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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추기경 "부시, 그만 '위선'의 탈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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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추기경 "부시, 그만 '위선'의 탈 벗어라"

부시의 바티간 방문 앞두고 성토, "미국인의 껍데기 밑은 야만인"

오늘 6월4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만나기 위해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바티칸 방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 고위관계자가 부시대통령을 맹성토해 주목된다. 부시 방문을 맞이하는 교황청의 분위기가 어떤가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최고위 추기경, "부시가 고문 승인" 맹비난**

로마에서 발행되는 영자 월간지 <인사이드 더 바티칸> 6월호에 따르면, 미국 최고위 추기경인 제임스 프랜시스 스태포드는 지난 13일 이 잡지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과 미 의회는 지난 2001년 포로 고문에 관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침묵함으로써 이라크 포로 고문을 암묵적으로 승인했다"며 "최근 이라크 포로 학대에 대한 폭로가 나오자 부시 행정부가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위선'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2001년, 2002년, 2003년에 걸쳐 고문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도 침묵했던 미 의회와 언론도 이제야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니 매우 기만적"이라고 미 의회와 언론의 행태도 비꼬았다. 그는 이어 "지난 2003년 2월 나는 미 정부가 9.11 테러 이후 고문을 암묵적으로 인정함으로써 기본원칙과 타협했다고 주장했다"면서 "당시 아무도 나의 글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진보주의 학자라는 하버드대 앨런 더쇼위츠 교수조차 '고문이 필요하다면 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었다"면서 "중요한 것은 그가 이렇게 말할 때 뉴욕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런던 타임즈 등에서 내가 아는 한 어떠한 논평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민주당 중진 의원이나 공화당 중진의원들에게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면서 "톰 대슐, 바이든, 럼즈펠드, 체니는 그때 어디에 있었나"고 꼬집었다.

***"부시는 도덕적으로도 실패한 대통령"**

스태포드 추기경은 특히 "부시 대통령은 도덕적으로도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맹성토했다.

그는 "이라크전 개전을 앞둔 2003년 2월 나는 이라크에 개입하는 것에 반대했다"면서 "아무리 봐도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막대한 인명 피해를 가져온 베트남전을 초래한 린든 존슨 대통령이 제시했던 것 같은 기만적인 것이 아니라, 존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사태 때 보여준 것과 같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할 만큼 미국민들에 대한 존경심을 가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체니,럼즈펠드는 왜 근거도 없이 미국 사회의 평화가 대량살상무기의 즉각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중동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겠다는 거대한 구상을 위해 대량살상무기가 유일한 알리바이였다면 부시 행정부는 그들의 계획에 대해 솔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스태포드, "미국인 모두 야만인이 되어가고 있다"**

스태포드 추기경은 나아가 "고문폭로는 아랍국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슬림들은 능욕당하고 기만당했다"면서 "미국인들은 이라크인들이 겪어온 삶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면서 똑같은 유형의 삶을 강요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가 하겠다고 말한 것과 정반대 행위"라면서 "우리는 이라크인들을 모욕했을 뿐 아니라 그들을 기만했고 나아가 아랍민족 전체를 기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미국 민주주의의 산물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미국인 모두의 껍떼기 바로 밑은 야만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의 문명, 미국의 대중문화라는 표피 바로 아래에서 우리는 야만인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가 만들어내는 것이 이런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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