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 등 민주당 지도부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하는 눈치지만, 당사자인 나카이 공안위원장은 "나는 독신인데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
나카이 공안위원장의 사생활이 폭로된 것은 <주간신조>(週刊新潮) 최신호. 이 잡지는 68세인 그가 서른살 연하의 미인 호스티스를 의원회관으로 불러들이는 등 연일 데이트를 즐겼다고 24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나카이 공안위원장은 이 여성에게 의원회관의 카드 키를 빌려주기도 했다.
<주간신조>는 또 지난 14일 밤 후쿠시마(福島)현에서 규모 5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나카이 공안위원장이 이 여성과 영화를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하토야마 총리는 24일 밤 기자들에게 "이 문제는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이 조사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그에게 확실히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나카이 히로시 일본 공안위원장 ⓒEPA=연합뉴스 |
그러나 나카이 공안위원장은 다음날 즉시 기자회견을 열어 배수진을 쳤다.
그는 우선 문제의 여성에게 카드 키를 빌려준 점과 그와 교제 중인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이 여성에게 주 1회 정도 실내 청소를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고, 카드 키 문제에 대해선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면 안 된다는) 규칙이 없다.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히 말해달라"고 되물었다.
또 상대 여성과는 6년 정도 사귀었고, 자신은 독신이기 때문에 이 역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이번 파문에 따른 사퇴 여부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직무를 계속하고 싶다"고 일축했다. 그는 1988년 부인과 사별해 현재 혼자다.
이번 스캔들이 나카이 공안위원장의 정치 생명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먹잇감'을 잡은 일본 스포츠지들은 "길에서 뜨겁게 키스하는 사진마저 찍혔다" "나카타쵸(의회 의사당이 위치한 도쿄의 지명으로 일본 정치 중심지를 이름)에서는 '디 엔드'라는 말이 나온다"는 기사를 쏟아내며 나카이 공안위원장의 목줄을 죄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공안위원장으로서 지진 발생일에 데이트를 즐겼다는 점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토야마 정권의 개혁 및 외교 행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보수 언론들이 이번 일을 기화로 정권 전체에 대한 십자포화를 퍼부을 가능성도 있다. 7월 참의원 선거에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 전개다.
다만 나카이 공안위원장이 '자민당보다 더한 대북 강경파'라는 점에서 보수 언론들이 '정상참작'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납치문제담당상을 겸하고 있는 그는 유엔의 대북 경제 제재를 근거로 동아시아연맹 축구 경기를 위한 북한 선수단의 입국을 반대한 바 있고, 조선학교(민족학교)를 고교무상화 정책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반대했다.
또한 그는 현재 KAL기 폭파범 김현희 씨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일본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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