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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 '천문학적 폭리-탈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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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 '천문학적 폭리-탈세' 의혹

삼성-현대-대우-LG건설 등 수조원 매출에 이익은 '쥐꼬리'

건설업계는 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필사적 저항을 하고 있는 걸까. 얼마 전 주요 건설업체들이 공시한 지난해 실적을 보면 그 답은 저절로 찾아진다.

지난 3년간, 특히 아파트값이 폭등했던 지난해 건설사들은 아파트값 폭등으로 '단군이래 최대호황'을 구가했다. 지난 1999년 2월 롯데건설이 강남에서 최초로 돌파해 큰 화제를 모았던 아파트 평당 분양가 1천만원의 기록이, 지난해에는 서울시 전체의 평균 평당 분양가가 1천만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강남에서는 평당 분양가 3천만원을 돌파한 아파트가 출현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각각 1만~2만 세대의 아파트를 지어 판 우리나라 간판급 건설사들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 그 중에서도 특히 순이익과 법인세 납세액을 보면 숫자에서 '0'이 하나 빠진 게 아닌가 눈을 의심케 한다.

***삼성물산, 9조 매출에 법인세 3백52억-순이익 8백19억**

지난해 매출기준으로 도급순위 1~4위를 차지하며 최소한 3조원이상, 최고 5조원대의 거대매출을 올린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LG건설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자. 이들의 실적은 지난 2월 주주총회에서 공개한 자료들에 적시된 것들이다.

삼성물산은 비록 외형상으로는 도급순위 2위이나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 파워팰리스를 비롯해 래미안 아파트 등을 쏟아내며 브랜드 가치에서 현대아파트를 제친 사실상의 국내최대 건설사로, 당연히 지난해 사상 최고의 '매출 호황'을 맞보았다.

지난 2월 주주총회에서 공개한 2003년도 실적을 보면, 총매출액은 9조3백6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의 8조3천2백64억원보다 7천억원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이 가운데 상사 부문을 제외하고 순수건설 부문이 일으킨 매출액은 4조6천3백5억원이다.

그러면 삼성물산은 얼마만큼 돈을 벌었으며, 얼마나 많은 법인세를 냈을까. 놀랍게도 9조원대 매출을 일으킨 삼성물산이 법인세를 낸 후 순수하게 벌어들였다고 밝힌 당기순이익은 8백19억원에 불과했다. 3백52억원의 법인세를 내기 전 경상이익은 1천1백71억원이었다.

지난해 못지않은 초호황을 구가했던 2002년의 당기순이익과 법인세 납부액도 각각 7백74억원과 3백63억원에 불과했다.

9조원대 매출을 올렸으면서도 국가에 낸 세금은 3백50여억원에 불과한 것이 삼성물산의 현주소다.

***도급 1위 현대건설은 매출 5조에 순익은 7백85억 불과**

도급순위 1위인 현대건설(주)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1천5백23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 1조9천1백59억원을 뺀 나머지 국내 매출은 3조2천3백64억원이었다.

현대건설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7백85억원으로 삼성보다 34억원 적다. 세금을 내기 전 경상이익 기준으로는 7백85억원으로 삼성보다 4백여억원 적다.

이처럼 현대건설의 순이익과 경상이익 숫자가 동일한 것은 현대건설이 '워크아웃기업'으로 법인세가 면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 현대건설은 한푼의 법인세도 안내고 돈벌이를 한 셈이다.

도급순위 3위인 (주)대우건설은 지난해 4조2천3백11억원의 매출에 2천2백73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도급순위 4위인 LG그룹 산하 LG건설의 납세 실적은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보다는 상대적으로 다소 양호하다. LG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4천6백75억원으로, 전년도의 3조1천7백46억원보다 3천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LG건설의 법인세를 내기 전 경상이익은 2천6백17억원이었고, 법인세 7백87억원을 낸 후의 당기순이익은 1천6백15억원이었다. 전년도인 2002년의 LG건설 당기순이익도 이와 비슷한 1천6백7억원이었다.

***민간건설사, 아파트 한 세대 분양해 수백만원만 번다?**

이같은 4대 간판 건설사들의 실적은 한마디로 '상식밖'이다.

