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부동산 경기부양 2탄'인가, '기업해방도시' 추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부동산 경기부양 2탄'인가, '기업해방도시' 추진

전경련 기업도시 7대 요구, "돈 드는 건 정부가, 돈 되는 건 재벌이"

재벌 연합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정부에 대해 이른바 기업도시 카드를 꺼내들며 정부에 대해 7가지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골자는 부동산규제 해제, 세금 감면, 재벌 규제 해제 등이었다. '기업도시'라기보다는 '기업해방도시'를 건설하려 하는 셈이다.

정부는 이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해 '부동산 경기부양 2탄'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정부가 분양원가 공개 등에 극력반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전경련의 '7대 요구'**

전경련은 15일 오후 재계 및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도시 건설을 위한 정책포럼'을 열어 이같은 재계 요구 조건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이들 요구를 근간으로 '기업도시건설특별법(가칭)' 초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며 연내 입법을 요구할 예정이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규황 전경련 전무는 전경련의 기업도시 요구안을 발표한 뒤 "기업도시를 건설할 경우 5백만평의 첨단산업 기업도시 개발시 건설효과를 시산하면 향후 3년간 28조원이 투자가 예상되며 국내총생산 3년간 연 1~2%가 증가하고 취업자수는 3년간 연1~2%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대정부 요구조건으로, 기업이 주도적으로 도시개발 계획단계에서 참여, 기업의 자율적인 조성토지 처분과 주택공급, 학교설립과 운영의 자율화로 수준높은 교육서비스 제공, 우수인력 확보방안과 산학협력 체제 마련, 질 높은 의료.문화.레저 서비스 확보, 기반시설 지원과 각종 조세 및 부담금 감면, 규제의 혁신적 개선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등 7가지를 제시했다.

첫번째 요구로, 전경련은 "기업이 개발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 산업시설과 정주시설을 연계해 건설하도록 '기업도시 특구'를 지정하고 특히 기업도시 내에 민간시행자에게도 토지수용권을 허용할 것"을 요청했다. 특혜시비를 우려한듯 전경련은 "지자체와 공동으로 토지를 매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두번째 요구는, 기업도시의 건설지원방안으로 기업이 조성된 토지의 처분가격과 방법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허용하고 주택공급방식은 시행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위임해 달라는 것이었다.

세번째 요구는, 교육서비스를 위해 자립형사립고. 특수목적고 설립 조건을 완화하고 경제자유구역처럼 기업도시내 외국인대학설립을 허용하고 영리법인도 대학(전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등록금 자율화와 기여입학제도 허용검토 사항으로 제시했다.

네번째, 의료.문화.레저 서비스 확보를 위해서는 영리법인도 종합병원개설을 허용하고 원활한 병원 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도 요구했다.

다섯번째, 문화.레저 시설 건설에 제약을 주는 도시공원법, 군사시설보호법 등 체육시설 관련 규제조항을 완화하고 이들 시설에 기업명칭제 도입, 골프장설립 및 부대시설 규제완화를 요구했다. 특히 골프장 설립 허가를 자유롭게 내주고, 세금도 깎아줄 것을 요구했다.

여섯번째,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과 조세 및 부담금 감면을 요구했다. 개발지역내는 시행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밖은 지차제와 정부 부담으로 하되 입지지역의 낙후 정도에 따라 부담을 차등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개발업자와 같은 수준의 조세 및 부담금 감면혜책을 요구했다.

일곱번째, 출자총액제한 폐지 또한 기업도시 투자에 대한 출자총액제한 예외를 요구했다. 신용공여제도의 경우도 현행 자기자본 25% 범위를 기업도시 투자기업에게는 40%로 상향 조정하고 부채비율 제한 200% 한도초과 규정"에서도 예외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전무는 이같은 지원방안을 위해서는 결국 "기업도시특구 지정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면서 "오는 6월 30일 기업도시 건설관련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해 9월 정기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따. 그는 또 "9월30일까지 기업도시 유치를 희망한 9개 시군이 제출한 지원방안을 토대로 기업들에 대한 투자의향을 조사해 기업계와 지자체의 이해가 합치되는 지역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부동산규제로부터의 해방 요구**

전경련 요구는 한마디로 "모든 규제로부터의 완전해방"으로 요약가능하며, 특히 핵심은 전면적인 '부동산규제 해제'다.

전경련은 정부에 대해 현재 토지공사나 지자체가 하고 있는 토지 수용권을 재벌에게 줄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재벌이 조성된 토지의 처분가격과 방법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허용하고 주택공급방식은 시행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위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골프장 설립 등도 자율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전경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과 조세 및 부담금 감면을 요구했다. 현행법상 개발지역내는 물론 바깥의 기반시설 부담을 사업자가 맡도록 돼있는 조항을 바꿔, 개발지역내는 시행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밖은 지차제와 정부 부담으로 개발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개발업자와 같은 수준의 조세 및 부담금 감면혜책을 요구했다.

한마디로 말해 돈 들어가는 기간시설은 정부-지자체가 떠맡고, 돈 되는 택지개발이나 아파트건설-분양은 모두 민간이 독차지하겠다는 얘기다. 도시 건설을 통해 거대한 개발소득을 거두겠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재계는 이같은 기업도시 건설에 대해선 '출자총액제한 예외'를 요구했다. 거대한 개발수익이 예상되는만큼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올인'을 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가능한 대목이다.

이들은 이밖에 정부에 대해 기업도시내에 들어서는 산업시설에 대해서는 '노동유연성'을 보장해줄 것을 정부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재계가 한국내에 모든 부동산-재벌-노동규제로부터 해방된 '재벌도시공화국'을 건설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부동산 경기부양 2탄'의 개막인가**

이같은 '기업도시' 구상을 가장 먼저 그려낸 곳은 삼성그룹으로, 이미 삼성전자는 행정수도가 이전하는 충청의 아산지역에 삼성 신도시 개발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 안은 그동안 특혜시비를 우려한 건설교통부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었으나, 지난 10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재계의 신도시 구상을 전폭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오는 11월 공사착공을 목표로 빠르게 사업이 추진중이다.

따라서 이번 전경련의 기업도시 특별법 제정 요구는 이미 재계와 정부 사이에 오랜 물밑 협의를 거쳐 본격적인 공론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정부 일각에서는 "재계가 도통 국내에 투자를 하려하지 않는만큼 재계의 국내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개발수익이라는 인센티브를 주는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하고 있다. 이날 전경련 세미나에서도 노골적으로 "인센티브를 줘야만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마디로 말해 기업도시 건설을 통해 재계는 막대한 부동산개발수익이라는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재계의 기업도시 구상을 접한 전문가들은 그동안 왜 정부여권이 다수 국민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총선공약까지 뒤집으면서까지 분양원가 공개에 극력반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비로소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거대한 '부동산 경기부양 2탄'이 막을 올리려 하는 마당에 분양원가 공개란 더없이 걸림돌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계 컨설팅그룹 CEO는 이같은 구상과 관련, "개발이익 여부를 떠나 기업도시 성패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과연 한국 재벌들이 거대한 신규도시를 건설하면서까지 투자를 할 신규산업 업종이 존재하느냐 여부"라며 "한국정부가 눈앞의 경기 부양차원에서 무차별적으로 기업도시 허가를 내줄 경우 파괴적 부동산거품만 부풀리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