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우리쌀 살리기 100인 100일 걷기 운동', 2003년 '새만금 삼보일배'와 평화유랑단 '평화바람', 2004년 도법, 수경 스님의 탁발 순례. 전국을 누비면서 온몸으로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있는 이 운동들을 떠올리다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사티쉬 쿠마르(Satish Kumar)다.
사티쉬 쿠마르는 미국과 구소련의 핵무장을 비판하기 위해서 무일푼으로 인도에서 러시아, 유럽을 거쳐 아메리카까지 걸어서 2년6개월에 걸쳐 8천7백km의 '평화를 위한 순례'를 감행한 인도 출신의 생태운동가이다. 이후 사티쉬 쿠마르의 이 '녹색 순례'는 걷는 것을 통해 생명과 평화의 사상을 전파하고자 한 수많은 시도들의 전범이 됐다. 오는 29일에 이 사티쉬 쿠마르를 직접 만나 그의 사상과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게 된다.
***사티쉬 쿠마르, 땅 위를 걷는 사람**
사티쉬 쿠마르가 녹색평론사 등 6개 단체가 주최하는 '21세기를 위한 사상강좌' 강연자로 28일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사티쉬 쿠마르의 강연은 토다 키요시, 볼프강 작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에 이은 4번째 강연이다.
사티쉬 쿠마르는 30년 가까이 생태잡지 <리서전스(Resurgence)>의 편집자와 영국의 생태 교육 기관인 <슈마허 칼리지(Schumacher College)>의 프로그램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의 생태·환경운동의 영성적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인도의 한 농가에서 태어난 사티쉬 쿠마르는 9살에 자이나교 승려가 돼 속세를 떠나 9년간 자이나교 승려로서 인도를 걸어서 횡단했다. 그 후 마하트마 간디의 글에 고무돼 9년간의 승려 생활을 마치고, 그 때부터 땅이 없는 사람에게 땅을 나눠주도록 땅 소유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토지개혁운동에 나섰다. 1960년대 수천명의 사람들이 함께 인도 전역을 걸어다니면서 부유한 지주들에게 땅을 나누어줄 것을 요청한 이 운동으로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사티쉬 쿠마르는 이후 전세계 평화를 위해 다시 한번 걷기에 나선다. 1962년 미국과 구소련의 핵무장에 반대해 인도를 시작으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구소련, 폴란드, 독일, 벨기에, 프랑스, 영국을 거쳐 미국까지 걷기에 나선 것이다. 쿠마르는 2년6개월동안 무일푼으로 8천700km를 걸어 전 세계인들에게 생명과 평화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후 사티쉬 쿠마르는 생태·환경운동의 영성적 지도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1974년 생태, 환경, 대안 경제와 새로운 영성을 지향하는 생태잡지 <리서전스>의 편집자로 추대돼 그 후 30년 가까이 <리서전스>를 발간했다.
쿠마르는 또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인 경제학자 슈마허(E. F. Schumacher)와 친분을 쌓은 것을 계기로 그 사후에 <슈마허 칼리지>를 설립해 지금까지 프로그램 기획자로서 관여하고 있다. 영국에 위치한 <슈마허 칼리지>는 생태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연구를 담당하는 국제적인 생태 교육 기관으로 꼽힌다.
***'21세기를 위한 사상강좌', 29일 서울에서 1차례 개최**
사티쉬 쿠마르는 29일 저녁 7시 원불교 종로교당에서 1차례 "자연으로부터 배운다"라는 강연을 할 예정이다. 30일에는 사티쉬 쿠마르와 국내 생태·환경운동가들이 직접 만나 폭넓은 대화를 나누는 대담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다.
프레시안은 29일 사티쉬 쿠마르와 강연과 30일 생태·환경운동가들과 대담을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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