지방건설사들의 경우 일부 미분양 물량이 나왔을 수도 있으나, 아파트 투기가 전국적으로 극성을 부린 지난 3년간 최소한 재벌사의 4대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는 높은 브랜드 가치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거의 전무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지방건설사들의 경우에도 전국적 아파트 투기붐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높은 수익을 올렸다. 한 예로 도급순위 25위의 충청도 건설사인 계룡건설산업(주)의 경우, 지난해 5천8백95억원의 매출에 5백5억원의 경상이익을 냈으며, 1백51억원의 법인세를 낸 뒤 3백5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들 재벌 건설사의 공시 자료에는 각사가 지난해 몇 채의 아파트를 지어 분양했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도급순위 8위를 차지한 롯데건설 인터넷 홈페이지의 IR(기업설명) 자료를 보면 얼추 추정이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1조5천6백61억의 매출을 기록한 지난 2002년 18개 단지에 1만2천5백50세대를 분양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토대로 롯데건설보다 배이상의 매출을 올린 4대 건설사들이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의 숫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롯데건설의 1만2천세대이상이 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미분양물량도 거의 전무하고 최소한 연간 1만수천세대 이상을 분양한 4대 건설사들이 벌어들인 경상수익이 7백85억(현대건설)~2천6백17억(LG건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실소를 자아낼 뿐이다. '아파트 한 세대'를 분양한 뒤 벌어들인 돈이 적게는 수백만원, 많아야 1천만원을 약간 웃돌 뿐이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건설업계 상식으로 볼 때, 통상 분양시 '아파트 한 평'에서 건설사들이 얻고 있는 수익에 불과한 액수이기 때문이다.

***서울 도개공은 40%대 수익률 올려**

서울시가 정부-건설업체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4일 공개한 서울시 산하 도시개발공사(도개공)가 시공한 서울 상암 7단지 40평형의 분양원가를 보면, 분양원가는 평당 7백36만원으로 실제 분양가 1천2백10만원보다 4백74만원이나 낮아 도개공은 분양을 통해 39.2%의 폭리를 취했다.

도개공은 평당 약 3백5만원의 땅값에 평당 건축비 3백40만5천원, 토지비 이자 및 건설자금 이자,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 부가가치세 등을 합한 기타비용(평당 90만2천원)을 더해 7백36만원이라는 분양원가를 도출해냈다.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도개공 발표 역시 평당 건축비를 과다책정한 의혹 등이 있으나,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분양을 통해 최소한 40%대 폭리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주요자료라고 평가했다.

이런 마당에 높은 브랜드때문에 분양때마다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4대 건설사들이 지난해 아파트 분양을 통해 얻은 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이 적게는 2~3%, 많아 봤자 7%대라는 사실은 '대규모 탈세' 의혹을 자초하는 대목이다.

***'광고선전비'도 매출액의 1%에도 못미쳐**

이같은 의혹에 대해 건설사들은 아파트 건설시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 즉 '매출원가율'이 90%대에 달하고 있고 여기에다가 광고비가 많이 들어 이처럼 수익률이 낮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90.8%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도 지난 2001년의 99.0%, 2002년의 93.0%에 비해 분양가 상승에 의해 크게 개선된 수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는 서울시 산하 도개공의 40% 폭리와 너무나 큰 차이가 나는 수치여서, 전혀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고비가 많이 든다"는 업계 주장도 허구임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LG건설이 공시한 지난해 실적 자료에 따르면, LG건설이 지난해 사용한 '광고선전비' 총액은 2백65억4천4백만원이다. 한 건설사의 광고비가 이 정도니, 다른 건설사들의 광고비까지 합할 경우 최소한 수천억원대에 달해 언론사들이 건설사 앞에서 꼼짝 못하는 사정은 이해간다.

그러나 LG건설의 지난해 총매출이 3조2천1백66억원이라는 점과 비교해보면, LG건설의 매출에서 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채 1%도 안되는 미미한 액수에 불과하다. '광고비 타령'도 탈세의 한 명분에 불과한 셈이다.

***분양원가 공개-특별세무조사 필요**

이같은 건설업계의 '상식밖 실적'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컨설팅회사 CEO는 "건설 계열사가 그룹의 비자금 창구라는 사실은 최근 검찰의 대선불법자금 조사 과정에도 드러난 사실이 아니냐"며 "실종된 이익의 상당 부분은 비자금 조성 또는 사업진행과정에 필수불가결한 로비비용으로 쓰였을 확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다가 과거 건설사나 상사들이 그룹 부실을 떠안는 역할을 떠맡아왔던 만큼 최근 건설사들의 수익 은폐중 일부분은 과거 부실을 메꾸는 데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용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건설사들은 다수 국민의 주머니를 훑어, 세금조차 제대로 내지 않고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의혹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같은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무엇보다 먼저 '분양원가 공개'가 선행돼야 하며, 그후 탈세혐의에 대한 국세청의 대대적 특별세무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다수 국민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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