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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절터는 좋은데 절이 수선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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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절터는 좋은데 절이 수선 불가능"

'無뜬금 단식' 비판에 황교안 "다른 목적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이틀째를 맞았다. 황 대표는 청와대 앞으로 다시 이동해 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필사즉생의 마음"을 강조하며, 자신의 단식에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 외에 아무 목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리더십 위기 돌파용', '정치공학적 목적'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21일 새벽 3시 30분경 국회 내 천막에서 일어나자마자 국회에서 청와대로 이동해 연좌농성을 이어갔다. 그는 전날 청와대 앞에서 단식 발표를 했으나, 천막 설치 불가 등의 이유로 국회로 이동해 하룻밤을 보냈다. 황 대표가 청와대 앞으로 감에 따라 당초 국회 천막 앞에서 열릴 예정이던 당 최고위도 장소가 변경됐다.

황 대표는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며 "국민 지지와 성원으로만 버틸 수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저의 단식투쟁에 나라 걱정하는 국민들께서 마음으로 함께해 줄 것을 소망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어 "단식 과정에서도 필요한 현안 대응과 당무 처리도 철저히 챙길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금 중요한 통합과 혁신의 노력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 쇄신이나 보수 통합 관련된 그의 언급은 이 부분이 전부였다. 통상 최고위 후 하던 기자 질의응답(백브리핑)도 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종료까지 이틀이 남은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날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너무 걱정돼서 최대한의 투쟁을 늦출 수 없었다"며 "지소미아는 본질적으로 한일 문제를 넘어 한미 문제다. 지소미아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나라는 미국이었다. 저는 총리 시절에 미국이 지소미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봤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미국은 오바마 정부 때부터 지소미아를 지역 안보에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한일 양국에 계속 요구해 왔고,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과거 문제 때문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지역 안보와 한미동맹이라는 중장기 국익의 관점에서 어렵게 이 협정을 맺은 것"이라고도 했다.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 경험을 언급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황 대표는 "청와대가 어제 한 말에 한마디 해야만 하겠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같은 국익 문제를 놓고 단식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하는데, '조국 사태' 면피를 위해서 지소미아, 한미동맹 같은 국익을 내팽개친 게 바로 문재인 정권 아니냐"고 비난했다.

▲21일 단식 이틀째를 맞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다시 농성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당내에서는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비판적 평가가 없지 않으나, 패스트트랙 저지라는 명분 때문에 아직 공개적으로 반발이 별달리 나오지는 않고 있다. 황 대표에 대한 실명 비판을 한 것은 원외의 홍준표 전 대표 정도였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황 대표의 단식이 당내 혁신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물론 그런 오해도 있을 수 있고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저는 황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해 정치권에서 좀 무겁게 받아들여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동조 단식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어제 최고위원들끼리 따로 모여서 동조 단식에 대해서 회의를 했었는데, 최고위원들까지 합류하는 것은 아직까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쇄신론의 기수가 된 김세연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시 '황 대표의 단식에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대체로 그렇게 보는 시각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황 대표 입장에서는 또 나름의 깊은 고심을 해서 본인 건강이나 생명까지 걸고 하시는 것인 만큼 일단 그 취지의 순수성, 이런 부분은 제가 그 입장에서 좀 이해를 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김 의원은 황 대표가 지난 18일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한 것이 자신의 쇄신 및 당 해체 주장에 대한 거부로 해석되는 데 대해 "(내가) 지도부 두 분이 현 직책에서 사퇴하시라고 요구했던 것이 아니다. 모두가 책임을 느끼고 불출마를 하되 두 분(황교안·나경원)이 지금 지도부를 구성하고 계시기 때문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는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면서 "선거 불출마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 거기에 대한 답변을 하신 걸로 저는 생각지 않는다"고 여전히 황 대표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압박성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구 친박계를 중심을 자신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먹던 우물에 침을 뱉은 것'이 아니라 우물이 오염돼서 물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새 우물을 파자는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씀도 들었는데, 절터는 좋은데 절이 수선 불가라 철거하고 새 절을 짓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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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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