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최대 갈등 현안인 제2공항 건설과 관련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오는 15일 본회의를 개최하고 '도민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향방을 결정하는 가운데, 도의회 앞에서 특위 구성을 촉구하는 촛불이 타올랐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4일 오후 7시 제주도의회 앞에서 '제2공항 도민이 결정한다'는 타이틀을 내걸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제주도의회가 제378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처리를 앞둔 상황에서 이를 촉구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 자리에는 제2공항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진영을 비롯해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온평·신산리 주민 등이 대거 참여했다.
확연히 싸늘해진 밤공기 속에 참가자들은 두꺼운 옷을 매무시하고 촛불과 손팻말을 들었다. 손목에는 제주도의회에 요구하는 문구를 직접 써넣은 리본을 맸다.
현장에서는 '제주도의회는 도민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 '도민 배신 도의원은 반드시 심판한다', '제2공항은 재앙이다. 지금 당장 중단하라' 등의 구호가 쏟아졌다.
홍기룡 비상도민회의 조직위원장은 "제2공항 예정지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허허벌판이 아니다. 뭇생명들이 살고 있다. 국책 사업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고 삶에서 내쫓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위원장은 "도민공론화 특위 구성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찬반 선택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도민이 명령했기 때문에 선택이 아니라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것"이라며 "도민의 결정권 문제는 도민의 주권으로 만장일치 통과시켜야 한다. 오늘 타오르는 촛불이 도의회를 움직일 것"이라고 격려했다.
집회 도중에는 이대길 서예가로부터 '제2공항 도민이 결정한다'라는 문구의 서예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김혜선 신산리 부녀회 부회장은 "저는 어부다. 내일 새벽 3시되면 바다에 나가야 한다. 이 추운날에 왜 우리가 이곳에 와야하나. 왜 원치 않는 제2공항 만들어서 우릴 힘들게 하나. 도민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왜 당신들(도의원) 마음대로 하나"라며 울분을 토했다.
김 부회장은 "원통하고 땅을 치고 당신(도의원)들을 뽑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다음 선거가 멀다고 해서 우리를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 우리들의 목소리가 아직은 작지만 많은 곳으로 울려퍼져 메아리가 돼 당신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회 말미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4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과의 화상통화가 이뤄졌다.
박 실장은 "이미 우리는 승리를 위해서 한걸음 한걸음 달려가고 있다. 제2공항을 막아내느냐 못 막아내느냐 하는 것은 정당성과 세력의 문제다. 이미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끝이 났다. 우리가 정당하다는 것을 이미 도민들이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의회가 내일 어떤 결정을 하든 이미 도의회는 제2공항 갈등과 투쟁의 한복판에 깊숙이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 도의회에서도 벌어질 것이고 결국 도민들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갈 길은 멀지만 이미 발동이 걸렸다. 제2공항 반대 운동은 제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실장은 "아무리 협박과 공갈과 이간질과 설사 공권력까지 동원한다 하더라도 제2공항은 지어질 수 없다. 제2공항은 절대 제주땅에 지어질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우리의 힘이 모이는만큼 제2공항을 끝장내는 일이 더 빨라질 수 있다. 힘을 모아 제주도민이 주인되는 새로운 제주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역설했다.
강원보 성산읍 신산리장도 중단없는 '참여'와 '연대'를 강조했다. 강 이장은 "내일 오전 9시에 우리들은 다시 제주도의회 앞에 다시 모여서 공론화 특위를 구성하라고 외칠 것이다. 본회의가 시작할 때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여러분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할 때다. 지금까지 4년을 싸워왔다. 이제 결실이 다가오고 있으니 끝까지 힘을 내서 승리의 기쁨을 함께 만끽하자"고 말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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