개 사죄...한진家 경영권 상실?

자중지란 봉합 미지수 ...3개월 후 주총 표대결 벌어지나

총수 일가 모두 막장극의 주.조연을 맡아 ‘오너 리스크’의 신기원을 써내려가고 있는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30일 ‘성탄 막장 가족극’에 대해 공개 사죄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공동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명희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어머니 이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이 고문과 언쟁 끝에 벽난로 불쏘시개를 휘둘러 화병과 유리창을 박살내고 이 과정에서 튄 파편에 어머니의 팔뚝에 상처까지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가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면 입단속을 철저히 할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조차 ‘추문 제조기’ 한진가에서는 완전히 빗나갔다.

어머니가 자신의 팔뚝에 난 상처와 파편이 흩트러져 있는 현장 사진을 직접 찍어 대한항공 임원에게 보냈고, 곧바로 한 언론사에 제보해 스스로 ‘성탄 막장 가족극’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는 신속하게 공동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성탄 막장 가족극’의 전말을 알게 된 시민들은 “일반 가정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윤리의식을 이번에도 보여줬다”는 지탄을 쏟아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현태 회장을 겨냥한 ‘남매의 난’에 이어 모자간 갈등까지 외부에 공개되면서 조 회장은 물론, 총수 일가의 경영권 상실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당장 내년 3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 개인 지분은 6.52%로, 최근 동생 조 회장을 저격한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분율(6.49%) 차이는 0.03%에 불과하다.

이 고문(5.31%),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지분의 향방에 따라 조 회장은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재선임이 좌절될 수 있다. 이미 이 고문은 조 전 부사장 편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이 아니다. 고 조양호 회장도 주주들이 이례적으로 ‘오너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집단적인 의사표시에 나서 대한항공 대표이사 선임이 좌절돼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총수 일가 중 누군가 경영권을 박탈당하는 결과가 주주총회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총수 일가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28.94%에 불과하다. 반면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 KCGI는 한진가의 자중지란을 겨냥한 듯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17.29%까지 끌어올렸다.

KGGI는 한진 총수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다른 주주들과 합세해 한진가 전체를 경영진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지분율 4.11%)의 표심도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통과시켰다. 내년 3월 주주총회부터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회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조양호 당시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연임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져 조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는 결정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조 회장과 모녀 등 총수 일가가 이런 엄중한 상황을 모를 리 없는 만큼 주총 전에 조 전 부사장을 경영에 복귀시키고 화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3개월만에 ‘콩가루 집안’이 ‘찰떡 집안’이 될 가능성이 오히려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법무법인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공격을 개시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공개 저격하게 된 배경에 조 회장이 지난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간담회에서 선친의 유훈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기자들 앞에서 "(선친이) 지난해 12월 제게 이메일을 보내 앞으로 대한항공은 제가, 나머지 계열사는 대표이사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 측은 "조양호 전 회장은 당시 병세가 악화해 메일을 보낼 수가 없었다“면서 ”조원태 대표이사가 이메일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게다가 조 전 부사장은 조원태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막고, 조 전 부사장의 측근들을 자르거나 좌천시키는 연말 인사까지 단행하자 격분해 반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의 공개 저격에 이어 가족의 화해의 계기가 되어야 할 성탄절에 모자간 갈등이 막장극 수준으로 벌어지고, 이를 모친이 곧바로 외부에 공개한 상황으로 볼 때 ‘3개월 내 화합’이 쉽지 않은 ‘자중지란’이라는 이미 벌어졌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재계에 내년 3월 한진칼 주총에 비상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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